[시민기자의 눈] 40년 만에 드러난 가야구곡, 보존이 필요하다
[시민기자의 눈] 40년 만에 드러난 가야구곡, 보존이 필요하다
  • 이기웅
  • 승인 2017.03.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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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현 지도에 표기된 가야산의 가동(현 덕산 상가리) 주변의 모습이며 동구리와 석문담 와룡담 기우제를 드리던 곳으로 와룡담,석문봉우소‘臥龍潭.石門潭雩所,이라 적혀 있다.

[굿모닝충청 이기웅 예산시민기자]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저수지 보강공사 과정에서 깜짝 놀랄만한 역사적 사실이 드러났다.

40여 년 전 홍수로 땅 속에 묻힌 가야산의 가야구곡 역사가 잠시 그 모습을 드러낸 것.

가야구곡은 병계(屛溪) 윤봉구(1681~1767) 선생이 주자의 무이구곡을 본떠 가야산 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9곳을 칭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 옥병계, 석문담, 와룡담에는 죽천(竹泉) 김진규(1658~1716)의 글이 새겨져 있다.

그동안 와룡담은 저수지가 조성되며 상류의 토사가 유입돼 40년 이상 매몰돼 있었다.

석문봉과 용연사 수렴동과 혜목계곡에서 흐르는 물이 합수되는 곳에 위치한 와룡담은 넓은 바위와 폭포 2개, 3개의 작은 담이 있었으나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작은 폭포 한 개만 남아있다. 때문에 와룡담은 사실상 전설 속에 묻혀있다.

옛날부터 이곳을 ‘용연’이라고 했는데 가뭄이 심하면 이곳에서 조선시대 현감인 덕산군수가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하지만 와룡담 앞쪽에 저수지가 조성됨에 따라 문화재 대부분이 수몰되고 사람들마저도 접근하기 어려웠다.

죽천의 글이 있는 옥병계와 석문담의 경우도 비슷한 형편이다.

와룡담의 모습으로 과거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토사가 유입, 대부분 훼손됐다.

암벽에는 신라시대 학자인 최치원의 글씨, 조선 중기 학자인 윤봉구·윤봉오 형제의 글씨 등 다수의 암각문이 새겨져 있으나 아쉽게도 일부는 하천제방 정비와 무관심 등으로 옛 모습이 온전히 남아있지는 않다.

죽천 김진규는 소론의 집권으로 39세(1708년) 덕산으로 2년정도 유배됐는데, 이곳에서 가야산의 가야구곡 중 ‘석문담’과 ‘세이암’이란 글씨를 남긴다.

따라서 가야구곡 중 가장 수려한 유적으로 평가된 유적인 와룡담에 대한 보존 여론이 일고 있다.

안타깝게도 와룡담에 대한 단면 조사 결과, 이 곳을 이루는 폭포와 넓은 바위면이 상당 부분 훼손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드러난 석재를 조사한 결과 와룡담이란 글씨 일부와 주변의 바위를 크게 훼손하는 등 상당 부분 파괴됐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공사를 관계기관이 수개월간 사실 확인조차 하지 못했음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야구곡의 훼손에 어린 시절, 이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가야산을 찾은 등산객들도 “준설공사를 벌여 유적지를 훼손하는데도 예산군이 가야구곡에 대한 보존 노력은 전혀 없어 그나마 드러난 유적은 아예 밀어버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예산군은 2012년 가야구곡에 대한 위치 등 기초적인 연구도 없이 걷는 길 사업을 추진해 많은 비난을 샀으며, 이 같은 전력으로 문화재 훼손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학계에서는 가야산지역은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역사와 자연환경 등 기초 조사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아쉬움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장비에 훼손된 와룡담

예산군은 옥병계와 석문담 이번에 드러난 와룡담의 암벽 글자를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가야구곡의 암각자에 이끼를 제거하고 풍화가 심한 곳은 틈새에 약품을 주입해 떨어지지 않도록 경화 처리를 해 보존하여 지역의 자원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덕산도립공원 가야산지구는 타 지역에 비해 변산바람꽃이 자생하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고 문화재 분포가 높은 지역이다.

단 한명도 없는 가야산지구에 해설사가 상주해 언제든지 유적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또 가야산 상가리 일원의 남연군묘비, 숙종이 글을 남긴 명빈 박씨, 연령군의 비문과 가야구곡의 암각자 원문과 번역문을 실은 안내판을 설치해야한다. 더 늦기 전에 가야산의 역사적, 문화적 자산을 어떠한 형태로 활용하고 후대에 물려주어야만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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