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① 생명의 계절, 그래서 나는 4월 속으로 들어간다
[커버스토리] ① 생명의 계절, 그래서 나는 4월 속으로 들어간다
나만의 봄 여행 - 바이크동호회 추천 명소
  • 남현우 기자
  • 승인 2017.03.30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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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라일락꽃을 죽은 땅에서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활기 없는 뿌리를 봄비로 일깨운다
-T.S. 엘리엇 서사시 ‘황무지’ 중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April’ 이라는 이름이 그리스 신화 속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에서 나온 것처럼 온갖 만물이 아름다운 여인처럼 생동한다.
이슬을 머금은 듯 연분홍 벚꽃 잎이 눈송이처럼 흩날리고, 아롱아롱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산은 진달래 붉은 물결에 젖어든다.
옷깃을 스치는 훈훈한 바람결, 코끝에 머무는 은은한 꽃내음. 하늘 향해 고개를 들면 다이아몬드보다 영롱한 햇살이 온 몸에 쏟아진다.
생명의 계절, 그래서 나는 4월 속으로 들어간다. [편집자 주]

 

“봄바람은 맞아야 제맛!” 
나만의 봄 여행 - 바이크동호회 추천 명소

[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아침, 저녁으로 꽤나 쌀쌀했던 3월이 다 가고 곧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4월로 접어든다. 그렇다.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이 찾아온 것이다.

겨우내 꽁꽁 숨어있던 꽃들과 풀잎들이 산과 들에 가득해지고 일상에 지친 많은 이들이 봄을 만끽하기 위해 나들이를 준비하는 시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봄이 되면 으레 찾게 되는 여행지가 있겠지만 매년 같은 장소를 찾기보다는 조금은 특별한 장소가 궁금할 법 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뻥 뚫린 국도를 따라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엔진소리를 내며 달리는 대전의 바이크동호회 ‘터보달팽이’의 동호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훈복 씨의 조언으로 산 좋고 물 좋은 그곳, 조금은 생소할 법한 봄맞이 여행지를 찾아봤다.

종학당 뒷산에 핀 산수유 꽃. 푸른 소나무와 함께 갖가지 꽃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뽐내며 종학당을 빼곡이 둘러싼다.

논산시 종학당 “저수지로 탁 트인 전경, 뒷산에는 봄꽃이 빼곡”

꽃구경을 빼놓고 ‘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봄향기 가득한 개나리, 진달래, 벚나무 등등 헤아리기 힘들만큼 수많은 꽃들이 산들에 수놓아진다.

논산시 노성면 종학당은 흐드러진 봄꽃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명소다. 대전에서 출발해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1시간여를 달리다보면 노성산의 한적한 산자락에 위치한 종학당에 다다른다.

종학당은 파평 윤씨 가문의 자녀들이 모여 교육을 받던 곳으로, 1643년에 지어져 1910년까지 운영됐던 긴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1997년에 충청남도의 유형문화재(제152호)로 지정됐다.

뒷산에는 노란 꽃을 머금은 산수유나무와 하얀 꽃을 머금은 매화나무 등 가지각색의 꽃들이 수놓아져있다. 특히 앞으로는 병사저수지가 펼쳐져 있어 종학당을 등지고 바라본 풍경은 일상의 답답함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다.

이훈복 씨는 “3월 중순에 회원들과 함께 일일 코스로 종학당을 방문했다. 봄꽃 내음과 따스한 봄바람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장소다”라며 봄나들이 장소로 추천했다.

공주시를 거쳐 괴산군으로 들어서면 문광저수지를 옆으로 곧게 뻗은 은행나무길을 마주하게 된다. 도로 옆에는 산책로도 구비돼 있어 산책코스로도 꽤나 유명하다.
청천면과 칠성면 일대의 좁은 협곡에 걸쳐 있는 괴산호 주변에는 속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쌍곡계곡이 위치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도 유명하다.

충북 괴산군, “괴산호와 은행나무길, 계곡까지 알찬 풍경”

대청호를 지나 충북 청주시 미원면의 19번 국도와 굴티재를 따라 달리다보면 괴산면의 작은 시골마을과 함께 문광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저수지의 측면을 따라 이어진 길에는 아직은 초록 옷을 입지 않은 은행나무가 도로변을 따라 길게 이어져있다.

괴산 입구에서 탁 트인 저수지의 풍경과 곧게 뻗은 은행나무길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줬다면 이번엔 괴산호를 향해 달려보자.

국내 기술로 설계·시공한 최초의 수력발전소인 괴산수력발전소를 위해 1957년 괴산댐이 지어지면서 형성된 인공 호수인 괴산호는 청천면과 칠성면 일대의 좁은 협곡에 걸쳐 있어 산세가 수려해 일품의 경치를 자랑한다.

괴산호 주변에는 속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쌍곡계곡, 선유동계곡, 화양계곡 등이 이어져 있어 이미 여름 피서철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붕어, 잉어, 누치, 쏘가리 등 각종 담수어가 살고 있어 낚시에 취미가 있다면 일석이조의 나들이 장소가 될 수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50여명의 회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전 바이크동호회 터보달팽이. 터보달팽이를 운영하고 있는 이훈복 동호회장은 “숨겨진 명소는 바이크 투어만의 즐거움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못내 아쉬운 소개 “숨겨진 명소는 바이크 투어를 직접 해봐야”

취재에 도움을 준 ‘터보달팽이’ 동호회장 이훈복 씨는 “소개해드린 곳도 추천할 만한 명소이긴 하지만 숨겨진 명소라고 하기에는 꽤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사실 셀 수 없이 많은 곳이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씨는 “숨겨진 명소는 코스를 따라 라이딩을 하다가 알게 되는 곳으로, 정확하게 어느 위치에 있다고 파악해 놓지는 않기 때문에 소개하기가 어렵다. 바이크 투어를 직접 한다면 더 많은 포인트를 소개할 수 있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자칫 소음으로 들릴 수 있는 바이크의 엔진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설렘과 선망의 대상이 된다.

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에 지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숨겨진 명소, 바람을 가르며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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