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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의 작업실-①] '산명통심' 계룡산 화백 신현국시인 도복희가 바라본 화가의 작업실

    시인과 화가가 만나면 어떨까? 영혼의 울림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만남. 지역 시인인 도복희 시인이 만나는 화가의 작업실은 그렇게 기획됐다. 앞으로 도복희 시인은 매달 지역 화가들의 작업실을 찾아 화가들의 예술혼을 조명하고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첫 번째 글과 영상은 계룡산 화백 신현국이다. [편집자 주]

    신현국 화가는 캔버스에 펼쳐진 계룡산에서 금방 하산한 사람처럼 보였다. 물감 묻은 작업복에선 적송 냄새가 났다. 눈빛은 맑았고 사고는 누구보다 유연했다. 계곡 물살처럼 그는 흐르고 있었고 그 흐름 안에서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만들어냈다. 자연을 닮아가는 모습은 상대에게 편안함을 선물한다. 계룡산 자락에 터를 잡고 평생 그림을 그려온 신현국 화가를 만나러 가는 날은 봄볕이 좋았다.

    공주시 계룡면 구왕리 산자락에 신현국 화가의 작업실이 있다. 넓은 창문으로 계룡산이 쏟아져 들어오는 곳, 그곳에서 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림을 그렸다. 24시간 그림 안에서 생활하는 예술가의 길은 외로움과의 사투였을 것이고, 몰입의 희열이었을 것이다. 그림에 영혼을 담아내려는 그의 의지는 흡사 수도사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림을 통한 수도의 길을 평생 걸어온 사람, 그에겐 아름다운 그림자가 깊게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다. 사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분명 내면의 깊이에 있다. 신 화백은 “있는 그대로의 산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표현하는 것, 이것이 비구상의 세계다 나는 산의 소리를 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폴 세잔이 <생트 빅투아르 산>을 탄생시켰다면 화가 신현국은 <계룡산의 울림>을 화폭 안에 담아냈다. 그는 계룡산과 50년 간 호흡을 같이 했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긴 세월 칩거하며 산을 통해 내면을 투사해 온 셈이다.

    그의 정신세계는 깊은 골짜기에서 쉼 없이 흐르는 물줄기처럼 고여 있지 않았다. 흐르는 물살은 청량한 소리를 남긴다. 그 소리를 화폭 안에 담아내는 화가의 손끝은 쉴 수가 없었다. 봄, 여름, 가을과 겨울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른 옷을 입었고, 미묘하게 달라지는 산의 소리를 화폭 안에 옮기는데 그의 전 생애를 걸었다.

    아름다움에 천착해 묵묵히 걸어온 그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는 것은 행운이었다. 성당 안에서 울려 퍼지는 오르간처럼 다소 중후한 느낌. 화가의 작업실엔 작업 중인 여러 개의 캔버스가 놓여 있고, 팔레트에 수북한 물감이, 프랑스 파리에서 전시될 미공개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업실 한 켠에 잠깐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나 그곳 역시 그림으로 차 있어서 화가가 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삼월 초 봄볕이 좋은 날임에도 작업실은 약간의 한기가 느껴졌다. 장작불이 타고 있었지만 서늘한 기운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서늘함이 어쩌면 화가가 지금까지 걸어온 배경이 아니었을까.

    신 화백은 “그림에 영혼을 담아내고 싶다. 그러니까 누군가 작가의 그림을 소장하는 것은 그의 영혼과 함께 하는 것이다.”라고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작품마다 영혼을 그려 넣기 위해 홀로 견뎌야 하는 외로운 세계를 그는 피하지 않고 끌어 않았다. 그의 작업실엔 그가 끌어안은 사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어디선가 우렁우렁 산(영혼)의 울림이 들릴 것만 같았다.

    <글_도복희 시인 / 제작_모둠티비>

    김영태 시민기자  djkimpd@goodmorning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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