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의 우리역사의 비밀] 상고사 키워드 ‘단군과 고조선’·‘곰과 웅녀’의 의미는?
[김탁의 우리역사의 비밀] 상고사 키워드 ‘단군과 고조선’·‘곰과 웅녀’의 의미는?
김탁의 우리역사의 비밀 - 삼국유사 고조선기의 오류
  • 김탁
  • 승인 2017.04.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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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탁 우리역사바로알기 한뿌리사랑 세계모임 대표] 우리 역사의 첫머리를 말하라고 하면 한국인이면 누구나 ‘곰’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부한 ‘곰족과 호족이라는 토템설’ 말고는 달리 설명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연재 글에서 북방사 문헌에서 언급한 고조선 건국이전의 환, 단, 밝달 그리고 조선의 명칭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사실상 한민족 형성의 원형질이요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단군과 고조선, 곰과 웅녀설화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오류
삼국의 방대한 역사를 기록한 관찬사서인 ‘삼국사기’(1145년)에는 고조선에 대한 언급도 없이 단군에 관한 내용만 초라하게도 단 한 줄로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平壤者 本仙人王儉之宅也. 或云 王之都王險

“평양이란 본래 선인왕검(仙人王儉)이 살던 곳으로, 혹 말하기를 왕이 도읍한 곳을 왕험(王險)이라고 하였다.”

고조선을 개국한 단군왕검에 대한 호칭도 선인仙人이라고만 지칭하여 선도를 수행하는 한 개인 정도로만 묘사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고조선과 단군의 개국사실은 삼국사기보다 약 120년 후에 개인이 편찬한 삼국유사를 통하여 우리에게 비로소 알려졌습니다. 이 내용은 고등학교 역사교과 과정을 통하여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복습하는 셈치고 원문을 다시 한 번 살펴보시겠습니다.

古朝鮮(王儉朝鮮) 魏書云 乃徃二千載 有壇君王儉 立都阿斯達 開國號朝鮮 與高同時‘云 無葉山 亦云 白岳 在白州地或 云 在開城東 今白岳宮是’

“고조선(단군왕검)조에 위서(魏書)에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단군왕검(壇君王儉)이 있어서, 아사달(阿斯達)에 도읍을 세우고 나라를 열어 조선(朝鮮)이라 불렀으니 고(高:요임금)과 같은 때였다 라고 하였다.”

고기(古記)에는 “옛날에 환인(桓因)의 서자 환웅(桓雄)이 있어서 자주 천하에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구하기를 탐냈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고 가서 그곳을 다스리도록 하였다. 웅은 무리 3000을 이끌고 태백산정(즉 태백은 오늘날 묘향산)의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왔으니, 그곳을 신시(神市)라 부르고 이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고 부른다.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운명, 질병, 형벌, 선악 등을 주관하니 무릇 인간의 360여 일들을 주관하여 세상에 있으며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때 한 범과 한 곰이 있어서 같은 굴에 살았는데, 항상 신웅(神雄)에게 기도하기를 변화하여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이때 신이 신령한 쑥 한 줌과 마늘 20매를 주면서 ‘너희가 이것을 먹으면서 백 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의 모습을 얻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곰과 범이 받아서 이를 먹고 3·7일(三七日:21일) 동안 삼갔더니 곰은 여자의 몸을 얻었지만 범은 삼가지 못해서 사람의 몸을 얻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함께 혼인을 맺지 못하므로 매양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가지기를 바라며 빌었다. 웅이 이에 가화(假化)하고 그와 혼인하여 아이를 배니 아들을 낳으므로 단군왕검이라 불렀다.

당고(唐高) 즉위 50년 경인(庚寅)에 평양성(平壤城)에 도읍하여 처음으로 조선(朝鮮)이라 칭했다. 또 도읍을 백악산(白岳山) 아사달(阿斯達)로 옮겼는데, 또는 궁홀산(弓忽山)이나 또는 금미달(今彌達)이라고도 한다. 나라를 다스림이 1500년이었다. 주(周) 호왕(虎王:무왕) 즉위 기묘(己卯)에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이에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돌아와 아사달(阿斯達)에 숨어서 산신(山神)이 되었다. 나이는 1908세였다고 한다.”

삼국유사를 통해서 비로소 고조선이 지나족 요임금과 동시대에 개국이 되었고, 국호는 조선이었고, 도읍은 백악산 아사달 이라고 했음이 기록으로 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불교적으로 윤색하여 환인을 불교용어로 천제를 뜻하는 제석이나 동방호법신이라고 설명하고 환웅과 단군을 같은 시대에 부자간으로 설정하였고, 환웅과 웅녀의 결합과정에도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여 신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훗날 일제가 단군의 실존을 부정하고 고조선을 신화시대로 격하하는데 좋은 구실을 제공하였습니다.

환웅이 하강했다고 하는 태백산을 친절하게도 오늘날 묘향산이라고 주석을 달았으니 단군이 개국한 고조선은 결국 평안도 묘향산 일대로 비정할 수밖에 없게 하여 반도사관을 고착화하는데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과연 단군의 아버지는 환웅, 어머니는 웅녀인가
반면에 북방사 문헌인 선가계통의 ‘환단고기’에 수록된 이맥 선생이 저술한 ‘태백일사’에는 단군왕검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 놓고 있습니다.

“…뒤에 웅녀의 군君이 천제의 신임을 받아서 세습하여 비서갑의 왕검이 되었다. 왕검은 속어로 말하면 대감大監이니 땅을 관리하고 지키며 포악함을 제거하여 백성을 돕는다. …(중략)… 사와라 환웅(배달국 13대 환웅) 초기의 일이다. 웅녀군의 후손으로서 여黎라고 하는 이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단허檀墟(밝달터)에 책봉받아 왕검이 되매 덕을 심어 백성을 사랑하고 영토를 차츰 크게 넓히니 여러 곳의 왕검들이 나아와 지방 방물을 바치며 이로써 귀화하는 자 1000여 명을 헤아렸다. 뒤에 460년이 지나 신인왕검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크게 백성들의 신망을 얻어 비왕裨王이 되었다. 섭정하신지 24년 만에 웅씨의 왕은 전쟁하다가 붕어하시니 왕검은 마침내 그 왕위를 대신하여 구환을 통일하고 단군왕검이라고 하였다.
<태백일사 삼한관경 본기>

“…(조대기朝代記)에서 말한다. …그 뒤 호를 단군왕검이라 하는 분이 도읍을 아사달에 정하시니 지금의 송화강이라. 처음으로 나라를 칭하여 조선삼한이라 하니 고리高離, 시라尸羅, 고례高禮, 남북의 옥저, 동북의 부여, 예濊와 맥貊은 모두 그의 관경이었다.”
<태백일사 신시본기>

비서갑은 오늘날 하얼빈을 뜻합니다. 배달국 환웅시대에 웅녀군이 하르빈 단허(밝달터)에서 왕검 즉 통치자가 되었고, 13대 사와라 환웅시대(BC 2774경)에 웅녀군의 후손인 여黎가 단허에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다가 460년 후에 신인왕검이 비왕(보좌하는 부왕)이라는 섭정으로 있다가 왕이 전사함에 그 자리를 이어받아서 고리, 시라, 옥저 등 여러 지역을 통합하고 도읍을 아사달에 정하고 나라를 세웠음을 명백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웅녀군의 여黎라는 인물이 배달국의 한 거수국으로 비서갑 단허(밝달터)에 나라를 세운지 460년 후에 단군왕검이 출현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워온 역사상식으로는 단군의 아버지는 환웅이고, 어머니는 곰이 변해서 된 웅녀로서 우리 한국인은 모두 곰족이 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고려시대에 일연 스님이 기록한 삼국유사의 소위 단군신화 기록만을 문자대로 해석하다가 보니 이렇게 단순히 알려 진 것입니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대한 편견이요, 과도한 집착이라고 하겠습니다. 일제는 이것을 근거로 하여 실재한 고조선을 신화시대로 치부라고 역사에서 말살하는 좋은 구실로 삼았습니다.

단군이 조선을 개국하기 전에 이미 환웅이 세운 나라인 배달나라가 있었고, 그 지속기간이 1565년 이라고 ‘환단고기’에 분명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조선을 개국한 단군이 환웅의 배달나라를 이어 받았다는 의미로 환웅의 아들이 되는 것으로 해석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이 고구려를 이어 받았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선은 배달 나라를 이어받아서 개국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겠습니다.

즉, 국통을 이어받은 것을 가지고 생물학적으로 부자간이라고 하는 것은 옛 사람들이 역사를 잘못 이해를 한 것입니다. 우리 한민족은 부계사회에 일찍이 진입했고 부자간만큼 친밀한 관계는 있을 수 없기에 환웅-단군을 부자간이라고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단군의 어머니가 웅녀라고 하는 것 역시 마치 신라 시조 박혁거세나 김알지가 알에서 나왔다고 하는 난생설화처럼 개국시조를 신비하게 보이기 위한 하나의 상징으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원래의 뜻은 곰을 뜻하는 웅녀가 아니라 ‘검, 감’은 신성하다는 의미의 우리 고대어로서, ‘신성한 여자’라는 뜻의 ‘검녀, 감녀’를 한자로 곰을 뜻하는 웅(雄)으로 기록한 것을 가지고 문자의 틀에 얽매어 해석을 한 것 뿐 입니다.

신화? 동화적 요소 빼고 역사를 보자
이와 같은 용례는 우리말에 뿌리를 둔 ‘카미’ 라는 일본어에 살아있습니다. ‘검=카미=신神’ 으로서 2차 대전 당시의 자살특공대인 카미카제는 신풍(神風) 이라는 뜻입니다. 함경도에 있는 개마고원 역시 ‘검, 가미’를 한자로 기록한 것입니다

물론 이 당시에 시베리아 만주 일대에는 곰을 신성시 하는 곰 숭배사상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고, 어느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서 웅족이 살았다거나 호족이 살았다고 보는 것은 곰 설화를 해석하기 위한 억지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곰 숭배사상이 동화적인 요소로서 단군신화에 가미된 것일 뿐, 곰이 변해서 사람이 되어 단군을 낳았다고 하는 데는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웅족과 호족을 구분하는 것은 ‘삼국유사’의 단군신화를 글자그대로 받아 들여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해석을 하려다가 보니 가져다 붙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하겠습니다. 곰과 호랑이는 후대에 가미된 신화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필요한 동화적인 요소라고 보고 있습니다.
단군설화가 처음 기록으로 정착된 것이 고려시대인데 당시에 까지 무려 3500년간 구전되어 내려온 이야기가 원형 그대로 기록되었다고는 볼 수는 없겠습니다. 당시에 만주 시베리아 일대는 모두 ‘칠성신앙=곰 숭배사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지역에 한정하여 호족과 웅족이 살았고 웅족집단이 호족집단을 지배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견강부회이고 동화적인 요소를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입니다. 또한 호랑이는 우리 민담의 주제로도 내려오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지요.

단군왕검의 어머니인 웅녀는 동물이 변한 ‘곰 여자’가 아니라 당연히 신격 혹은 주술적인 무격巫格을 가진 ‘신성한 여자’로 이해되어야 하겠습니다.

실제 역사를 동물로 의인화해서 신화로 전승되는 경우는 신라에서 온 사람이 ‘하얀토끼신화’로 전승된 일본이나, 박혁거세를 낳았다고 하는 ‘계림(鷄林:닭숲)신화’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환웅이 건국한 배달국은 전형적인 태양숭배국가임에 반해 단군이 건국한 고조선은 태양숭배를 근간으로 하는 배달국을 계승하며 칠성숭배를 중시한 세력이 건국한 국가임이 웅녀설화에 반영되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태양이나 달, 밤하늘에 별은 모두 광명숭배를 표상하지만 고대인들은 곰자리별인 북두칠성을 생명탄생의 근원으로 인식하였고, 칠성숭배사상이 곧 곰숭배신화로 변하여 단군탄생신화로 전승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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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2017-09-03 17:50:27
저기 근데 호랑이 아닌가요?
범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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