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정말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시사프리즘] 정말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 김겸훈
  • 승인 2017.05.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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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훈 한국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한남대학교 교수

[굿모닝충청 김겸훈 한국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지난 22일 간의 치열했던 선거열전이 끝나고 마침내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곧이어 새로운 정부가 꾸려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우리 앞에 널 부러져 있는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끝이 아니고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우선 국민들의 통합과 협력이 시급하다. 허나 이 문제가 전적으로 새 대통령이나 정부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선거과정을 통해 확인한 것은 분열과 저주가 아니라 서로 생각이나 방법의 다름과 차이일 뿐이다. 그 다름이나 차이는 철천지원수만큼이나 회복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이다. 마치 쥐를 잡을 고양이를 고르는데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차이 정도로 말이다. 누구는 흰 고양이가 잘 잡을 것이라고 주장을 했고 다른 사람은 검은 고양이가 제격이라고 설득했을 것이다. 선택의 절차나 과정이 공정했다면 이제 그게 어느 쪽의 고양이로 결정되었든 지간에 그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갖고 있던 각자의 생각이나 주장은 이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절차적으로 합의해 선택한 이 고양이가 쥐 잡는 일을 제대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나는 이게 선거결과에 대해 성숙한 민주시민이 취할 당연한 태도라고 본다. 이 일을 왜 새 대통령에게 요구한단 말인가.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집중해야 할 문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에 의해 선택된 그 고양이가 쥐를 잘 잡을 수 있게 도와줄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잡아야 할 그 쥐는 적폐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부패세력들일 수도 있으며 각종 불공정과 반칙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쥐는 우리 고양이보다 몸집도 크고 힘이 더 셀 수도 있다. 지난 겨울 탄핵사태를 통해 우리는 해방이후 72년간 ‘보수’를 참칭하며 마치 자신들이 진짜 보수인양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해 온 부패세력의 민낯을 봤는데 그런 모습일 수도 있다. 이들은 생존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저항할 것이다. 그 저항은 새 정부와 국민을 이간질하고 국민들 사이를 갈라놓아 분열과 저주의 관계로 몰아가고자 할 것이다. 수구세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일부 언론은 정부관련 정보를 자신들의 입맛에 맡도록 마사지 하거나 이슈를 조작하여 국민의 눈을 가리거나 정부에 대한 지지여론을 철회시켜 개혁의 동력을 상실케 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그간 일부 수구적 언론들이 취 해온 모습처럼 말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새 정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동안 흔들림 없는 굳건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준비된 든든한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 새로운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은 더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약점은 새 정부가 국회의석의 관반을 넘지 못하는 정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정당 간에 협력적 경쟁관계를 통해 국정을 운영한 충분한 경험을 갖고 있지 못하고 오직 대립과 갈등을 근간으로 무한투쟁만을 반복해 온 우리 정당사에서 볼 수 있듯이 타협과 조정 더 나아가 정책적 연대나 정파 간 연정을 터부시하는 정치문화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약점은 우리 정치에는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가 존재한 적이 없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타협과 조정으로 협의 점을 도출하기 쉽지 않은 비타협적 정치문화와 다당제 구도라는 녹녹치 않은 조건에 더하여 국회선진화법이 있어서 다수당이 의석수로만 밀어 붙일 수도 없는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악이다. 어느 때 보다도 대통령의 진솔한 소통능력과 협상력 그리고 정치력이 요구되는 시기다. 대통령이 국회와 공조하고 한동안 유지될 다당제 구도에서 여당은 야당과의 공조체계를 통해 해결해 나아가는 길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자 문제는 국민의 인내력이다. 현재와 같은 복잡하게 분화된 정치구조 하에서는 개혁에 대한 타협과정에서 서로 주고받으면서 당초 국민들이 원하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거나 또는 매우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 국민들은 크게 실망을 하거나 좌절할 수 있고 이 틈을 반 개혁세력들이 비집고 들어와 국민과 정부를 격리시키는 순간 적폐청산은 물 건너가게 될 수 있다. 지난 겨울 차가운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1600만명의 촛불을 든 시민들의 염원이 절실할 때다. 촛불시민혁명이 새 정부출범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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