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요정 김혜민?
역도요정 김혜민?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7.05.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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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드는 역도요정, 16세 여중생 김혜민

[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오는 27일부터 아산시 일원에서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다. 충청남도에서는 35개 종목에 774명의 선수가 출전해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그 안에 16세 여중생 역도선수 김혜민(천안 성환중학교)이 있다. 58kg, 바벨을 들기엔 다소 외소해 보이는 체격이지만 혜민이는 역도 국가대표를 꿈꾸며 오늘도 땀을 흘린다.

40kg의 몸으로 역도부에 들어가다.

혜민이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에 끈기까지 있어 어떤 운동이든 뒤처지는 법이 없었다. 그러나 운동을 좋아할 뿐 단 한 번도 운동선수가 되리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혜민이에게 운동은 취미나 특기 정도였다. 그런데 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역도부에 들어올 것을 제안 받게 된다.

“체육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역도 한 번 해볼래?’ 하시더라고요. 평소에 운동을 잘 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거든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선생님 눈엔 제가 역도 선수로 괜찮아 보였나 봐요.”

선생님의 제안에 혜민이는 솔깃했다. 역도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역도부에 들겠다고 했더니 엄마는 펄쩍 뛰었다. 엄마는 혜민이가 역도부에 들어가는 걸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역도가 힘을 겨루는 운동이잖아요. 당시 제가 157cm에 40kg이었으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만도 했죠. 깡마른 제가 바벨을 든다는 걸 상상조차 못하셨을 거에요. 더구나 우리 엄마는 저를 여리 여리하게 키우고 싶어 하셨거든요.”

그러나 엄마는 혜민의 고집을 쉽게 꺾지 못했다. 혜민이는 엄마를 겨우 설득해 역도부에 들어갔고 힘든 훈련도 잘 견뎌내며 차츰 선수로 성장해갔다.

첫 출전, 첫 메달...또 하나의 도전

역도부에 들어 간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혜민이는 첫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제1회 한국중고역도연맹회장배 전국역도경기대회'에 나가기로 한 것이다. 첫 대회라 잔뜩 긴장했지만 44kg급에 출전한 혜민이는 인상 35kg, 용상 40kg, 합계 75kg을 기록해 인상 1위, 용상 1위, 합계 1위의 영광을 거머쥐게 된다.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그런데 대회에 나가고 보니 숙제가 하나 생기더라고요. 역도는 체급별로 등수 싸움이 벌어지는 경기잖아요. 그래서 제게 알맞은 체급을 찾는 게 급선무더라구요.”

혜민이는 본인에게 맞는 체급을 만들기 위해 체중을 늘려야 했다. 또래의 사춘기 여중생들은 살이 찔까봐 전전긍긍할 때 혜민이는 살을 찌우기 위해 노력했다.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다고 느낄 때까지 먹었다.

“방학 때는 진짜 많이 먹었어요. 밥을 세 그릇씩 먹었다니까요. 사람들이 살 빼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제가 해보니까 살 빼는 것 보다 살을 찌우는 게 더 힘든 일 같아요. 먹기 싫어도 억지로 먹어야 하잖아요.”

그렇게 혜민이는 몇 달 사이 14kg을 증량시켜 자신에게 맞는 체급을 찾았다.

“친구들이 부럽기도 한데 그래도 꿈이 우선이죠.”

역도를 시작한지 2년이 갓 넘었을 뿐이지만 혜민이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메달을 획득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에 끊임없는 노력이 일궈낸 결과였다.

“학교 수업 시작 전 1시간 운동하고, 오후 수업이 끝난 후 3시간 정도 운동을 해요.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해야 하니 몸이 힘들긴 한데 그렇다고 공부를 안 할 수는 없어요. ‘운동만 잘 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거든요.”

혜민이는 운동과 공부 둘 중 무엇 하나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 물론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지만 ‘역도 국가대표’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참을 수 있다고 했다. 목표가 있어서 견딜만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친구들이 부럽다고 한다.

“애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떡볶이도 먹고 영화도 보고 그렇게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지금 하고 싶은 걸 다 하면 나중에 진짜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되니까 그냥 참는 거죠. 꿈이 우선이니까......”

29일 오전 10시 아산 온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혜민이는 경기를 치른다. 이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한 혜민이에게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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