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위하여
불 꺼진 간이역에 서 있지 말라
기다림이 아름다운 세월은 갔다
길고 찬 밤을 건너가려면
그대 가슴에 먼저 불을 지피고
오지 않는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비로소 싸움이 아름다운 때가 왔다
구비구비 험한 산이 가로막아 선다면
비껴 돌아가는 길을 살피지 말라
산이 무너지게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함성이 기적으로 울 때까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그대가 바로 기관차임을 느낄 때까지
*고즈넉한 오후, FM은 클래식 선율을 흘리고 있는데, 창밖을 지키고 서 있는 백목련에 봄기운이 서리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터질듯 봉우리들이 옹기종기 쭈뼛쭈뼛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혼자 있다는 외로움은 대개가 추억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그리움에 젖어 들게 합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외로움을 말합니다. 오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외로움에 익숙해 져야 한다면서도 막상 처하게 되면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게 바로 인간의 삶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드넓은 광야에는 동물들이 거의 무리지어서 다닙니다.
헌데, 세상의 한 귀퉁이에서 오지 않는 사람을 오늘도 기다립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기다림은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지나갔을 런지도 모르는 쓸쓸한 세월의 역에서 가슴 조이며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그리움을 붙잡는 것은 진정 당신은 나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당신의 마음속의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기다림 그 것 하나로 가슴 벅찰 뿐입니다.
온다는 기약도 없이 계절은 때만 되면 찾아오건만, 정작 보고 싶은 사람은 머나먼 여정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기다릴 뿐입니다. 돌아올 그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