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컬투 ‘스마일 프렌드’를 아십니까?
삼성의 컬투 ‘스마일 프렌드’를 아십니까?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김덕기·박광현 씨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7.06.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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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지중해마을에서는 ‘천사들의 엄지척’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특별한 돌잔치가 열렸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아이들에게 돌잔치를 치러주지 못한 미혼모(싱글맘) 가족 3팀이 봉사자들의 축하 속에 돌잔치를 연 것이다.
웃음과 눈물이 함께했던 그 자리에 마이크를 든 두 용사(?) ‘스마일 프렌드(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김덕기·박광현)’가 있었다.
구구절절 소개를 하지 않는다면 전문MC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들은 17년차 ‘삼성맨’. 그런데 왜 이들은 시시때때로 마이크를 잡는 걸까? 

 

[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기자 : 행사에서 볼 때마다 전문 MC인줄 알았다. 그렇게 보는 분들이 많지 않나?

덕기 : “삼성 직원”이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다들 그렇게 안다. 행사가 끝난 후 누군가가 “이분들은 삼성에 근무하고 있다.” 이야기를 하면 놀라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현장에서 “오~~” 하는 탄성이 나오기도 한다.

기자 : 합(合)이 너무 잘 맞아서 그런 것 같다. 삼성의 ‘컬투’라는 말이 그냥 나온 건 아닌 듯하다. 그런데 두 사람은 어떻게 함께 진행을 하게 된 건가?

광현 : 우리 둘 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에 입사했다. 3교대 생산라인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우연히 술자리에 만난 게 인연이 됐다. 처음엔 서로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덕기 : 우리가 친해진 건 ‘사고’ 때문이었다. 내가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났는데 그 때 광현이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얼굴로 나를 찾아와서 “네가 크게 안 다친 걸 하늘에 감사한다”고 하더라. 살짝 소름이 돋긴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이 친구가 달라 보이더라. 이후 둘이서 줄기차게 나이트를 다니며 놀았다. 그러면서 광현이가 춤을 잘 춘다는 걸 알았고 그게 행사의 시초가 됐다.

기자 : 행사의 시초라니?

광현 : 둘 다 춤추는 걸 좋아하니까 지인들이 결혼을 하면 축하무대를 부탁하는 거다. 그래서 23살쯤부터 지인들의 결혼식 축하무대는 둘이서 다 했다. 유행을 따라야 하니 걸그룹 춤도 추고, 옷도 맞춰 입고… 그렇게 하다 보니 26살쯤엔 띄엄띄엄 작은 행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라. 그 땐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춤을 추는 행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 회사에서 가장 큰 행사인 ‘사랑의 달리기’에서 ‘강남스타일’로 대상도 탔다.

덕기 : 그렇게 하다 보니 뭔가 자신감 같은 게 생기더라. 그 쯤 그룹 본사에서 ‘열정락서’ 강사를 찾는다는 공고가 났다. 삼성에서 여는 토크 콘서트인데 아무나 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내가 광현이에게 우리도 나가보자고 했다. 광현이는 어떻게 나가냐고 하고 나는 그냥 나가자고 우겼다. 그런데 중요한 건 우리가 뽑혔다는 거다.

광현 : ‘웃음의 나비효과’라는 주제로 사람들 앞에 서서 강연을 하는데 몹시 떨렸다. 그냥 춤을 출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열정락서’ 무대에 서고 나니 이후에 여러 부서에서 웃음 특강을 요청하더라. 그리고 회사 행사에서 사회를 볼 기회도 주어지고 우리가 춤을 춰서 대상을 받았던 ‘사랑의 달리기’ 무대도 우리가 진행하게 됐다.

기자 : 상황이 이렇게 되면 뭔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덕기 : 많이 달라졌다. 일단 우리가 하는 일이 달라졌다. 3교대 생산라인에서 일을 했었는데 나는 인사팀 CSR(사회공헌) 담당으로, 광현이는 현업 조직문화담당으로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하게 된 거다.

광현 : 사실 우리는 꿈이 없었다. 20대 초반에는 그냥 노는 게 좋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동기들을 돈을 모으면서 삶의 기반을 다져가는데 우리는 그 때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차츰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사람들을 돕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

덕기 : 삶은 재미로 사는 게 아니라 의미로 산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에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처음 무대에 설 때 우리는 우리가 돋보이는 게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웃음을 줄 수 있고 선한 나눔을 이끄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광현 : 미혼모 돌잔치를 할 때도 우리가 이런 걸 한다고 하니까 때마침 아이 돌잔치가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고 손님 한 명당 5000원씩 기부하겠다는 이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람들이 의미로 산다는 걸 퍼뜨려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자 : 두 분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그런데 처음부터 궁금했는데 두 사람이 함께하면 ‘프렌드’가 아니라 ‘프렌즈’가 맞지 않나?

덕기 : ‘스마일프렌드’라는 이름을 2009년 만들었다. 우리는 웃음을 주는 사람들이니까 ‘스마일프렌드’라고 했다. 복수형태를 만들지 않은 건 우리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광현이랑 나는 17년 동안 함께해온 사이다. 우리는 친구이며, 동료고, 서로를 보완해 주는 관계다.

기자 :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느낀 건데 두 사람은 분위기도, 성격도 완전 다르다. 다르니까 보완이 가능하다는 이야긴가?

광현 : 나는 기획부라면 덕기는 영업부다. 둘이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잘 하는 것도 다르다. 덕기는 책을 엄청 많이 읽고 나는 매체를 통해 정보를 찾는다.

덕기 : 한 마디로 나는 내지르는 스타일이다. 광현이는 목소리도 좋고 발음도 정확해서 진행을 한다면 나는 분위기를 띄우는데 몰입한다. 한 마디로 나는 사고를 치고 수습은 광현이가 하는 거다. 그런데 이렇게 달라도 합이 너무 잘 맞는다.

광현 : 언젠가 우리가 진행을 하는 걸 찍은 영상을 봤는데 우리도 놀랄 정도였다. 17년이라는 시간이 그냥 흐른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덕기 : 하던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끊임없이 찾고 행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인 것 같다. 만약 우리가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우리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쓰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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