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무산에 부동산 흔들, 민심도 흔들
유성복합터미널 무산에 부동산 흔들, 민심도 흔들
사업 예정지 인근 구암동, 개발 호재에 들떴으나 냉랭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6.1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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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착공 소식에 부동산 중개업소 증가
80만원이던 농지 두 배 가격 호가 형성
“100만원 토지, 50만원 내놓아도 안 팔릴 듯”
대전도시공사·롯데컨소시엄 곳곳 성토 목소리까지

대전 유성구 구암동 거리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으로, 구암동 등 주변 지역은 부동산 수요자가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초상집이네요”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예정지 인근인 대전 유성구 구암동은 조용하고 예민했다.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유성’에 ‘유’자만 나와도 “이미 끝난 걸 왜 물어보려 하느냐”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공인중개소에는 토지 등 부동산을 문의하려는 전화가 빗발쳤지만, 지금은 잠잠해졌다고 한다.

구암동은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으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곳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구암동 토지, 건물 가격이 사업 추진 이전인 2013년보다 평균 60%이상 올랐다.

일례로, 사업 예정지 주변 농지는 4년 전까지만 해도 3.3㎡당 70~80만원이었지만, 최근까진 150만원~16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고 한다.

구암역 주변에 위치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예정지.

A공인중개사는 “7,8년 전, 3.3㎡당 90만원이었던 토지가 150만원에 거래됐다”며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면적 957㎡(290평) 제 1종 주거용지가 수천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원룸 공실률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올 하반기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공사장에서 일할 인부들이 원룸에 들어올 것이라는 들뜬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 같은 호재에 올 초부터 부동산 중개업소가 늘어났다.

하지만 사업이 무산되자 “이곳에 계속 있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는 공인중개사도 있을 정도다.

B공인중개사는 “3.3㎡당 100만원인 토지를 지금 50만원에 내놓아도 안 팔릴 것 같다”며 “계약을 하던 안 하던 사람들이 찾아와 주위를 둘러보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는데, 앞으론 그 모습이 사라질 거 같다. 상권도 위축되지 않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공인중개사들은 향후 전망을 암울하게 바라봤다. 대전도시공사 측이 재공모 의사를 밝혔지만, 사업자가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부동산 가격은 오를 때로 오른 데다, 개발호재가 사라졌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득하다. 

때문에 공인중개사들은 “사업자를 감시하지 못한 대전도시공사의 책임이 크다”, “롯데컨소시엄은 간만 보고 나간 것인가. 포기하려면 빨리 포기했어야 했다” 등 울분을 토해냈다.

구암동 한 아파트 주변에 사업 무산을 꼬집는 현수막이 게재됐다.

거리 곳곳에는 대전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게재되는가 하면, 유성구의회는 대전시를 향해 책임있는 행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구암역에서 만난 청소 근로자와 시민은 “유성구 주민들이 이 사업을 많이 기대했지만, 왜 무산됐는가. 구암역 주변 지역은 상당히 낙후돼 있는데, 이 사업으로 크게 성장할 줄 알았다”며 “지금 유성터미널은 주말이면, 차들이 엉켜 말도 못한다. 언제까지 이 모습을 바라봐야하나”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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