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경영과 윤리의 상생은 불가능한가
[청년광장] 경영과 윤리의 상생은 불가능한가
  • 이수현
  • 승인 2017.06.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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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굿모닝충청 이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구두로 계약했던 1%의 수익배당금이 맥과 딕 형제에게 지불됐다면 나는 레이에게 손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그의 끈기와 열심을 인정해서 말이다. 물론 그는 지불하지 않았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맥&딕 맥도날드 형제가 처음 시작했고 레이 크록이란 사람이 인수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것은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두운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이들의 문제를 레이 크록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The Founder’를 통해 최근 접하게 됐다.

52세의 세일즈맨 레이 크록은 캘리포니아의 샌 버나디노에서 파격적인 ‘스피디 서비스 시스템(Speedee Service System)’, 즉 패스트푸드 서비스를 개발한 맥도날드 형제를 우연히 만난다. 패스트푸드 서비스가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고 직감한 레이는 맥도날드 형제와 계약을 맺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레이와 맥도날드 형제는 서비스의 원칙인 고객과의 신뢰 문제에서 갈등을 겪고 결국 이들의 관계가 깨진다. 패스트푸드 서비스 권한을 인수한 레이는 그의 ‘맥도날드’를 전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장시킨다.

영화를 보면서 ‘창업주였던 맥도날드 형제의 마인드라면 그들의 햄버거를 먹어 볼 수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레이 크록 덕분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을 수 있게 돼 고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의 경영 마인드가 윤리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 형제 같은 사람이면 윤리는 경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레이 같은 사람에게는 윤리가 경영에 우선하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수익이기 때문이다.

사람보다 사업, 수익에 우선을 두는 이상 인간 윤리는 경영에서 힘을 잃는다. 레이는 ‘아메리칸 드림’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가족’이라는 허울을 곁다리로 끼어 팔았다. 그리고 맥도날드 형제의 가게를 삼켜 공룡이 됐다.

유한양행의 창업주인 고 유일한 회장. 그의 정직한 경영 마인드는 실재했다고 보기 힘들 만큼 이상적이었지만 그의 기업은 성공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인드로 경영을 해도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인들은 ‘기업의 세계는 정글이고 약육강식의 세계’로 보고 ‘내가 먼저 먹지 않으면 빼앗긴다’는 생각에 윤리를 짓밟는다.

경영과 윤리, 이 두 가지는 누구 손에 있느냐에 따라 양립할 수도 있고 딜레마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우리의 현실은 딜레마에 더 다가가 있는 듯하다. 맥도날드를 빼앗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온 ‘레이 크록’이 유한양행의 ‘유일한’보다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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