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원상의 아웃포커스]100년의 역사를 간직하다... 성환 일본식 가옥
    [채원상의 아웃포커스]100년의 역사를 간직하다... 성환 일본식 가옥
    • 채원상 기자
    • 승인 2017.06.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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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시 서북구 성환3로 7-12 뾰족집

    [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1930년 이전에 건축된 2층짜리 일본식 건물 ‘동인의원’

    천안시 서북구 성환3로 7-12 뾰족집.

    무심코 지나치던 이 곳은 1세기를 넘어 오랜 세월의 역사가 숨겨져 있었다.

    집과 역사를 같이 한 임성택(80)씨

    “아버지가 산부인과 의사였어. 당시에는 아들을 낳으면 쌀 한 가미, 딸을 낳으면 보리 한 가마가 진료비였지 그나마도 떼일 때도 많았지만...”

    그 집과 역사를 같이 한 임성택(80)씨가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사연을 털어놓는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한 일본인이 성환에 금을 채취하기 위해 이곳에 집을 지었다고 한다.

    복도 전경

    목자재와 집에 필요한 부자재들을 직접 일본에서 배를 타고 옮겨왔다.

    통풍이 잘되는 목재를 이용해 집을 지었는데 현재까지도 창문과 마루, 벽기둥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일본에서 들여왔던 목재

    이 집은 해방이 되면서 빈집으로 있다가 6.25전쟁 발발하자 대전으로 피난을 가던 임씨 할아버지 가족이 살게 됐다.

    8살 때 였던 그가 그때를 회상하며 “아버지 고향이 황해도 재령이며 구리광산 병원에서의사였는데 당시 대전으로 목탄차를 타고 피난을 가던 중 해가 저물어 성환에서 하룻밤을 묵게 됐다”며 “마침 이 곳에 산모가 애를 낳다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는데 아버지가 산모 목숨을 살린 거야 그 뒤로 성환면장과 유지들이 부탁하며 이 집을 불하해 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들여 온 목재

    이때부터가 성환 ‘동인의원’이 시작이었고 의원은 1975년 쯤 문을 닫았다고 한다.

    이어 “다다미방과 화장실이 집안에 있는 건 동네에 이 집 뿐이었어. 다다미방에는 신을 모시는 곳이 있었고 한 곳에는 일본 투구와 갑옷이 벽에 걸려 있었다”고 어린 시절 추억을 회상했다.

    일본인은 목욕 문화가 발달해 화장실과 목욕탕이 집안에 있었던 것이다.

    방과 방의 경계에는 나무틀에 종이를 붙인 후스마나 미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문지방에 새겨진 주조 위를 좌우로 미끄러지게 했다.

    후스마는 생활공간을 나누는 칸막이 기능을 가짐과 동시에 열면 방 전체가 하나가 되는 기능성을 가진 독특한 일본 가옥의 특성이다.

    아직 미닫이와 후스마 기본 틀은 남아 있다.

    많은 것들이 아직 남아 있는 이집은 6.25 전쟁 때 집 인근에 폭탄이 떨어졌는데도 멀쩡했다고 한다.

    하늘과 2층집 처마

    하지만 1.4후퇴 때 마산으로 잠시 피난을 갔다 온 사이 공산당이 땔감으로 쓰기 위해 다다미방을 부숴놓았다.

    2층은 현재 창고로 쓰여 지고 있었고 먼지가 자욱하지만 계단은 예전 그대로다.

    성환 최초의 병원이었던 ‘동인의원’

    그의 아버지이자 의사였던 임종옥옹은 1975년까지 병원을 운영했고 104세에 명을 다하셨다.

    아버지를 회상하며 그는 “병원을 운영하면 돈이 많았을 것 같지만 실은 애를 받고 나면 주겠다는 쌀과 보리는 외상으로 남기 일쑤고 어려운데 받기는 그렇고 결국 6남매를 키우신 아버지는 늘 빠듯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자식과 아버지를 모시다 보니 돈이 없어 집도 못 고치고 이대로 살아왔다”며 “역사는 알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손댈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한다.

    전국에 산재한 역사가옥은 실체감과 현장감이 큰 역사교육현장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상 방치된 상태인 성환 일본가옥.

    천안시와 시민단체 등의 관리로 적극적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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