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Talk Talk] “독특한 한(恨)의 정서… 한국 시에 중독됐어요”
[유학생 Talk Talk] “독특한 한(恨)의 정서… 한국 시에 중독됐어요”
니링크 엘랸(선문대 한국어교육원, 벨기에)
  • 니링크 엘랸
  • 승인 2017.06.27 09: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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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시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메리카대륙에서도 해마다 수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대한민국을 공부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 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도 지난 해 1700만 명을 넘어섰다. K-팝을 필두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음식, 건축, 전통문화 등은 외국인들 사이 꼭 한 번 경험해봐야 하는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굿모닝충청이 ‘유학생 Talk Talk’ 시리즈를 통해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의 모습을 되짚어본다.

 

니링크 엘랸(선문대 한국어교육원, 벨기에)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여러분! 제가 조금 전에 암송한 시가 누구의 시인지 아십니까? 제가 방금 암송한 시는 한국의 시인 김소월의 가장 유명한 ‘진달래꽃’입니다. 사실은 지금부터 말씀드릴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보물’ 이라는 주제는 저에게 아주 어려운 주제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름다운 한국문화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를 고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바로 한국의 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슬프거나 외로울 때 어떻게 하세요? 저는 슬프거나 외로울 때 시나 소설을 읽는데 시나 소설은 이럴 때 제 마음을 달래줍니다. 저는 원래 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3년 전에 저는 벨기에 한국문화원에서 처음 한국 시인 윤동주의 ‘서시’를 읽었습니다. 그때는 많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시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다른 시인의 시도 하나씩 하나씩 읽게 되었습니다. 저의 한국어 실력은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 시를 한국에서도 즐겨 읽고 있습니다.

문학은 언어를 통해 간단하거나 아주 복잡한 감정을 묘사하는데, 그 중에 시는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시를 읽으면 더 이상 고독하지 않고 글자 하나하나가 아름답기 때문에 시는 제 마음을 매우 풍요롭게 해줍니다.

게다가 한국 시에 자주 나오는 독특한 정서 ‘한(恨)’은 한국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한’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서양의 감정들은 보통 긍정 또는 부정, 이 둘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한’은 외국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개념입니다. 왜냐하면 ‘한’은 긍정 및 부정의 감정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한’이란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한은 슬픔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연민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친구에 대한 사랑, 그리고 민족을 향한 연민입니다. ‘한’은 한복이나 유적처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문화유산이 아닙니다. 오히려 판소리처럼 무형의 유산과 같습니다. 그리고 ‘한’은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느낄 수 있는 정서지만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정서기 때문에 ‘한’의 정서야말로 한국의 매우 특별한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게임 중독~!’, ‘휴대폰 중독~!’ 여러 가지 중독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의 ‘시’ 중독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 문화의 다른 다양한 모습도 매우 좋아하지만 한국 시를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어서 한국 시를 더 많이 사랑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여러분에게도 한국 시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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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 2017-06-27 22:05:59
정말 대단해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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