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기자의 눈] 고대 가야산은 ‘문화의 고속도로’
    [시민기자의 눈] 고대 가야산은 ‘문화의 고속도로’
    • 이기웅
    • 승인 2017.06.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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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국사지석불
    이기웅 예산시민기자

    [굿모닝충청 이기웅 예산 시민기자] 우리나라에만 약 400기의 미륵불이 있다. 그 분포도를 보면, 옛 백제 땅인 충청과 전라도 지방에 가장 많고, 이 중 내포와 가야산 자락에 약 70기가 집중돼 있다.

    이를 통해 내포 지역의 개방성과 풍요는 선진 문물의 수용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민중들의 미륵신앙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가야산 지역은 30여기가 집중되며, 불교를 비롯한 민간 신앙과 문화 중심지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야산 지역의 불교와 민간신앙 상징물인 미륵불은 백제가 사비‧웅진에서 바닷길로 이어지는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바닷길로 나가기 위해선 용봉산~덕산(해미)~상가리~용현골~용장리~여미리~안국사지까지 이어지는 가야산 옛길을 지나야한다.

    백제는 주요 교통로였던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게 빼앗기자 한강을 중심으로 하던 해외교류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바닷물길이 드나들던 가야산 자락은 한강을 대신해 중국으로 출발하는 마지막 기착지이자 백제로 들어오는 첫 관문이 됐다.

    가야산에 도착한 선진 문물은 육로를 통해 웅진·사비 지역으로 전해지며 가야산 협곡의 바닷길을 이용한 교통로는 선진 문물이 전해지는 문화의 고속도로가 된다.

    강뎅이 미륵불 - 고풍저수지가 조성되면 옮겨진 고려시대 미륵불
    도난과 훼손 위험에 방치된 용장리 미륵불
    도로 옆 콘크리트에 묻혀있는 덕산 신평리미륵불
    수풀속에 방치된 읍내리미륵불

    내포지역에서 가장 높은 가야산은 민중들에 의해 신성시됐고, 뱃길의 등대와 같은 길잡이 역할을 했다. 또 육로를 통해 왕도로 가는 유일한 길이 됐다.

    바다로 떠나는 항해는 날씨, 파도, 바람 등 자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천운이 따르지 않으면 위험한 일이었다.

    따라서 백제인들은 뱃길을 떠나기 전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가야산에서 올렸다.

    뱃사람들이 무사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가야산에 부처를 모셔두고자 함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증거는 가야산의 수많은 석불과 폐사지로 남겨져 있다.

    내포지역의 불교는 백제시대부터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전성기를 누렸고, 가야산에 100기 이상의 사찰이 들어서면서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1728년 이인좌의 난 때문에 대부분 사찰이 없어졌다. 이 난의 중요 인물인 황진기가 가야산 백암사와 군왕골에 운둔하자 관군이 그를 체포하기 위해 가야사를 비롯해 용연사 등 사찰들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또 기록에 따르면 가야산의 가야사는 1500년 대까지 절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1728년까진 존재했지만, 1753년 이전에 완전히 폐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땅에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금은 모두 사리지고 흔적만 남아 있지만 폐사지 등 유적은 전국 최고의 밀도를 자랑하며, 가야산이 불교와 민간 신앙의 중심지였던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야산 지역은 경주 남산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로 많은 유적이 있지만, 지자체가 이를 활용하지 못하자 지역 주민들은 아쉬운 소리를 내고 있다.

    상가리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가야산의 불교 및 민간신앙 유적의 부존과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관심 부족에 훼손될 우려가 높아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초까지 미륵불은 길 옆 구릉지대에 있었으나 내포지역의 물길이 삽교천 공사로 끊기고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자 건축물의 담장과 콘크리트 더미에 묻혔다.

    사방불로 조성된 해미의 산수리 미륵불의 경우 1984년 도난됐고, 운산의 용장리와 덕산 읍내리, 신평리 미륵불은 건축물 옆 울타리 속에 숨겨지듯이 방치됐다. 이 같은 실정에 주민들은 미륵불이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다.

    그런데, 이를 관리해야할 지자체는 향토 문화재 지정을 위한 기본 행정 절차조차도 진행하지 않는다.

    이러다보니 훼손과 도난이 우려된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푸대접을 받고 있다.

    문헌에만 남아 있는 미륵불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가야산 지역을 찾는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석불은 안내판도 없다.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동안 지역 주민이 보호 조치를 요구했으나, 형편은 달라지지 않아 안내판을 세우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가야산 역사를 연구하는 모임인 ‘가야산역사문화연구회’ 역시 “가야산 자락의 미륵불에 대한 현황조사를 즉시 착수해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며 “도난과 훼손 우려가 있는 용장리와 덕산 미륵불 등은 조성된 작은 공원에 이전해야한다. 이를 통해 미륵불을 알려야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최근 충남도의회 맹정호 의원(서산1‧더민주), 김용필 의원(예산1‧국민) 김연 의원(비례‧더민주)도 가야산 지역에 분포한 문화재를 전시할 수 있는 야외 전시 공간을 가야사지에 조성해야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가야산 지역 문화재 활용에 설득력이 더 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포 지방의 역사와 연계한 이야기에 미륵불 테마를 입혀야 한다.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이 제안을 참고해 가야산 권역을 하나로 묶는 미륵불 여행상품을 전국 최초로 만들 수 있다. 친근하면서도 소박한 민간 신앙 미륵불을 만나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런 시도는 도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내포지역을 알릴 수 있다.

    내포지역미륵불의 평범하고 친근감 있는 얼굴은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민초들의 얼굴이 아니겠는가?

    가야구곡~상가리미륵불(남연군묘)~덕산온천~마애삼존불~강뎅이~용장리~여미리~안국사지~해미읍성~홍주성~수덕사~개심사~가야산의 미륵불과 연계하면 특별한 인문향기 가득한 볼거리가 될 것이다.

    지역에 산재된 역사 문화자원을 활용하고 내포 지역만의 특색 있는 관광컨텐츠 개발로 지역 명소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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