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이보다 더 무능할 수 없는 대전시
[김선미의 세상읽기] 이보다 더 무능할 수 없는 대전시
  • 김선미 언론인
  • 승인 2017.06.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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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김선미 언론인]

어느 황당한 사업 일지, 뒷골목 포장사업도 이렇지는 않다

김선미 언론인

▶6월15일(목요일)
지지부진한 대전의 숙원사업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이 빠르면 올 하반기 착공돼 2019년 하반기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이 2년여 지연됨에 따라 지역 개발업자와 토지주들은 “첫 삽을 뜰 때까지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월16일(금요일)
대전도시공사는 16일 오후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롯데컨소시엄(롯데건설·KB증권·계룡건설)과의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사업협약 해지를 15일 통보했다고 밝혔다.

▶6월19일(월요일)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무산과 관련해 사업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 백명흠 사업이사와 관리감독 기관인 대전시 양승찬 교통건설국장이 19일 “시민들께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양 국장은 “롯데컨소시엄측이 올 하반기 착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다”며 “우리(대전시)는 시민을 속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6월21일(수요일)
권선택 대전시장은 21일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무산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전적으로 시장인 제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한다”며 “반드시 책임유무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밑바닥 드러낸 대전시의 민낯, 무책임, 무능, 꼼수로 점철

이상은 사업명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이하 유성복합터미널) 무산을 전후로 일어난 대전시와 도시공사의 대처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날짜별로 정리한 것이다. 고작 일주일 동안 벌어진 일이다. 무책임, 무능, 꼼수로 점철된 대전시 행정의 난맥상을 이 보다 더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는 없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엎어졌다’는 발표가 나온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게 나라냐”더니 “이게 행정이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어처구니없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기사가 오보이거나 대전시가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담당 공무원조차 사업 진행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얘기이다.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인구 150만 명에 한 해 예산 4조 5천억 원을 집행하는 전국 5대 도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첫 사과 자리, 권 시장은 출장 중 박 사장은 외부 회의 참석

중요한 지역 숙원 사업이 무산됐다는 폭탄선언을 도시공사는 직접 설명이 아닌 보도자료로 대신했다. 그것도 언론의 후속취재가 어려운 금요일 오후에 말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행태다. 과거 정부가 비난이 쏟아질 큰 사건을 발표할 때 흔히 써먹던 수법이다. 그나마 대전시는 무산 발표 때는 도시공사 뒤에 숨었다.

관계자들이 주말을 무사히 보낸 19일 월요일, 들끓는 여론 앞에 그제서야 대전시 관계자가 도시공사 관계자와 나란히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작 분노와 허탈감에 빠진 시민 앞에 고개를 숙인 사람은 대전시와 도시공사의 최고 책임자인 권선택 시장, 박남일 사장이 아니었다.

시 교통건설국장과 공사 사업이사가 사과하는 그 시간 시장은 해외 출장 중이었고, 주무기관의 수장으로 사업 백지화에 따른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도시공사 사장은 외부 회의 참석차 자리를 비웠다.

한편으로 박 사장은 권 시장이 문책성 인사를 암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말을 끝내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임기를 마치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반박했다.

책임 묻겠다는 시장 면전에서 임기 마치겠다는 산하기관장

이런 사람을 산하기관장으로 임명한 권 시장이 참으로 딱하다. 임명할 때부터 부적절한 인사라는 숱한 비난과 의혹들을 물리치고, 잇단 구설에도 감싸고 돈 결과가 이렇다. 임명권자인 시장을 오죽 우습게 여겼으면 책임을 묻겠다는 시장 앞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반박을 했을까. 그것도 공개적인 기자간담회에서 말이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민선 5기 염홍철 시장 때 공모지침을 번복하면서까지 롯데컨소시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해 소송에 휘말리는 빌미를 제공한 점을 간과할 할 수 없다. 첫 단추를 잘못 꿴 직간접적 여파가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권 시장이 전임시장과 롯데 측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형편은 아닌 것 같다. 사업 무산의 가장 큰 책임은 계약을 파기하도록 유도한 롯데 측에 있으나 어쨌든 백지화는 민선6기 권선택 시장 임기 중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대전시의 무사안일하고 무기력한 대응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롯데의 대형 악재로 지난해부터 사업에 대한 의구심 제기돼

대전시가 대전 북부지역의 지형도를 바꿀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 무산될 때까지 아무것도 감지하지 못했다면 스스로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을까. 청맹과니가 아니라면 말이다.

지난해부터 지역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빚어진 대대적인 검찰 수사, 최순실 게이트 연루, 사드사태 등 잇따라 터진 롯데그룹 내 악재로 대형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가 높았었다.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대전시가 이를 인지하고도 방치했거나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 결과적으로 시민을 속인 것으로 무책임을 넘어 부도덕한 일이다. 뒷골목 포장사업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 무슨 이유를 내세우고 어떤 해명을 하든 결론은 시정 운영의 실패다. 그나저나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은 재추진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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