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
[시민기자의 눈]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
  • 이희내
  • 승인 2017.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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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내 방송작가, 대전대학교 외래교수

[굿모닝충청 이희내 방송작가, 대전대학교 외래교수] 얼마전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개최한 한 북콘서트가 큰 화제를 모았다. 이 강연 소식에 전라도 광주에서부터, 차까지 대절해 온 머리 희긋한 어르신들부터, 그를 보기 위해 강연장을 찾은 대전시민들로 인해, 진흥원이 주최한 인문학 강의 이후 최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그 강연의 주인공은, 바로 김형석 교수, 그는 연세대 철학과에서 30여 년 간 후학을 길렀고, 지금까지도 왕성한 저서활동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는 활동가이자, 도산 안창호의 강연을 듣고 윤동주 시인과 동문수학을 했던 사람이다.

현재 나이는 98세. 100세를 목 전에 두고 있다.

강의 주제 역시 “100세를 살다보니”다. 지난 해 출간 된 책 저서룰 토대로, 그는 살아오면서 그동안의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삶의 소회와 건강. 장수의 비결등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명쾌하고도 힘찬 목소리로 열강했다.

100세 인생을 산 노학자, 그리고 아직도 본인 삶은 청춘이라는, 그의 향기롭고 풍성한 삶을 바라보며,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박수를 보냈다.

그는 100세를 바라보면서, 인생 마라톤 마지막 구간을 어떤 페이스로 달릴 지 아직도 생각 중이라고 말한다.

중년,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기.
요즘 나이를 구분하는 기준점이 바뀌었다. 장년층이라 불리던 50,60대는 이제 중.장년층, 70대를 우선 넘어서야 노년층에 속하고,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는 우대권도 부여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그러다 보니 50세 플러스 세대들은 삶의 터닝포인트를 생각하며, 새로운 도전을 도모하기도 한다.

100세 시대에서 50대는 살아온 만큼의 시간을 더 살아야 하는 나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론 청년도 아니고 노년도 아닌 까닭에 마땅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많은 50대, 60대들이 은퇴라는 현실에 직면하지만 노후의 인생설계를 세운 이들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식을 부양하느라 스스로를 돌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시에서의 이들은 비율은 전체 인구의 약 14%를 차지할 만큼 큰데도 말이다.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지만 한 순간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나이. 앞으로 남은 50년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하는 지는 중.장년층의 숙제가 된 지 오래다. 청년과 노인들을 위한 복지서비스는 많은 데 비해, 50대가 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은퇴후의 제도나 직장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직 절반 밖에 오지 않은 나이, 심장은 아직 뜨겁게 뜨는 걸 느끼는 50플러스 세대. 한참 일할 수 있는 나이, 더구나 아직 절반 밖에 달리지 않은 인생, 아직도 심장은 여전히 뜨거운 데도 말이다. 그래서 우리시대 젊은 어른들의 자화상이 회색빛으로 그려지는 지도 모르겠다.
 
내려놓기에서 시작되는 제2의 삶
대전시 역시 이들을 위해 2015년부터 인생이모작센터를 운영하며, 제 2의 인생을 새롭게 준비하는 활력적인 예비 노년층에게 다양한 생애 재설계. 직업능력개발교육, 사회공헌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먼저, 중요하게 배우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려놓기”다.

스스로의 나이와 위치가 바뀐 만큼 그에 따른 자신의 자리도 새롭게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먼저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나서 다양한 교육을 함께 받으며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한다.

요즘 교육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목 중 하나가 남성들의 요리교실이라고 한다. 부엌과는 거리가 멀었던 누군가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하여, 아내를 위하여, 앞치마를 둘러매고 서툰 손맛으로 음식을 담아낸다. 요리 초보들의 어설픈 솜씨지만, 새로운 일상에 도전하는 서툴지만 아름다운 그들의 홀로서기가 더욱 빛나 보이지 않을 수 없다.

100세를 바라보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강연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겼다.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기 보다, 더 보람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주어진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100세 시대의 `진정한 중년`의 인생, 행복한 어른으로 살기 위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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