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공자는 “정치란 먹는 것이 충분해야 하고, 군대가 튼튼해야 하며, 백성들의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셋 중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백성, 즉 대중으로서의 인간은 생각만큼 고상하지 않다. 관념적․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실질적․감각적인 것에 움직인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면 대중의 신뢰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60대 이상의 과반수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을까?
지금의 청년들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운 시절, 아침마다 거지들이 집집을 돌아다니며 구걸하던 시절을 살았던 시절의 대중에게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개발 정책으로 잘 먹고 잘 살게 됐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는 소위, 보수 세력에 대한 맹목에 가까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푸틴을 지지한다. 푸틴 덕분에 헐벗고 굶주렸던 데서 벗어났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방력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것은 희생이 되더라도 여기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 않다. 북한을 보라. 핵무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떠들썩하게 하지만 정작 북한의 국민들은 굶어 죽어가는,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민의 살 권리를 돌보지 않는 정치의 극단적인 사례다.
현재 한국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경제문제라고 할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를 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경제문제의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을 이루지 못한다면, 지금의 지지는 어느 순간 적의로 변할지 모른다.
각자의 다른 능력과 생각, 욕심을 가진 인간들이 한데 모여 살기 위해 생긴 것이 정치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만족과 안녕을 보장받을 수 있을 때 지도자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