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MOU 체결의 함정
세종시 MOU 체결의 함정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3.04.28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트북을 열며 | 신상두 세종시본부장]
요즘 세종시와 관련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MOU(양해각서)’체결이다. 연기군 시절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숫자가 늘었다. 특히, 市가 맺는 것은 굵직굵직한 개발관련 내용이 주를 이룬다. 넘치는 MOU체결에 대해 관계 공무원들은 ‘광역시로 재탄생한 세종시의 위상이 높아진 반증’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중앙부처의 세종청사이전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세종시 개발이 탄력을 받으면서 수도권의 외부기관이나 기업체들의 관심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MOU체결이 증가하면서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등을 위한 양해각서가 교환되면 해당 지역의 땅값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반인들에게 ‘MOU체결=사업성사’ 공식이 성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여기에 세종시가 양해각서체결을 마치 사업이 확정된 양 호도하는 행위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용어의 뜻을 알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은 우리말로 표현하면 ‘상호이해를 위한 메모’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를 전문용어로 표현한 것이 ‘양해각서’다. 정식계약 체결전에 거래 당사자가 맺는 가계약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즉, 본 계약을 체결할 단계는 아니지만 당사자 쌍방이 상호 이해 내지 양해한 바를 ‘대강’ 기재해 메모(각서) 형식으로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따라서 체결내용 불이행시 도덕성 시비가 따를 뿐 법적인 구속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체결내용이 ‘모두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가능성은 타 지자체의 양해각서 실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광주시가 최근 3년간 맺은 투자MOU를 분석한 결과, MOU를 실행에 옮긴 업체수는 38%, 실제 투자금액은 10%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시는 2010년부터 작년 말경까지 약 3년간 301개 업체와 4조 9500여억원을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업체는 114개, 금액은 4천900여억원에 불과했다.
또 투자 실현율이 낮다보니 고용효과도 당초 예상치의 14%정도에 그치는 등 성과가 시원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라남도의 최근 5년간 투자협약 실현율도 31%로 광주시와 사정이 비슷했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은 단체장의 치적홍보를 위한 보여주기식 MOU체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세종시도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최근 시는 이달에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수도권 업체와 투자 MOU를 체결했다.
이에 앞서 1월에는 LED산업단지 건설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세종시는 첨단산단의 경우 “3400여억원의 투자와 2100명의 일자리 창출, 786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다”며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LED산단과 관련해선 더욱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4800명에 이르는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4900억원의 부가가치 발생, 1조 8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시립의원 설립이 서울대 병원 유치로 둔갑하는 과정에도 MOU체결이 일정부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세종시가 맺는 투자MOU가 광주‧전남지역과 같은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진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 가운데는 ‘MOU체결=사업확정’공식을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뻥튀기’를 통해 일반인들의 투자를 부추긴 상태에서 사업이 좌초라도 하는날엔 개인투자자는 나락에 빠질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선거를 위해 공적쌓기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재산권 보호는 더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