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봄은-문정희 作
때때로 봄은-문정희 作
[詩 읽는 아침] 김영수 사무총장
  • 김영수
  • 승인 2013.04.2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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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봄은
으스스한 오한을 이끌고
얇은 외투 깃을 세우고 온다.

무지한 희망 때문에
유치한 소문들을
사방에다 울긋불긋 터트려 놓고
풀잎마다 초록 화살을 쏘아 놓는다.

때때로 봄은
인생도 모르는 젊은 남자가
연애를 하자고 조를 때처럼 안쓰러운 데가 있다.

▲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T.S.엘리엇은 서사시 「황무지(The Waste Land」 1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는가 하면, 목월은 「사월의 노래」에서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고 했고, 김사랑은「사월의 시」에서 “흙의 땅을 맨발로 딛고/ 닫혔던 마음의문을 열고”라고 하는 등 시인들은 온갖 꽃피움과 새 생명의 움직임을 노래했습니다.

봄은 여자의 계절이요 가을은 남자의 계절(女喜春, 男悲秋)이라고 했지만 어디 딱 꼬집어 구분할 수 있던가요? 김용택의 시처럼 계절을 타느라고 “네가 잠 못 이루고/이쪽으로 돌아누울 때/나도 네 쪽으로 돌아눕는 줄 알거라”(「사랑하는 너에게」)처럼 뒤척이는 밤이 있는가 하면, 신경림의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하고/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목계장터」) 흔들리기도 하지만, 김남조는 “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라고 했습니다.

온갖 희망으로 부풀어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기뻐해야 할 날들이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시달려도 지구는 돌고, 세월은 붙잡히거나 멈추지도 못한 채 진행형입니다. 따스함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봄볕을 선물합니다. 갚지 않아도 될 것이오니, 부채(負債)처럼 기록하지 말고 무제한으로 쓰십시오. 하지만 그리운 사람들이여 패티김 노래처럼 “사랑하면 가지를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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