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고민 Q&A]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어르신 고민 Q&A]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 임춘식
  • 승인 2017.07.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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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임춘식 前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노인의 전화 대표이사

Q. 나이가 66세가 되고 보니 앞으로의 노후생활이 태산만 같습니다. 평생 농사만 짖다 보니 벌써 노인이 되었다는 것이 슬퍼집니다. 이제부터라도 늦었지만 미래를 탄탄히 준비하고 싶어 이에 대한 도움 받고 싶습니다. 즉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에 대한 조언입니다.(남, 옥천)

A.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누구나 늙습니다. 그래서 무병장수는 인간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천수 이상의 수를 누리며 살아 숨 쉬는 온갖 기쁨을 누려보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소망이며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삶의 고통이 버겁고 아물지 못할 상처를 껴안고 살지라도, 더러 스스로 죽음 저편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무병장수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그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고령화 사회는 지금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의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생활이 풍요해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평균 수명도 80세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암 정복이 눈앞에 다가와 있고 불로장생의 신약을 찾듯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생명의 신비를 곧 벗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1백10세, 1백30세 이상 인간의 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데, 문제는 수명 연장만큼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낙천적인 성격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며 활동적으로 살아 온 사람들이 장수한다고 합니다. 이는 건강하고 밝은 사회가 또한 사람들을 오래 살게 한다는 것과 상통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인류는 과학과 의학의 발전이라는 후광으로 장수라는 오랜 염원을 이룰 듯합니다. 불로장생을 누리려던 진시황제도, 결국 무덤 속으로 들어가 한줌의 흙이 되어 버렸고 만인의 공통된 염원이지만 십장생처럼 오래 사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제 이런 꿈도 현실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인생의 각 시기가 지닌 의미도 달라지고 가족제도도 변할 것이며 또한 여러 번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아져 응당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가족해체도 심화될 것이며 결국 경제력이 없는 노인이 제거되는 21세기 현대판 고려장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30년에는 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19.3%, 70세 이상이 12.6%, 80세 이상이 3.4%에 이르게 되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인구의 35%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과학과 의학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다면 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노인들이 탄생할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전망입니다.

이에 대해 미래학자들은 기존의 연령 분업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세대 간의 계약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생명연장이 가져다 줄 장수사회는 인간사회에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낼 뿐 개인에게도 축복이 되지 못하고 가족이나 사회의 멍에(암)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계층 간의 갈등도 심화될 것이며 또한 생명을 늘리기 위한 고비용으로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에 전례 없는 대립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생명연장은 과연 축복인가, 고통인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려면 멋진 신세계를 맞으며 치러야 할 대가를 줄이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고령화 사회의 문제는 우리 모두 함께 짚어봐야 할 21세기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늙으면 노인이 됩니다. 그래서 아무도 노인문제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이 자녀들에게 투자했듯이 젊은 세대도 그들에게 ‘원금’을 상환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식세대의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노인문제는 한 마디로 말해서 사회의 현대화로 생겨난 것입니다. 즉 의료 및 보건기술의 발달, 생산기술의 발전, 교육의 대중화, 도시화 현상을 그 특징적 원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인과관계를 거쳐 여가시간의 처리문제, 역할상실의 문제, 경제적 문제, 건강보호의 문제, 세대 간의 갈등 및 소외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노인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향해 나가야 할 노인부양의 방향, 즉 전통적 가치에 기반을 둔 가족 내에서의 부양이냐 아니면 서구적 유형에 따른 국가적 차원의 보장 보호냐에 따라 중대한 의의를 갖게 될 것이며 나아가 정년제도, 노후의 생계대책, 의료, 보건문제 및 여가이용, 노후생활에 있어서의 자녀들과 동거여부 등 여러 가지 문제들과 밀접하게 관련될 것입니다.

결국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라는 물음은 언젠가 노인이 될 수밖에 없는 성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끝을 성찰하기에는 너무나 여유 없는 일상생활들을 꾸리다 보면 어느 틈엔가 노년기가 코앞에 찾아와 대부분 속수무책으로 심신의 노화와 사회적인 단절과 여러 변화 등을 겪으며 비참한 말로로 향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제 수명연장 덕으로 노후생활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우리 모두에게 ‘준비된 노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가속화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지혜는 개인문제인 동시에 사회 전체의 과제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 노인이 직면하는 4가지 고통 거리는 질병, 배우자와 주변 사람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독감, 빈곤, 사회와 가정에서의 역할상실이지만 사실 이를 지각하며 노년기에 들어서는 사람은 소수일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만이 보람 있는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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