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연간 15만 명 찾는 가야산 등산로에 화장실이 없다니
[시민기자의 눈] 연간 15만 명 찾는 가야산 등산로에 화장실이 없다니
  • 이기웅
  • 승인 2017.07.18 0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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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연군의묘 앞화장실 (잠겨 있는 경우가 있다)

[굿모닝충청 이기웅 예산 시민기자] 내포지역 가야산 옥양봉과 석문봉까지 등산로에 화장실이 없어 등산객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가야산은 대표적으로 원효봉, 옥양봉, 석문봉, 서원산 등 4개 등산로가 있고, 백제의 미소길과 가야구곡 길, 내포 숲길 등 3개의 걷는 길이 있다.

연간 15만 명(지난달 말 기준) 가까이 많은 등산객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등산로와 걷는 길에 공중화장실이 없어 등산객들은 불편해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명품 관광 도시 예산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다.

지난 9일 직접 걸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가야산과 백제의 미소길을 찾는 용변이 급한 관광객들이 화장실을 찾지 못하자 인근 계곡 혹은 숲속에 들어가 용변을 본 후 화장지 등 각종 쓰레기가 버린 흔적이 남아있다.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나뒹굴었고, 악취가 진동하자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지어, 가야산 등산로 입구에는 용변이 급한 사람들이 화장실을 찾지 못해 등산로 주변 으슥한 야산에서 볼일을 보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또 등산로와 걷는 길 주변에는 빈 음료수와 맥주캔, 생수병, 음식찌꺼기를 싸놓은 비닐봉지 등 갖가지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특히, 백제의 미소길 으름재 주변의 급경사에는 폐냉장고, 각종 일회용 그릇 등 쓰레기들이 버려져 주변 하천의 오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급경사이기 때문에 손길이 닿지 않는다.

현재 덕산 도립공원 상가리 공용주차장과 상가리 미륵불, 남연군묘 앞의 화장실은 3개소가 있다. 공원관리사무에서 매일 청소를 하고 있지만, 이곳 말고는 화장실이 없어 등산로 주변과 가야구곡의 석문담, 백제의 미소길 곳곳에 오물이 쌓여 있다. 화장실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더구나, 가야산에 설치된 화장실은 고작 3개로 그나마 주차장과 남연군묘 앞과 백제의 미소길 미륵불 공원에만 있어 탐방객과 등산인구 수요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설치된 3개 화장실 중 하나는 문이 잠겨 있는 상태여서 관리 부실 지적이 제기된다.

가야산을 등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시간. 도중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등산객들은 등산로 주변 계곡 하천에 소변 등을 보고 있어 경관뿐만 아니라 하천 오염의 우려도 있다.

상가천 오염 및 난개발을 중지할 것을 주장하는 주민 단체의 현수막

특히, 상가천을 끼고 마을이 형성돼 있다. 지하수를 마시는 주민들은 상가천 오염 원인이 화장실 부족이라며 등산로 주변 간이화장실 설치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주민 이성우(57) 씨는 “오염된 물이 계곡으로 모여 상가천으로 흘러들며 냇물은 심각하게 오염됐고 그 물을 마시는 주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주민들이 깨끗한 상수도 물을 마실 수 있는 정화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수의 전문가들도 “가야산은 가장 높은 곳이 678m로 고도가 낮고 하천이 짧아 상류에서 흐르는 물이 자정작용을 거칠 시간도 없이 상가천에 도달하고 있다”며 “등산로와 탐방로 주변에 간이화장실을 대폭 확대해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해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장에서 만난 등산객들도 불만이 가득했다.

당진에서 왔다는 심우식 씨는 “관리 책임이 있는 예산군이 등산로 주변에 화장실 설치를 하지 않아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며 “가야산 석문봉을 오르기 위해 3~4시간 동안 이용할만한 화장실이 없어서 난감할 때가 많았다. 어떻게 그 넓은 곳에 화장실 한 칸이 마련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휴일이면 가야산은 전국 각지에서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가야산 등산로에 화장실을 설치해야한다는 여론이다.

심지어, 일부 상류에서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사건도 발생했지만 관할 군청은 관심도 없다.
행정은 시설을 확충하고 하천을 죽이는 수질오염 행위자에 대해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냇물이 건강하지 못하면 물고기도, 그 물로 경작한 농작물도, 그 농작물을 먹어야 하는 사람도 위협하고 안전하지 못한 세상을 만든다.

가야산의 환경오염 문제는 단지 수질오염 문제가 아니다. 가야산은 약 70㎞에 이르는 삽교천의 발원지로, 삽교천 주변에 사는 사람들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해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환경문제는 행정만 믿을 수 없고 주민들의 감시와 참여가 없으면 세상 바뀌는 것 하나도 없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우리가 살 길이겠다.

상류 계곡에 화장실을 증설하고 난개발을 즉시 중단해 수질 오염원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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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2017-07-18 10:01:3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충청남도의 도립공원으로서 아름답고 수려한 가야산을 지켜 자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예산군은 불법에대한 행정을 집행하지 않고 있고 공무원들은 나몰라라 하고 있어 안타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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