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관람 Best Tips!
‘덩케르크’ 관람 Best Tips!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07.19 2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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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20일 개봉하는 '덩케르크'가 별 4.5개(★★★★☆)의 완벽에 가까운 평점을 받고 있는 명작이라고 하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영화가 될 수도 있다. ‘호불호(好不好)’가 갈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먼저 이 영화는 상대편과 싸워서 이기는 승전의 영화가 아니다.

전쟁이 주는 심리적 공포와 폐해를 등장 인물들의 표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오히려 아주 단순하다. 따라서 관객은 그것을 파악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 게 좋다. 차라리 전쟁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인간이 어떤 인연에 따라 이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들어와서 나름의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도록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이렇다 할 만한 대사도, 이야기의 반전도 없다. 이제나저제나 거대한 역전 드라마가 전개될 것을 잔뜩 기대하고만 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영화는 독일군에 의해 영국군과 연합군이 완전히 포위된 채, 망망대해만을 바라보며 죽음의 공포 속에 떨고 있는 장병들의 불안-초조-긴장과 삶의 의지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적군에 의해 포위된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무슨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으랴.

죽음의 공포 속에서 영국군과 연합군은 실낱 같은 아군의 구조선만을 마냥 기다릴 뿐. 하지만 그 실낱 같은 희망은 아무데서도 찾을 수 없다. 그저 망연자실하게 기다려야 하는 시간에 포격은 계속되고, 전투기에서의 총격은 더욱 거세진다. 감독은 이런 순간들을 인간의 생존 본능과 존엄성을 보여주려는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스토리 라인이 다르다. 단선적, 평면적, 현재적 시점에서 줄거리 중심으로 전개되는 기존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기법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보이지 않는 적군으로부터 총상을 입고 쓰러지는 순간에, 전투기의 폭격으로 공포에 질려 납작 엎드린 상황에, 적군의 집중 포격으로 배가 침몰되는 장면들에서 겨우 개인들의 가까운 과거가 조금 회고된다. 영화는 다이내믹하게 그려지지만, 전쟁에 참여하는 무수한 개인의 정체성은 거의 철저하게 매몰된다.

이 영화를 볼 때는 화면과 음악의 흐름에 자신을 몰입시키기를 권한다. 특히 해안-바다-하늘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 하나하나에 가상의 '버츄얼 어트랙션(Virtual Attraction)'을 즐기듯 몸을 맡겨보는 것도 괜찮다. 사운드는 신경을 건드리는 셰퍼드 음(Shepard tone:  미국의 인지 과학자 '로저 세퍼드'가 발견한 일종의 '착청'으로, 끝없이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하는 등의 환청을 만들어내는 것)과 배의 엔진 소리, 비행기 소리, 시계 초침 소리 등이 어울리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이런 사운드가 영화 전반에 시종일관 리프처럼 반복돼 흐르고 있어, 마치 1940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 해안 철수작전의 역사적 현장에 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알란 파슨스의 '타임'과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코드를 미리 이해하고 관람한다면, '덩케르크'가 한층 더 훌륭한 영화로 더욱 오래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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