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배재대 관계자에 따르면 배재대는 미래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국어국문학과’(이하 국문과)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과’(이하 한국어과)를 통합해 ‘한국 어문학과’로 변경하기로 했다. 대표 인문학인 국문학을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한국어과에 흡수 통합시키는 것이다.
또 독일어문화학과와 프랑스어문화학과를 폐지한다. 대신 ‘항공승무원학과’(가칭)를 신설키로 했다.
이 외에도 사회학과와 공공행정학과를 합쳐 ‘정책학과’를 만들고, 컴퓨터공학과 등 관련 학과를 ‘사이버보안학과’(가칭)로 개편할 예정이다.
대학 관계자는 “배재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학과 개편을 피할 수 없다”며 “취업률과 충원률, 신입생 지원률, 학과 재정지수 등 지표를 중심으로 통폐합 학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학은 학교조정위원회와 다음주 교무위원회 등을 거쳐 이달 중순까지 구조 조정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배재대 국문과 학생은 “현재 학과 학생들이 당혹스럽다 못해 울분을 토하고 있다”며 “대학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듣지않고 밀실논의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해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과 통폐합 추진도 취업률이라는 잣대를 들어 학문의 기초와 뿌리가 되는 순수 인문학을 선택했다는 데 화가 난다”며 “이같은 날벼락에 학생들이 휴학이나 편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관계자는 “총학생회 측에는 이미 구조조정 방향을 설명한 바 있다”며 “대학 진학생 수가 매년 줄고 있는데다 학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학과 개편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 A교수는 “배재대는 사립대로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학교의 방향 설정을 잘 해야 한다. 타 대학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동안의 배재대는 취업률 등의 평가를 중요시 하는 교과부 방침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렇다 보니 처음부터 대학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설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학과가 인기가 있다’ 싶으면 새로운 학과를 만들고, 또 어떤 학과가 경쟁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없애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며 “학교측은 과거의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 처절한 반성을 해야하며,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대학 발전을 위한 전체적인 구조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