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이언주 시한폭탄’ 누가 제거하나?
[노트북을 열며] ‘이언주 시한폭탄’ 누가 제거하나?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07.30 05:0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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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영 서울본부장

[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정체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것보다, 그가 갖고 있는 사고체계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의원은 2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도 ‘알바’를 한 적이 있지만 사장이 망해서 월급이 떼인 적도 있는데, 사장이 살아야 저도 산다는 생각으로 노동청에 신고를 안 했다”면서 “우리 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지 않은 짧은 문장 몇 개였다.

얼핏 보기에 그저 평범한 의견으로 들린다. 하지만 가만히 곱씹어볼수록, 의구심을 던지기에 충분한 메시지를 바탕에 깔고 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이 의원 주장의 요지는,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임금을 체불 당해도 ‘공동체 의식’을 가지며 인내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나아가 “(사용자가 임금을) 체불해도 (노동자는) 신고하지 않는 게 공동체 의식”이라는 이야기다.

순간 “엥?” 하고 머리를 흔들어 본다. 발언의 워딩(Wording)을 혹시 대충 흘려들은 건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워딩이 그대로라면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은 이날 개인이 아닌 ‘공인’의 자격으로, 사석이 아닌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라는 ‘공석’에서, 그것도 당의 ‘수석부대표’라는 간부의 타이틀로, 그 나름의 소신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작심하고 내뱉은 발언이다.

요컨대, “임금체불로 법을 위반한 사용자를 두둔하면서, 그런 사용자를 노동자가 노동청에 신고하는 건 공동체 의식에 반하는 행위”라는 주장을 편 셈이다. 누가 봐도 사용자 편에서 던진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분명하다.

비난이 장대 소낙비처럼 빗발쳤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그럼 이 의원은 국회 세비를 못 받아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감수하겠군요. 월급 주는 국민에게 대드는 것은 공동체 의식의 결여라고 봐야 하니까요...”라고 비꼬았다.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국회의원이 그렇게 대단한 수준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며 “세비가 아깝지 않은 사람이 많은 국회가 되어야지, 세비만 축내는 사람이 많거나 입만 열면 ‘아무말 대잔치’나 하는 국회여선 안 된다”고 힐난했다. 다시 설화(舌禍)의 주인공으로 자리를 굳히는 순간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이 의원이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그는 “노동자가 임금을 체불해도 사장을 생각해서 노동청에 신고하지 않는 것이 공동체 의식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장을 생각해서 노동청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저의 경험에 비춰 사장이 망하니 월급 달라고 할 데가 없고 법적으로 대응을 해도 실익이 없어 서로 약자끼리 괴롭기만 할 뿐이니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언의 왜곡을 경계한 자기변명이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번처럼 그는 이번에도 똑같은 한계를 보였다. 자신의 발언이 ‘실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는 “본의는 그게 아니었다”며 부랴부랴 사후 수습에 나섰지만, 결론적으로는 “본질을 ‘호도’하거나 해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기에 급급했다”는 빈축만 살 뿐이었다. 잦은 실언에서 부실한 위기관리에 이르기까지, 꼬인 스텝이 한 번 더 꼬이고 말았다.

실제 어느 백과사전에 묘사된 그의 인물평이 눈에 띈다, "안 그래도 망해가는 국민의당의 이미지에 ‘폭탄’을 터트리는 인물"이라고.

과연 ‘이언주 시한폭탄’은 누가 제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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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께 2017-08-01 00:33:40
정문영 가자님 기사를 좋아하고 응원합니다. 항상 소신껏 기사를 써 주셔서 조중동이나 최근은 일부 한겨레 기사보다 더욱 신뢰가 갑니다.

이언주 소환 2017-08-01 00:28:31
말은 곧 그 사람의 생각이 아니던가? 의식수준을 보니 이언주는 분명 국회의원을 하기에는 너무나 모자라고 그냥 강남 아줌마로 사는게 맞다. 국민의당은 이 폭탄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그나마 생존하기 유리해 질 것이다.

진짜 2017-07-31 11:08:49
이언주 의원은 공동체의식을 너무 강조하다 어런 발언이 나온것 같다. 사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심각한 개인주의로 흐르고 있는 듯하다. 올바른의식을 가진 정치권이나 고위직도 아마 현상황의 보이지 않는 무질서를 걱정은 할것이라고 본다.그러나 용기가 없어 그냥 흐르는대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다간 나라가 망하겄다. 그리고 이 기사의 기자는 혹시 댓글 달리라고 이런식으로 하는 듯함.

레밍 2017-07-30 11:24:12
정문영기자의 기사는 솔직히 너무 편향적이고 정치적이란 느낌을
매번 기사마다 배제하기 힘드네~

뽀미 2017-07-30 08:54:55
말만하면 독기가 뿜어져 나오는 무서운 사람. 입니다
실언이 어니라 이 친구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있어 저절로 나오는 것이죠. 게다가 절제하고 정제하는 법을 눈꼽만치도 모르니 당연히..
에고 빨리 3년이 지나야 이런 허접 쓰레기들을 치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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