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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전통음악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강단의 연주자...가야금병창 이유빈 씨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7.08.11 11:00
    • 댓글 1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⑫
    대전문화재단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차세대 아티스타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은 개인 창작을 극대화 시켜나갈 수 있으며, 신진 예술가들은 서로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문화예술 인적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모두 24명을 선정했으며 이들의 창작활동과 예술세계를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소속 작가들이 취재해 널리 알리고자 한다.

     

    [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차세대 아티스타 인터뷰 자리였어요. 그 자리에서 가야금병창을 연주하고 나면 심사위원분들이 바로 질문하고 또 지적하기도 하는 떨리는 자리이죠. 그런대 올해 제 연주가 끝나고 난 후 심사위원분들이 너무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 거예요. 우리 전통음악은 이렇게 올바르고 제대로 전수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어요. 이것이 제대로 전통이 살아있는 연주라고 말이예요. 물론 그 부분에는 가야금병창의 레퍼토리를 새롭게 정리해가는 노력에 대한 얘기가 포함된 것이죠. 너무 기분 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해주어서 올해 안 되더라도 후회는 없었어요.”

    충남여고 가야금 동아리 학생들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만난 가야금병창 연주자 이유빈 씨에게 올해 차세대 아티스타에 지원해 심사위원들 앞에서 연주했던 기억은 뜻 깊게 남아있다. 세 번째 도전 끝에 아티스타로 인정받은 일도 의미가 있지만 전통음악의 뿌리를 지키면서 공부해온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감회의 자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가야금병창은 가야금 연주와 함께 창이 결합된 연희 양식이다. 그러니까 연주자는 목소리로는 판소리를 하면서 동시에 가야금을 연주하는 전통음악의 갈래이다. 우리는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가야금 연주면 연주, 소리면 소리, 이 둘 모두를 잘해야함은 물론 노래와 연주가 서로 빛나게 어울리도록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렵죠. 지금도 어렵고요. 끊임없이 배워야죠. 그런데 어려워서 또 매력이 있어요.”

    이유빈 씨의 고향은 소리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전라북도 전주이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클럽활동으로 가야금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그렇게 한 달 배우는 과정에서도 음악성이 있고 힘도 있어서 전공으로 삼아도 괜찮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가야금을 잠시 잊고 피아노만 연주했었는데 피아노학원만 많던 아파트 단지에 가야금학원이 생긴 것이다.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그곳을 찾았다가 덜컥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었다.  

    “당기는 게 있었나봐요. 또 가야금은 희소성이 있다고 생각했었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일도 즐겼어요. 그래서 가야금도 배우면서 노래를 같이 하는 일이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주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이 씨는 전주예술고등학교의 국악과에서 가야금병창을 공부하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대전과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에 수석으로 입학하면서 가야금병창을 더 깊게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스로 느끼는 우리 음악
    이처럼 가야금병창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예술세계를 넓히고 있는 신예 이유빈 씨의 음악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단체인 ‘현의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의 노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와 병창 이수자인 하선영 씨가 이끄는 단체로 전통적인 가야금병창의 전승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창작활동으로 대중에 가까이 다가서려 노력하는 예술단이다.

    이유빈 씨가 ‘현의 노래’ 단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계기는 현재 스승인 하선영 씨의 연주를 듣고 매료되어 무조건 달려갔기 때문이다. 가야금병창 분야의 젊은 명인인 하선영 씨는 우리 음악의 전통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전승하면서 가야금병창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한다.

    “가야금병창으로 원래 전해 내려오는 곡들이 있어요.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나 《춘향가》 중 〈사랑가〉처럼 판소리의 일부가 가야금병창으로 전수해오는 곡들이 있고 또 단가나 민요가 병창으로 전수해오는 곡들이 있어요. 이렇게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하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요. 병창으로 전수되지 않은 판소리의 새로운 부분을 병창으로 구성해 연주하는 것이죠. 말하자면 가야금병창용으로 편곡을 하는 것인데 이번 아티스타 심사에도 하 선생님이 구성한 새로운 가야금병창 레퍼토리로 많은 칭찬을 받았어요. 지금도 1주일에 한 번씩 꼭 공부하러 가 직접 사사를 받고 연습하고 있어요. 끝까지 해야죠!”

    작은 체구에 단아한 외모를 가진 이유빈 씨이지만 한번 먹은 마음을 밀어붙이는 결단성과 추진력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강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강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그만큼 어려움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전통음악이 제대로 대접 받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데에 있는듯했다.

    “우리 음악을 배우려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지만 그저 처음 접해보는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아직도 서양음악을 더 멋있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이 있는 걸 보면 가슴 아파요. 선생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래도 예전보다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 환경도 좋아졌다고 하세요. 정부의 지원이나 공연 기회도 늘었지만 아직도 우리 전통음악에 관한 인식은 더 개선할 부분이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도 우리 음악을 즐기고 지켜나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유빈 씨에게 우리 전통음악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단체 공연도 하지만 저는 매년 빠지지 않고 개인발표회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공연장 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서양음악과 가장 큰 차이죠. 관객들이 추임새를 넣고 탄식하며 따라 부르는 등 소통하면서 같이 공연을 만들어가요. 즐겁게 소통하면서 더 큰 공연이 완성되는 느낌은 무엇과 바꿀 수 없죠. 제가 공부하는 일도 그렇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전통음악의 빼놓을 수 없는 가치는 바로 우리 것이기 때문이라고 힘을 주었다. 우리 음악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한번 들으면 나이나 성별을 따지지 않고 그냥 몸이 움직이고 마음이 따라가는 우리의 정신이자 또 우리만이 소통하는 마음의 언어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우리 음악의 특징은 또 있다. 아주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명인 명창들과 같은 전문가들이 있지만 음악을 즐기는데 있어서 좋고 나쁜 특별한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좋은 소리를 나누는 기준은 없어요. 연주자에 따라 느낌과 개성이 다르듯 보고 듣는 사람마다 자신의 특성과 개성에 따라 즐기고 받아들이는 방법도 다르죠. 그래서 우리 음악을 즐기는 일에는 아주 많은 갈래가 있지만 순위는 정하지 않아요. 연주하는 사람의 개성과 즐기는 사람의 특성이 만나 다양하게 변화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음악에서는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관객과 가슴 깊이 소통하는 연주자
    대전에서 활동하는 차세대 아티스타로서 이유빈 씨는 올 11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나를 안고 간다. 두 번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가야금병창으로 들려주는 《흥보가》가 주된 내용이다. 이 공연에는 지금까지 전통으로 전수되어온 곡들도 있지만 판소리 《흥보가》에서 새로 가야금병창으로 구성된 곡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대전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처음 발표회를 가질 때에는 《춘향가》나 《적벽가》 등 판소리의 대목별로 연주를 했었죠. 올해는 《흥보가》를 큰 주제로 잡았어요. 그리고 제목의 ‘나를 안고 간다’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말이에요. 내가 나를 안아주고 내 인생의 나침반인 가야금병창을 안아주고 내가 가야금을 보듬고 연주하듯 관객이 나를 안아주고 예술도 나를 안아주잖아요. 쭉 이어오던 개인발표회이지만 올해는 아티스타와 함께 해 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끝없이 공부하랴, 연주하랴, 학생들 가르치랴,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씨는 올해 계획을 넘어 내년 계획도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물론 관객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야죠. ‘현의 노래’의 일원으로 매년 연주회가 있고 또 개인발표회를 비롯해 수시로 관객을 만나는 자리가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창작곡을 비롯해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요. 물론 예부터 내려오는 가치와 전통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기준이 되고 뿌리가 되는 것이 있어야하니까요. 그리고 이것을 기반으로 한 새롭고 다양한 음악도 중요하죠. 또 내년에는 음반도 준비해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뭐든 꾸준하게 끝까지 해야죠. 늙어서도 할 공부는 해야하니까요.” 

    30대 초반의 예술가를 사람들은 젊다고 말하지만 이유빈 씨가 가야금과 맺은 인연도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도 계속 공부해야한다고 말하는 이 씨는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가야금병창 솔직히 어렵습니다. 우리 음악이고 우리가 지켜야할 문화이기도 하지만 또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부이기도 해요. 한번 해보세요. 저에게 음악은 무대에서 가야금과 소리, 두 가지 모두로 관객과 소통하는 일이죠. 말하자면 만능 엔터테이너인데 어렵고 부족하지만 그래서 매력 있어요. 흥겹고 즐겁고 슬프고 이런 모든 감정을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연주자로 남고 싶어요.”

    이유빈 씨에게 대전은 제2의 고향이자 새롭게 부흥하는 전통음악의 무대로 뜻 깊은 인연이다.

    “제게 고향이 전통적인 12현 가야금이라면 대전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25현 가야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모두 제 고향이고 모두 제 무대입니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and3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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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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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큰이 2017-08-16 15:16:26

      젊은사람이 우리소리를 끝없이공부한다는게 정말 힘들텐데. 전통을 이어간다는 그큰뜻을 가져간다니.정말 훌룡하십니다. 멋짐니다. 홧~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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