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있으나 마나 한 문화재보호법
[시민기자의 눈] 있으나 마나 한 문화재보호법
  • 이기웅
  • 승인 2017.08.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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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사지 일원

[굿모닝충청 이기웅 예산 시민기자] 100개 이상의 폐사지가 있었던 내포 가야산, 그 중심의 가야사지 일원은 전체가 문화재 보존  검토 대상 구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기웅 예산 시민기자

1998년 충남 기념물 제 150호로 지정된 가야사지 일원은 절토 행위, 건축행위 등 금지돼 있다.
그만큼 지정 비지정 문화재가 많아 주목 받는 지역이다.

내포에 충남도청이 들어서면서 지역에서 가장 환경이 수려한 상가리 지역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지가가 상승하자 외지인들이 자본과 비상식적인 방법을 동원해 굴삭기로 지역을 마구잡이 파헤치고 있다.

가야사지 훼손의 역사는 약 40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루에도 4~5개 팀의 전문 도굴꾼이 금속탐지기를 갖고 찾았던 곳이 가야사지다. 당시 그들이 발굴한 유물의 행방은 알 수 없고 일부는 국보로 지정돼 사립 박물관이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시 열악한 장비 사정으로 깊이 절토한 곳이 없다, 즉 백제시대 가람이라는 가야사는 고려시대 조선시대을 거치면서 창건 후 3차례 이상 중창을 거듭하며 땅 속 깊은 곳 어디엔가 천년의 비밀을 밝혀줄 유물이 있을 수 있어 특별히 관리되고 보존돼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공무원이 쉬는 주말이면 수십 년생 나무를 베어버리고 3~5대의 대형 굴삭기는 서부개척시대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듯 폐사지를 파헤친다. 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장비가 좋아졌으니, 땅 속 깊게 파헤쳐진다.

필자가 지켜본 현장은 이들에 의해 올해 들어 4곳 이상의 폐사지가 망가졌다. 땅 속 깊이 숨겨져 있던 현장에는 절집의 초석과 청자 백자 도자기, 기와 조각 등 널브러져 있다.

이 행위는 분명 위법적 행동이다. 단속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반문화적인 훼손 행위를 규제해야 할 예산군은 아무런 대책도 대응도 없다. 

그들의 자본력은 지역 정치, 사회, 행정에 나름대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이다.

약자이며 저항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장비 한 대 반입조차도 예의 주시하지만, 외지들의 범죄적인 행위는 묵인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마을 내 공원관리사무소에 여러 명의 공무원이 상주하지만 이들 역시 방관하고 나몰라라 하며 관리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한다.

예산군의 행정과 단속이 느슨하며 폐사지를 파헤치고 그 위에 들어서는 무허가 식당, 불법 건축물로 인한 피해는 전적으로 주민이 떠안았다.

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책의 대안을 제시하고 개선하라고 주민들은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세금을 내어 공무원들의 월급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행위를 하면서 주민이 피해를 본다면, 이는 즉시 중지돼야 한다. 더구나 파헤쳐지는 계곡과 폐사지는 지역이 활용할 수 있는 미래의 자산이며 그 행위가 주민들이 원치 않고 불편해하고, 불법이면 말할 것도 없다.

마을의 환경 훼손하고 유적을 파헤치며 분탕질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발붙일 수 없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주민도 고민해야 하고 행정이 바로서야 이런 사례가 빨리 없어진다.

세상에 돈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 돈에 눈이 뒤집힌 외지인들에 의해 벌어지는 난개발 문제에 대해 군은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하고 불법이라면 강력한 사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상가리 마을 역사와 문화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켜줄 의무가 군에 있음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

오래전부터 가야산과 상가리의 자연환경과 역사유적 어떻게 가치 발현시킬 것인가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가야산의 문화재는 지켜져야 하고 보존과 활용의 목적은 지역 주민에 도움이 돼야 한다.

주민과 가야산, 상가리란 공간이 항상 최우선 시 돼야 하며 그 외의 외부 원칙은 불필요하다.

문화재가 주민들과 함께 사는 길은 첫째도 둘째도 활용밖에 없다.

문화재 주변에서 사는 주민들에게 활용권을 주어야 하며, 보존인지 활용인지 분명히 하고 규제 위주의 권위적인 문화재위의 행정과 정책은 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화재 발굴 후 야외전시장 등 박물관을 세우고 주변의 덕산지역의 전통시장 ,덕산온천 및 수덕사, 해미 읍성 등과 연계해 주민 스스로가 사업의 중심에 참여하는 방안을 만들어야한다.

가야산의 수많은 폐사지와 도자기 가마터 숯가마터 유적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상품으로 가능성도 충분하다.

1954년 가야사지 항공 사진

가야사지를 비롯하여 가야산자락에 가득한 비지정 사지의 무분별한 훼손을 막는 경작과 건축행위 등으로 유구·유물 훼손이 급속히 진행돼 보호조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전체를 발굴 후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을 세우는 형태로 복원해 문화재적 가치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주변에 편의시설도 갖춰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

가야사지 주변의 도자기 가마터

1733년 이인좌와 황진기가 가야산의 백암사 등에 도피하고 중으로 위장하며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가야산 가야사를 비롯한 100여개 이상의 절집은 불태워진다.

이후 1845년 대원군에 의해 묘암사와 보웅전 등 불태워지며 가야사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데 외지인들에 의해 그 터는 파헤쳐지고 망가지는 가야사의 비극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늘도 파헤쳐지는 가야산 천년의 전설과 신화는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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