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문자'와 정두언 전 의원
‘장충기 문자'와 정두언 전 의원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08.16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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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2015년 미국계 헷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막기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면서, 이른바 ‘엘리엇 사태’가 극한의 상황으로 치달은 적이 있었다. 당시 이 사태는 국내 경제계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핫 이슈였다.

정두언 전 의원

“세상에 아버지한테 60억을 받아 세금 내고 40억으로 20년 만에 8조를 만들었다. 그것으로 후계자가 되겠다는 건데, 세상에 이런 식의 머니게임을 벌여 돈을 벌겠다는 거다. 이게 가능한 얘기냐. 이건 주가 조작이고, 미국 같으면 종신형으로 구속되는 범죄행위다.”

당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겨냥해 한껏 목청을 높여 비난했다. 한 판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결기로, 당장 구속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멘토와 다름 없는 가까운 대학교수로부터 온 전화였다, “삼성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그러다가 무슨 일 당할지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걱정해주는 조언이었지만, 그에게는 일종의 협박으로 들렸다.

16일 오후 정 전 의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의 에피소드를 이같이 소개했다. 마침 이날 ‘시사인’이 추가로 공개한 ‘장충기 문자’ 가운데 공교롭게도 정 전 의원의 이름 석자가 거명됐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문자는 SK그룹 김영태 부회장이 장충기 전 사장한테 보낸 메시지다. 문자에서 김 부회장은 장 전 사장에게 “선배님, 정두언이 삼성합병에 대해 까맣게 이야기하며, 정기국회 때 증인채택을 운운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다.

이에 이날 인터뷰에서 정 전 의원은 해명에 나섰다. 당시 있었던 실제 상황을 위와 같이 소개하면서 말이다. 요컨대, '엘리엇 사태'가 일어났을 때 정 전 의원은 문제의 장본인인 이재용 부회장을 겨냥해 즉각 구속을 주장하며 공격했고, 그러자 가까운 지인을 통해 협박이 들어왔으며, 이후 대체 어떤 배경에서 그런 상황이 전개됐는지를 궁금해 했는데, 그 의문을 풀만한 단서가 (장충기 전 사장의) 은밀한 문자 메시지 속에 들어 있었다는 시실을 이날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날 추가로 공개된 문자 메시지가 이른바 '삼성 공화국'의 일그러진 퍼즐을 맞추는 한 조각으로 확인되면서, 정 전 의원에게는 만감이 교차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못잖게 삼성이 저지른 '경제농단'의 적폐가 곳곳에 끝 모르게 범접해 있음을 보면서 씁쓸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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