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천안을 비롯한 서울·평택·대전·경주서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폰지게임’은 과거 ‘조희팔 사건’과 많이 닮아 있다는 점에서 수 천명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금액은 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폰지게임’은 실제로 아무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원금과 이자를 갚아 나가는 일종의 금융 피라미드 사기수법이다.

1925년 ‘90일 만에 원금의 2배 수익 보장’을 내세우며 미국 전역에서 8개월 만에 4만여 명으로부터 1500만 달러를 끌어모은 사기범 찰스 폰지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17일 <굿모닝충청>에 만남을 요청한 피해자 김모(43·여)씨는 “작년에 기사를 보고 그만뒀어야 하는데 어리석었다”며 고수익 유혹에 넘어간 자신을 자책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굿모닝충청에 작년 3월부터 금융 피라미드 사기 관련 기사가 난 것을 봤다. 설마 (내가) 투자한 곳인지 불안해서 관심 갖고 쭉 지켜봤는데 그곳이 맞더라”라며 “그때 유혹을 이겨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처음에는 친구가 확실한 투자처가 있다 그래서 모은 돈 8000만원하고 2000만원을 대출받아 시작했는데, 수익금이 제때 들어오니 욕심이 났다”며 “친척들, 지인들 돈까지 끌어들여 5억원을 맡겼는데 올해 초부터 이자도 안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와 누굴 탓하겠나. 신고하면 돈을 못 돌려받을 것 같아 고민하다가 이제 고소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주에서는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청년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지점 모집책 4명은 폰지게임 총책의 실질적인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총책과 함께 있었고 이 중 한명은 총책 이모(39·여·대표)씨의 남자친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명은 불법 투자 모집해서 모은 돈으로 일수를 하고 있다는 제보도 있다.

이 밖에도 아산에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는 300여명의 직원 중 반 이상이 불법 투자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피라미드 사기사건에 휩싸인 A사는 외국계 보험회사에서 보험설계사의 꽃이라 불리는 COT(Court of the Talbe)를 6년 연속 수상해 보험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이씨가 모친 명의로 설립한 보험회사다.

임원진 중에는 이씨의 친동생 이모(37·이사)씨가 포함됐으며 대표 이씨, 이사 이씨, 이들의 모친 박씨 등이 총책으로 알려졌다.

한 제보자는 “대부분의 투자자 모집은 대표 이씨가 직접 한 게 아니라 가족, 지인이 전담해 수사가 진행돼도 ‘꼬리 자르기’식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불법 모집한 돈으로 비싼 변호사를 이미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천안서북경찰서는 이날 각종 투자명목으로 수백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A사 본부장 박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대표 이씨의 외삼촌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9일 A사 중부본부 지점장 김모(37)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A사 지점장으로 일하면서 모집책 등을 고용해 ‘폰지게임’ 형태의 금융사기수법으로 수십명으로부터 각각 수백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A사 서울 강남본사와 천안 중부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유사수신행위와 관련된 서류를 확보하고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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