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국방장관, "제대로 군기 잡았다!"
송영무국방장관, "제대로 군기 잡았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08.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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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국방부에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방사청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생전 이런 회의는 처음 봤습니다. 정강이에 ‘쪼인트’만 안 까였지, 일보직전의 살벌한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지난 18일 열린 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약칭 방추위) 회의장 분위기를 회의 참석자가 이렇게 귀띔했다. 이처럼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서 방추위 회의가 진행된 건 사상 처음이라면서 전한 말이다.

대체 회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SBS 취재파일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위원장인 송영무 국방장관이 시쳇말로 “상을 뒤엎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선 방추위는 무기의 도입, 개발, 개량 사업을 결정하는 무기 관련 최고 의결 기구다. 국방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각 군의 책임자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고위직들이 참가한다. 이날 회의에는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위성 개발 사업을 착수하는 절차인 정찰위성 추진 기본전략 및 개발 계획안에 관한 심의가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그러나 회의가 시작되고 실무자의 안건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송 장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표정부터 심상치 않았던 그는 작심한 듯 거침 없는 목소리를 거푸 쏟아냈다.

“킬 체인 개발사업이 추진된 지 3년이 지나도록 한 걸음도 못 나가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는 거냐. 정찰위성을 제때 띄우지 못하면 처벌하겠다. 이 사업 끝나기 전에 정년 퇴직해야 하는 사람은 당장 (사업단에서) 나가라.”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위성 개발 사업이 3년 이상 지체 된 점이 장관의 심기를 건드렸던 셈이다. 정찰위성 사업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선제 공격하는 킬 체인의 '눈'을 구축하는 가장 핵심적인 일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보다 3년 이상 지체된 이유는,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찰위성을 서로 차지하려고 달려드는 통에 늦어진 것이다.

어쨌든 그 동안 사전 조율된 안건에 대해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해왔던 방추위원들로서는 송 장관의 예기치 못한 호된 질책에 몸 둘 바를 몰랐다고 한다. 지금껏 안건을 놓고 열띤 찬반 난상토론을 해본 적도 없고, 상정된 안건이 부결되거나 심의가 연기되는 경우 또한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안건은 제대로 심의도 못한 채 1주일 연기됐다. 대신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무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틀을 다시 짜라는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정찰위성의 운용주체는 청와대가 개입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빼는 대신 군과 국가정보원이 공동 운용하는 식으로 교통정리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정부가 설령 정찰 5기를 성공적으로 완성한다고 해도 킬 체인의 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들을 시시각각 쫓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찰위성 사업의 뿌리부터 다시 뜯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여의치 않다 싶으면 싸게 파는 외국 정찰위성이라도 찾아보고, 타 부처가 운용하는 위성들을 빌려 쓸 궁리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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