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의원님 재미있습니까?
이완구 의원님 재미있습니까?
[노트북을열며] 이호영 정치팀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5.12 11: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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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여·청양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이 6일 기자간담회를 자처하며 대전시당을 찾았다. 명목은 당선 인사라지만 요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한 나름 야심찬 해법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이 의원은 2010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총리실의 도청·감청을 당해가며 충남지사직을 그만두게 된 배경까지 일일이 설명하며 과학벨트를 지켜야 하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해법이 바로 ‘국회선진화법’과 ‘민주당의 확고한 당론’이다.

이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예결위원 3분의 1만 반대하면 어떤 안건도 여당 임의로 상정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반대 입장만 확실히 하면 추경안 자체가 예결위 상정은 물론 본회의 상정도 못하기 때문에 결국 부지매입비 700억 원이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본회의 안건은 천재지변, 비상사태, 교섭단체 합의사항 아니면 의장 직권상정도 안되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도 어쩔 수 없을 것” 이라고도 말했다.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면 이 의원이 당내에서 동료 의원들을 직접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의원들의 이해가 다 다른데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한발 뺐다.

논리상으로 보면 그의 말대로 “심플” 할 수도 있지만 속내를 보면 결국 과학벨트의 공을 온전히 민주당에 떠넘기자는 심산이다. 사실상 새누리당은 지금대로 갈 테니 민주당이 알아서 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한 것이 “민주당 이상민 의원과 박범계 의원의 맹활약에 대해 당을 떠나 찬사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넣지 못하면 전체 추경안 자체를 무산키라는 교묘한 부추기기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 대부분도 황당함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나 선거기간 내내 ‘포스트 JP’와 ‘큰 정치인’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던 이 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듯싶다. 그것도 대전까지 와서….

물론 지난 3일 대전·충남북 새누리당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전액 국비지원을 결의했고, 자신도 이번 주 황우여 대표와 만나 이 문제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왠지 쇼맨십이 가까워 보인다.

이날도 이 의원은 언제나처럼 충청권 현안 해결을 위한 여야 의원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특히 “현재 충청권은 강창희 의장, 박병석 부의장, 양승조 최고위원 등 이만한 화력을 가진 적이 없다”며 “장·차관이 와서 몇 마디 하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랄 필요 없다. 당당하게 법대로 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진정 그가 말하던 ‘충청권 맹주’의 모습일까. 이번만큼은 박근혜 정부가 충청권에 한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주민들에 대해 “민주당이 추경안 상정 안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 시기는 부차적인 문제다” 라고 오히려 독(毒)을 타고 떠나는 모습 뒤로 차마 묻지 못한 말이 있었다.

“의원님 재미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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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淸海) 2013-05-14 17:43:34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게 아닙니다. 여,야를 떠나 지역현안에 대한 협조와 공조를 당부하신걸 공 떠넘기기나 맹주 자격론까지 비역시키는것은 지나친 확대입니다. 지역현안사업은 여,야를 막론하고 함께 합심해 풀어가야 한다는 말씀으로 해석하심이 옳지않을까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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