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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젊지만 진중한 음악을 만드는 첼리스트 유병혜대전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차세대 아티스타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7.08.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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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⑭
    대전문화재단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차세대 아티스타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은 개인 창작을 극대화 시켜나갈 수 있으며, 신진 예술가들은 서로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문화예술 인적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모두 24명을 선정했으며 이들의 창작활동과 예술세계를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소속 작가들이 취재해 널리 알리고자 한다.

     

    [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첼리스트 유병혜 씨는 전문 연주자로 발을 뗀지 1년 된 젊고 의욕적인 예술가이다. 그러나 아직 연주 경력이 화려하지 않다고 예술적 경력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이제 나만의 음악, 저의 예술적 개성을 찾아나가는 길에 들어섰어요. 작년까지는 학생 신분이었으니까요. 이제 다른 연주자와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을 시작했어요.”

    유 씨는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대학원의 석사과정에 해당하는 ‘마스터 오브 뮤직’ 과정을 마치고 작년에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따라서 1년 경력의 연주자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28년 동안 첼로로 인생을 연주해온 연주자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유 씨의 엄마는 피아노 연주자였다. 그렇게 자연스레 음악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생활했으며 어릴 적 잠깐 피아노를 연주하다가 엄마의 추천으로 첼로를 만났다. 그렇게 대전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첼로를 시작했는데 적성에 잘 맞고 아주 재미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잘한다는 소리만큼 동기를 유발하는 좋은 자극제가 없잖아요. 저도 그랬죠. 재미있게 연주하고 또 잘한다고 하니까 흥이나 더 열심히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이렇게 첼로와 함께 생활하며 중학교에 올라갈 무렵, 아버지의 회사 업무와 관련되어 식구들 모두가 독일로 이주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독일 생활이 작년에 대전으로 돌아올 때까지 16년 동안 이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교육을 위해 일부러 유학을 추진하기도 하지만 유 씨는 자연스럽게 클래식음악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음악적 환경을 가지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반베르크’라고 하는 작고 아기자기한 도시에 살았어요. 유네스코가 지정할 정도로 아름답고 생태적인 도시였죠. 그곳에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중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자연스럽게 음악을 나누고 함께하는 분위기에서 지냈어요. 여럿이 어울려 같이 음악활동을 하는 기회가 많았어요.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같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죠.”
     음악을 배우는데 경제적인 부담도 없고 학교 수업에서도 과제나 보충 같은 부담도 적어 연주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는 것이다. 이후 가족은 먼저 귀국하고 드레스덴으로 옮겨 대학공부를 마쳤다. 이런 독일 생활 중에 잊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바로 음악적 계기와 모범을 만들어준 좋은 선생님과의 만남이다.  

    “너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어요. 음악적으로도 그렇지만 인간적으로도 배울 부분이 많았죠. 성품이 너무 좋아서 나도 나중에 성장해 저런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죠.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좋은 지휘자를 만났고 또 좋은 연주회도 많이 보면서 다방면으로 많은 영감을 얻었던 시기였어요.”

    두 개의 키워드

    이렇게 공부하는 시간을 마치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가족이 귀국한 후 혼자 외국생활을 하는 일도 지쳐가는 데에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일은 큰 도전 같은 일이었어요. 경쟁도 심하고 또 모두 새로운 환경이잖아요. 예상은 했죠. 막막하고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요. 그래도 생활에 변화가 필요했고요. 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내 나라에서 활동해보고 싶었고요.”

    유 씨의 경우는 외국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온 다른 연주자들보다 조금 빠른 편이다. 일찍 음악을 시작한데다 외국에도 어린 나이에 나갔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른 환경을 선택한 연주자로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려면 먼저 자신을 알려야 한다.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시작해야할 일이 바로 자신과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일이 필요하고 그것은 바로 독주회이다. 유 씨는 독주회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대전문화재단이 지원하는 차세대 아티스타를 알게 되었다.

    “먼저 연주회를 했던 선배 음악가들의 포스터를 보니까 대전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다는 문구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리저리 알아봤죠. 차세대 아티스타 사업을 찾아내고 막상 지원하려고 하니까 상당히 어려웠어요. 제게는 서류작업도 생소하고 복잡해서 밤을 새면서 써보면서 고민했죠. 사실 서류도 통과 안 될 거라 생각했어요. 제가 우리나라에서 연주경험이 없었으니까요.”

    우려와 달리 연주와 인터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유 씨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현대음악을 선택했다. 반주가 없는 첼로 독주곡으로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다양한 소리를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렇게 연주는 별 긴장 없이 집중해서 임했는데 오랜 외국생활로 우리말로 길게 인터뷰하는 일이 더 걱정이었다고 한다. 

    첼리스트 유병혜 씨는 10월 17일에 예술의 전당에서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바로 차세대 아티스타로 여는 연주회이다. 이 연주회는 독일과 소나타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세 명의 독일 작곡가의 곡이면서 모두 소나타로 선곡했다. 베토벤과 스트라우스처럼 유명한 작곡가에서부터 파울 힌데미트라는 현대음악 작곡가까지 아우른다.

    “독일은 저에게 두 번째 고향 같은 곳이에요. 그래서 제가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큰 장점이 있어요. 또 모두 다른 시대의 작곡가들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줄 수 있죠.”
     첫 독주회의 흐름은 독일을 근본으로 하지만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면서 대중적인 선곡과 전문적인 음악 모두를 끌어안고 갈 예정이다. 물론 연주자의 여러 기량을 자연스레 보여줄 수 있는 선곡이기도 하다. 이 자리는 유 씨가 음악을 대하는 진중함도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 씨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는 연주에 앞서 많이 생각하고 음악가를 연구하고 악보를 통해 공부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난 후 제대로 된 감정을 찾고 또 음악에 이입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친근하고 깊은

    “많은 첼리스트가 그렇듯이 저도 바흐를 좋아해요. 바흐가 쓴 6개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모든 첼리스트들에게 도전하고 싶은 곡이기도 하죠. 어릴 때부터 바흐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같이 가야하는 음악가입니다. 또 연주자로는 따듯한 소리를 가진 지안 왕을 좋아해요. 원래 따듯한 첼로의 본성을 잘 살리는 연주자라고 생각해요.”

    유 씨가 첼로와 함께 따듯하게 사랑하는 음악가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첼로는 원래 푸근하게 끌어안고 연주하는 악기이기에 따듯하게 다가가고 또 소리가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악기이기에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그러면 나이가 더 들었을 때 유 씨는 당연히 따듯한 연주자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되는 덕목이 있었다. 따듯한 연주자이면서 또 따듯한 선생님으로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도 좋은 선생님을 많이 만났어요. 그러니까 내가 배우고 느낀 것들을 다시 후배들에게 잘 보여주는 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과 함께 좋은 사람으로 함께 성장하는 일은 중요하죠.”

    이렇게 따듯한 젊은 예술가 한 사람이 차세대 아티스타라는 이름표를 달고 전문 연주자로 첫발을 떼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지금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가깝게는 내년의 일이다. 두 번째 연주회는 독일과는 다른 문화권의 음악적 향기를 맡아보기 위해 러시아의 유려함을 생각 중이다. 또 클래식음악으로 대중에 가깝게 다가가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친근하게 다가간다고 해서 음악을 바꾸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돈을 지불하고 연주회장에 가지 않고서도 생활 안 여러 장소에서 가볍고 편하게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작은 연주방법을 생각해보고 있어요.”

    좋은 연주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클래식이 아직 대중과 친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음악환경을 바꾸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은 고민들은 또 있다. 먼저 왼손 엄지손가락 안쪽에 박인 굳은살이 눈에 들었다. 일종의 직업증후군이었다. 손가락도 왼손이 더 긴데다가 연주할 때 조금씩 옆으로 틀어 앉아 하다보니 체형이 틀어질 수 있고 다리 길이도 다르다. 그래도 첼리스트 유병혜 씨는 이성과 간성의 균형이 잡힌 음악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따듯하게 다가갈 것이다. 이것이 한 젊은 예술가가 가진 종교였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and3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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