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의 자세 중요…민·관 모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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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생명사랑문화제 이틀째 한·일 자살예방 토론회…생생한 목소리 나와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7.08.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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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충남도생명사랑문화제 워크숍 겸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 이틀째인 26일 오전, 공주 고마센터에서는 한·일 양국의 자살예방 실천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토론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2017 충남도생명사랑문화제 워크숍 겸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 이틀째인 26일 오전, 공주 고마센터에서는 한·일 양국의 자살예방 실천 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충남도 강흔구 건강증진식품과장,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오중근 센터장, 김도윤 부센터장, 박진아 자살예방팀장을 비롯해 일본 아키타현 NPO 구모노이토 사토우 히사오 이사장, 아오모리현 NPO 호호에미 후지바야시 유리코 대표, 동경 아라카와구 복지부 장애인복지과 마음건강추진계 요기 게이코 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충남지역 자살 유가족 모임 대표자 3명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양국의 자살 예방 사업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기 때문인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나왔다. 동시통역은 일본 릿쿄대 박사과정 박혜선 씨가 담당했다.

발제자들은 특히 자살 예방 대책이 특정 민간 단체나 지방정부의 한 개 부서만이 나설 일이 아님을 강조하며, 민·관 모두가 힘을 합쳐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먼저 오중근 센터장은 인사말에서 “도의 자살률이 아키타현처럼 내려갈 거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도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자살 유가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늘 토론회가 정신보건 관계들에게 많은 배움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제자들은 양국 지방정부 또는 민간단체 차원의 자살 예방 활동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발제자들은 특히 자살 예방 대책이 특정 민간 단체나 지방정부의 한 개 부서만이 나설 일이 아님을 강조하며, 민·관 모두가 힘을 합쳐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구모노이토의 다카이 메구미 씨는 2003년부터 시작된 아키타현의 ‘생명종합상담회’에 설명하며 실태를 점검했다.

구모노이토의 다카이 메구미 씨는 2003년부터 시작된 아키타현의 ‘생명종합상담회’에 설명하며 실태를 점검했다.

그에 따르면 자살로 내몰리기까지의 기간은 여성 8.1년, 남성 3.8년으로, 적지 않은 시간을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상담자가 가져야 할 원칙도 소개됐다. ▲마음의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를 나누어 생각한다 ▲고민의 원인을 가시화 한다 ▲해결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간단한 문제부터 대책을 마련한다 ▲큰 문제는 바로 결정하지 않고 뒤로 미뤄둔다 등이다.

그는 “하나를 해결하게 되면 조금씩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다 보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미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분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우리가 그분들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지만, 그들과 고민하고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에서 변신해 자살 예방 단체를 이끌게 된 후지바야시 유리코 대표는 경청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평범한 주부에서 변신해 자살 예방 단체를 이끌게 된 후지바야시 유리코 대표는 상담자에 대한 경청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먼저 “처음에는 남성을 위해 저녁에 시작했는데 1년 동안 한 명도 오지 않았다”며 “이후에는 남성을 배제하고 여성을 위해 월요일 오후마다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보물을 배부했는데 항의전화가 왔다. ‘자살이라는 말 자체가 거부감이 있으니, 그 단어를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우리 모임의 목적을 설명했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어떤 상담자는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상담하러 오는 경우도 있는데, 차츰 태도가 바뀌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

그는 “아오모리현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며 “경청의 방법을 더욱 배워, 어떤 사람과도 깊이 있는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요기 케이코 씨는 자살 예방을 위한 아라카와구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상세히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요기 케이코 씨는 자살 예방을 위한 아라카와구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상세히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아라카와구는 23개 구 중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이자 고령화가 심한 곳이라고 한다.

그는 “자살 예방의 날에는 도서관에 유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긴 안내판을 배치하고 있고, 한 개의 과가 아닌 구 전체가 중심이 돼 자살 예방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살자의 반 이상이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자살 시도자에 대해서는 일일이 따라다니며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살을 막기 위한 일본 지방정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읽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는 또 “육아문제로 엄마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대를 받았을 때 시간이 지나도 잘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도 파악하게 됐다”며 “이 문제를 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관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행정이 할 수 없는 일도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계속해서 박진아 팀장은 2013년 진행된 충남지역 농어촌 자살사망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며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계속해서 박진아 팀장은 2013년 진행된 충남지역 농어촌 자살사망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며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도내 4개 지역에 대한 자살사망 원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세 이상 남자 노인으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음 ▲평소 자기표현을 안 하는 성격으로 지역주민이나 외부와 단절된 지 오래임 ▲자식들은 타지에 거하고 있고 부인과 둘이 거주하거나 혼자 거주 등의 유형이 확인됐다는 것.

박 팀장은 이어 최근 진행된 천안지역 자살 사망자에 대한 조사 결과의 개요를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보고는 오는 9월 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4명의 발제에 이어 방청객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일 양국이 자살 예방 대책 면에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이 모두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 4명의 발제에 이어 방청객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일 양국이 자살 예방 대책 면에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이 모두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참가자들은 특히 자살 예방 대책에 국경이 있을 수 없음에 공감하며 양국 지방정부 및 민간단체 간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더 걸릴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한 참가자는 “자살 예방 사업에 대한 양국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보는 뜻 깊은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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