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막자" 앞장선 일본 유가족…국내에선 '신중'
"자살 막자" 앞장선 일본 유가족…국내에선 '신중'
일본 동경 아라카와구, 도서관에 유가족 이야기 전시…왜곡된 시선이 장애물 분석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7.08.27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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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부터 공주시 고마센터에서 진행된 ‘2017 충남도생명사랑문화제 겸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의 백미는 26일 열린 ‘한·일 자살예방 실천방안 토론회’였다.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지난 25일부터 공주시 고마센터에서 진행된 ‘2017 충남도생명사랑문화제 겸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의 백미는 26일 열린 ‘한·일 자살예방 실천방안 토론회’였다.

양국의 지방정부와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국경을 넘어 자살 예방을 위해 머리를 맞댄 자리였기 때문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경험해 온 생생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참석자들의 호응이 컸다.

일부 대목은 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자살 예방 활동에 대한 온도차를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일본 동경 아라카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살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노력은 많은 시사점을 안겼다.

아라카와구 장애인복지과 마음건강추진계 요기 게이코 씨는 이날 발제를 통해 “유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대학이나 도서관 등에 홍보 패널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이 패널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충격과 슬픔, 그리고 “당신은 절대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구구절절하게 담겨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정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지방정부와 민간단체들은 이들에게 “도서관에라도 갈 것”을 권유하고 있고, 바로 그 곳에 이 같은 패널을 설치해 자살 예방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아라카와구에는 이 같은 패널이 약 15개가 있고, 다른 자치단체나 민간단체가 원할 경우 적극 대여해 주고 있다고 한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했음을 스스로 알리는, 일종이 ‘커밍아웃’을 한 셈이다. 오로지 “더 이상 이런 슬픈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요기 게이코 씨는 “일본의 경우 자살기본법 자체를 유가족들, 특히 자녀들이 나서서 만들었다.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패널을 제작하게 된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에 설치함으로써 매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분석이다. 유가족들의 죄책감이 매우 큰데다, 왜곡된 시선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론회에 참석한 한 유가족은 “조심스럽다.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자신의 아픔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충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김도윤 부센터장은 “유가족들이 직접 나설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아직은 왜곡된 시선이 너무 많은 실정”이라며 “이분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과 함께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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