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고, "일관성 없는 '남사당 판결'"
이재용 선고, "일관성 없는 '남사당 판결'"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7.08.29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1심 선고에 관한 판결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심 재판을 지휘한 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를 ‘소신판결’의 주역으로 평가하는 일부 보수언론들과는 다르게, “균형감을 잃은 무소신의 판결’이라는 불만과 함께 ‘남사당 판결’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전직 부장판사 출신인 법조인 이정렬 전 판사는 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272쪽의 판결문 전체를 두 차례 살펴봤는데, 내가 봐도 판결문의 내용이 너무 어려웠다”면서 “(판결문이) 물 흐르듯 전개되지 않고 왔다 갔다 줄타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마치 남사당 놀이에서, 팽팽한 외줄에 올라 탄 줄꾼이 여러 가지 곡예를 보여주느라 몸의 중심을 좌우로 흔들며 건너가는 꼴을 닮았다 해서, 그는 이번 판결을 ‘남사당 판결’이라고 불렀다. 재판부가 유죄와 무죄 사이에서 좌고우면하다 보니, 판결문이 엉성한 논리로 깔끔하지 못하게 작성됐다는 이야기다.

이 전 판사는 또 이 부회장의 재산 국외 도피혐의 중 일부 무죄 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허위 예금거래 신고와 관련, “(판결문에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최순실에게 돈을 넘길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적으면서도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점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사회적인 큰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뒷받침할 피고인측의 반박 근거를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제시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죄추정 원칙이란, 유죄확정 전까지 피고인에게 인권침해를 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피고측이 무죄임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는 소송법적 취지도 담겨 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영재지원센터-승마지원센터 등과 관련,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 둘 다 무죄이거나 유죄이어야 맞는데 이상한 논리로 전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의 양형 부분에 대해서도 몰아붙였다. 그는 “이 부회장만의 이익독점이 아니라 삼성전자에도 이득이 있다”는 판결에 대해, ‘충격적인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재용과 삼성전자는 한 몸이나 다름 없는데, 난데 없이 따로 분리시키는 것부터가 정상이 아니었다"면서 "그런 판단은 재벌구조가 공고화되는 게 삼성에 이익이라는 인식, 즉 이 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재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판결문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라고 지적했다.

사법부가 여전히 국민적 신망을 얻지 못한 채, 청산돼야 할 적폐대상으로 손가락질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새삼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