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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프리즘] 살충제 계란의 해법, 적정축산(適正畜産)

    김종남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굿모닝충청 김종남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부소장] 살충제 계란에서 닭으로, 다시 산란장의 흙과 지하수로 살충제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닭과 소, 돼지를 위해 뭔가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양식이고,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수단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생명 그 자체로 기쁨을 주었을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려 한다.

    살충제 계란 이야기가 언론에 등장하자 사람들이 ‘계란에서 왜?’ 라고 물었다. 수천수만의 닭들이 A4용지 한 장 크기의 닭장에서 먹고 자고 알을 낳는 산란계의 일생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질문. 어디를 가도 매일 밥상에 올라오는 계란을 보면서 그 많은 달걀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한번이라도 궁금했다면 품지 않았을 의문.

    비단 닭뿐일까? 사람의 한 끼 양식을 위해 사육되는 돼지와 개와 소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정은 비슷하다. 농장주와 유통업자, 가공업자에게는 최대의 수익을, 소비자에게는 싼값의 고단백을 공급하기 위해 그들이 비윤리적 환경에서 사육되는 한 살충제 그 이상이 발견된다 한들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조류독감과 구제역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도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방치한 결과가 살충제 계란이다. 피프로닐, 비펜트린, 에톡사졸, 피리다벤, DDT까지 까맣게 몰랐거나 무심하게 지나쳤던 그러나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는 살충제 성분들을 온 국민이 알게 한 밀식 공장형 축산의 문제를 이번에도 바꾸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각종 항생제와 살충제로 오염된 단백질 덩어리를 계속 먹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부실한 식품생산관리와 안전점검시스템, 안일한 문제의식을 부처간의 힘겨루기와 책임 떠넘기기, 희생양 만들기로 소일하다가 문제가 잠잠해질 때쯤 제 자리로 돌아간다면 말이다.

    살충제 닭만큼 놀라운 또 하나의 사실은 이렇게 사육돼 식탁에 올라왔던 닭과 돼지와 소가 매일 1680톤씩이나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사실이다. 2011년 음식물류 폐기물 조성별 발생 원단위 및 물리적 조성비(국가통계포털)를 적용해 우리가 매일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를 분석해본 결과다.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인은 하루 1만2천톤여의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한다. 음식폐기물의 물리적 조성비(채소류 31.1%, 과일류 19.9%, 곡류 20.1%, 어육류 14.1%, 국물 5.4%, 기타 9.4%)로 분류하면 어육류 폐기물은 하루 1680톤이 나온다. 이것은 우리가 먹는 닭으로 환산하면 약210만마리, 돼지 약29,473마리, 소 약3,054마리 분량이다.

    배불리 먹고도 남아 버리는 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면 전국의 수백만에서 수억에 이르는 동물들을 이토록 비참한 환경에서 키우지 않아도 된다. 살충제 계란이 논란이 되면서 방사형 농장과 계란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어김없이 따라오는 말이 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함께 생각해보자.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이며 건강한 닭과 계란을 절반만 먹는 대신 낭비하지 않는다면 개인과 사회에 어떤 것이 이익인가? 저렴하지만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물질을 함유해 사회적인 문제라면 그 단백질은 생산과 공급을 줄이도록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창피한 사건이기는 하나 살충제 계란 파문은 우리에게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고 환경부담도 완화하며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정책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다. 문제는 우리가 이 기회를 잘 살리는가이다.

    십여 일 전 대청호 수질을 악화시키는 원인들을 돌아보고 왔다. 식수원으로 침출수가 유입되게 상류지역에 방치된 축산분뇨들, 홍수조절지 안에서 버젓이 살포되고 있는 농약과 비료들이 보였다. 축산 악취도 심했고, 주민들은 축산분뇨의 수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축산분뇨에 따른 악취와 수질오염 대책을 이야기하던 중에 해답은 축산두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한 전문가가 말했다. 환경부담을 줄이면서 윤리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방안이었다. 과잉축산의 문제가 낳은 살충제 계란은 우리사회가 이제 익숙한 경로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왔노라고 말하고 있다.


    김종남  jongnamd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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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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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순 2017-10-09 15:44:28

      무척 공감가는 글입니다.
      축산두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일이야 말로 지금의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좀 더 비싸더라도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비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텐데..
      전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어야 하겠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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