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폐업 위기에 처한 리베라호텔 유성 직원들이 “모기업인 신안그룹이 일방적으로 폐업을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호텔리베라호텔노동조합’(이하 노조) 등은 4일 호텔 내 노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갑질’ 폐업을 중단하고 호텔을 정상화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기 시작한 모기업인 신안그룹은 지난달 11일 노조에 “회사 ‘회생방안’을 협의하자”며 호봉제 폐지, 퇴직금누진제 폐지 등 단체협약 개정에 대한 답신을 그 달 16일까지 요구했다.
이에 노조는 폐업 철회와 직원 고용 보장을 전제로 사측의 제시안을 수용했고, 사측은 이를 “회장에게 보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문제를 삼는 것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폐업을 결정했다는 것.
노조 측은 “사측은 회계법인 등에 의해 경영컨설팅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등 경영상 어려움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며 “이는 ‘갑질’ 폐업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측이 노조에 제공한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작년 매출액은 약 130억 원에 영업이익은 21여억 원 적자지만, 서류상 경비인 감가상각비 13억 원을 제외하면 영업적자는 8억 원에 불과하다”며 “8억 원에 폐업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올 추정 매출액은 4.1% 증가하는 반면, 인건비는 4.7% 감소하는 것으로 돼있다”며 “영업이익도 약 25% 감소로 잡아놓았지만, 감가상각비를 제외하면 영업적자도 2억 4000여만 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더구나 사측은 내년 영업이익 7억, 2019년 10억 원, 2020년 14억 원 등 경영상 어려움이 호전될 것으로 판단함에도 호텔 폐업 결정은 운영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텔 폐업은 직원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한 뒤 “신안그룹이 호텔 정상화에 관심이 없다면 3자 매각하는 길밖에 없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신안그룹 측은 컨설팅 결과 비공개에 대해서 “객관적인 차원의 컨설팅을 위해 외부 업체에 의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 고지를 하느냐 안 하느냐를 떠나서 노조 측도 이 내용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 호전 예상에도 폐업으로 방향을 잡은 까닭에는 “어느 업체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호전이라고 볼 수 없는 게 유성온천 지역은 꾸준히 시장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지금은 이 지역 호텔들이 한정된 시장에서 얼마만큼 더 갖고 가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회장에게 보고한 회사 회생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이를 협의했다해도 폐업 철회 및 유보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보장하지 못한다”며 “이 방안은 사실상 건의안 성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폐업 소식이 알려진 이후, 리베라호텔 유성 직원들은 약 30~40명가량 호텔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이 상황이 지속될 시 직원 이탈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때문에 김희준 노조위원장은 “남아있는 직원들이 혼란해하고 있어 폐업이 결정되기 전 승부를 보겠다”며 “내부적으론 조합원 간담회 통해서 직원 이탈 막겠다”고 강조했다.
또 노조 측은 대전시와 유성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진보단체를 중심으로 뭉쳐 폐업을 막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