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④ “학교체육은 건강한 민주시민 토양… 평생체육 열매 맺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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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대전시교육청]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프로젝트 “운동장도 교실이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7.09.08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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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학교스포츠클럽 창안자 이재현 대전시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1970~1980년대 체육은 문자 그대로 단순한 신체활동이었습니다. 특별한 시설도 프로그램도 없이 단순히 공 몇 개 나눠주고 운동장에서 뛰게 하는 게 전부였죠.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생활패턴이 달라지고 스포츠 분야에서도 과학화·현대화·전문화가 진행되면서 ‘나도 참여할 수 있는’, ‘나도 즐길 수 있는’ 분야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비로소 생활체육이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지요. 마라톤, 자전거, 등산, 탁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동호회가 생기고 참여인구도 늘어났습니다. 지금 그것이 ‘학교스포츠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1999년 대전에서 처음 시작된 학교스포츠클럽은 현재 초·중·고 370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국단위 프로그램으로 정착했다. 대전 동부교육지원청과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배 대회가 올해로 19회와 18회째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전시교육청 교육감배 대회는 12회째, 교육부 주최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10회째를 맞는다.

이 학교스포츠클럽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20년의 시간을 지켜온 인물이 바로 대전시교육청 이재현 체육예술건강과장이다. 1983년 충남 서산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이 과장은 1997년 미국연방체육대학원(USSA)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당시 교사들이 주축이 된 학교체육연구회 그룹을 만든다. 엘리트스포츠에서 벗어나 선진국에서처럼 모든 학생들을 위한 체육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다. 그리고 이 연구회의 노력과 교육청의 지원으로 1999년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는 첫발을 뗐다.

학교스포츠클럽의 창안자이자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이재현 과장을 통해 학교스포츠클럽에 내재된 기본 이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본다.

학생들에게 스포츠클럽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
스포츠는 운동이나 체육의 측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다. 각 개인의 일상적인 운동도 스포츠라 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이 모여서 같은 종목,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하면 클럽이 된다. 결국 스포츠클럽은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을 같은 목적과 종목을 즐기면서 심신의 건강과 사회적 관계 발전을 다지는 다목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신체·심리·사회적 효과는 많이 간과됐고, 단순한 운동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발전하면서 스포츠 없는 개인의 삶은 생각할 수 없고,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스포츠가 생활화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이 시대 가장 주요한 화두가 됐다.

스포츠가 노동과 공부의 반대개념으로 이해되는 경우도 있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에서 스포츠는 엘리트들이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1980년대 들어 체육부가 문교부로 이관되면서 정부 주도의 엘리트 스포츠 육성이 절정에 달했다. 이후 건전한 스포츠 본질을 벗어나 운동은 공부를 안 하는 사람이 하는 것, 운동을 하면 공부를 안 해도 되는 것으로 이해돼 왔다. 올림픽에서 메달 수가 많아지면서 국위선양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개인의 지성·사회성·매너,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과 적성은 철저히 배제됐다. 일반 학생들에게는 과도한 입시위주 환경과 노동력을 필요로 분위기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도 여겨졌다. 그렇게 30여 년이 흐른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스포츠클럽의 근본 목적은 어디에 두고 있나.
학교스포츠클럽의 목적은 명확하다. 하나는 심신이 건강한 민주사회시민을 육성한다는 교육적 측면이다. 둘째는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학생 자살사고 예방과 생활지도 등 사회적 측면이다. 체육의 본질인 신체, 심리, 사회적 발전도 있다.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것밖에 없다’고 선택한 것이 학교스포츠클럽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융합교육의 시대다. 인문, 사회, 과학 등 모든 분야가 스포츠와 관계돼 있다. 이미 학교생활기록부에 활동사항을 적도록 되어 있고, 대학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앞으로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의 객관성과 신뢰도 확보하는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대학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지적 능력과 함께 신체적 경험을 강조하는 시대로 갈 것이다.

맨땅에서 학교스포츠클럽을 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1999년 대전 동부교육지원청에서 전국 첫 스포츠클럽대회가 열렸는데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도 젊은 교사들이 주축이 된 학교체육연구회 그룹의 노력과 교육청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2000년에 서부교육지원청 대회, 2005년 대전시교육청 대회가 생기면서 초·중·고 스포츠클럽 활성화의 전기가 마련됐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먼지 없는 운동장을 만들고, 선도적으로 잔디구장과 실내체육관을 건설하는 등 구성원들의 열정도 컸다. 무엇보다 운동은 놀이가 아니라 교육이라는 인식, 단지 1%가 아닌 99%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을 위한 체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의 공유가 큰 힘이 됐다. 결국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08년 교육부 주최 첫 전국학생스포츠클럽대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입시 연계 바람이 클 것으로 보인다.
대학입시 반영 확대는 연구 중이다. 교육부 사업영역이 커지고, 또 시도교육청에 권한이 이양되면 자연스럽게 그 길로 갈 것이다. 단순한 운동은 고인물이다. 흘러가게 해야 한다. 대전시교육청에서도 최근 학교체육지원센터를 신설하고 학교스포츠클럽과 체육활동을 제도적으로 정착·발전시키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전시 및 자치단체, 체육회와도 협력해 단순히 학교체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체육·생활체육으로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시설, 환경, 프로그램, 지도자, 평가, 활용 등 일련의 요소들이 대전시는 물론 국가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일반인들에겐 여전히 생소하다는 점도 문제다.
사실 자녀를 둔 학부모 외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어린 학생들에겐 관심과 박수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아이들이 결과에 관계없이 대회를 즐기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초석이 된다. 특히 그동안 학교스포츠클럽을 경험한 학생들이 30대 초반이 되는 향후 5~10년 후엔 생활체육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학교스포츠클럽은 이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었다. 지금부터 사회적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 대전시교육청도 학교체육진흥센터, 교육감 특화사업으로 학생들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앞으로 학교스포츠클럽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라나.
이미 사회는 관리형에서 창조형,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이다. 그동안 우리는 체육활동의 한쪽 면만을 봐 왔지만 이제는 단순한 운동의 경계를 넘어 인문, 과학, 문화적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체육과 스포츠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프라 구축과 프로그램 운영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 학생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누리는 평생체육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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