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교 “시민이 ‘갑’… 거리 좁혀야죠”
곽영교 “시민이 ‘갑’… 거리 좁혀야죠”
[똑똑! 근황토크] 곽영교 대전시의회 의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5.15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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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풀뿌리 민주주의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경제권은 전국을 500만 명 단위로 더 확대해야 합니다.”행정학 박사이자 대전시의회 수장인 곽영교 의장은 투 트랩 전략을 피력했다. 지난 2일 집무실에서 만난 곽 의장은 그동안의 삶부터 최근의 정치현안까지 가슴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들을 시원하게 털어놨다.

-어린시절을 반추해 보면.
금산군 남일면에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읍에서도 잠깐 살았다. 아버지는 소농으로, 어머니는 인삼행상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 대전으로 이사를 와서도 세살이를 하며 어렵게 지냈는데 양친이 모두 일찍 세상을 뜨셔서 아쉬움이 크다. 자수성가한 큰형님 덕에 그나마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 늘 감사하고 있다.

-행정학 전공인데 특이하게 투자신탁회사로 갔다.
원래 펀드매니저가 꿈이었다. 대학원도 다니고 하다 보니 남들보다 취직이 4년 정도 늦었지만 나름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후 주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선물옵션시장에 대비해 미국 시카고에 1년간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당시 50명이 지원해 10명이 뽑혔는데 상경계 이외 출신으로는 내가 유일했다. 카투사 출신이라 영어에는 좀 자신이 있었다.
아마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여의도 증권가에서 한자리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웃음)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충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제13대 국회 이인구 의원 비서관으로 발탁돼 입법분야를 담당했다. 이 의원이 14대 때는 낙선하는 바람에 취직을 해야 할 입장이어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금융권으로 진로를 바꿨다. 이후 10년 가까이 금융맨으로 살다가 2006년 제5대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왔다.
 
-최근 국제티클럽 패션쇼에 모델로 나가 화제가 됐다.
평소 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티클럽 아카데미에 갔다가 차 문화에 쏙 빠졌다. 고문으로 위촉하고 싶다고 해서 선뜻 허락했더니 지난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티 월드 챔피언십 대회’ 전통한복 패션쇼에 초청해 마지못해 아내와 함께 왕과 왕비로 깜짝 출연했다가 스타(?)가 됐다.

-의장이 되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평의원, 상임위원장, 의장을 다 거쳤는데 입장이 모두 다르더라.  평의원 때는 집행부에 날카롭게 질문도 하고 따지고 캐내려고 노력을 했는데,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는 집행부와 의회를 조정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다 보니 의회와 시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게 됐다.

특히 의장은 의회라는 기관의 기관장 역할이 크다 보니 모든 상황에 대한 시야와 생각, 접근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26명 의원들의 요구와 의견을 조율하고, 90여 명의 직원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장 크다. 또 의장으로서 집행부를 감시·비판하고, 때로 협력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후반기 의회를 개원하며 의정구호를 처음 선택했는데.
의회도 슬로건과 모토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은 늘 해왔다. 처음 시의원에 나오면서 ‘시민의 눈으로 시민의 마음으로’ 란 출마의 변을 쓴 적이 있는데, 의장이 되면서 시민공모를 해 여러 가지 작품이 올라왔는데 결국 내가 썼던 슬로건이 선택됐다.

-시민 입장에서 의회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다.
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이다. 말하자면 시민들이 갑 이고 우리가 을인 관계다. 시민들과 더 가까워지고 친목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 일단 시민단체가 대표성을 가지고 시민들 편에서 거버넌스 역할을 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협력관계를 맺으려 하고 있다. 처음 의장이 되고 방문한 곳도 시민사회단체다. 보다 다양한 의견을 의정에 도입하기 위해 정책토론회 및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행정사무감사도 시민단체와의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서 방향을 설정하고 했다.

며칠 전 의회 5층에 개장한 ‘마루텃밭’도 시민들에게 의회를 개방해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이다. 앞으로 의회 일부를 갤러리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확대할 생각이며, 지역 대학들과도 협약을 맺어 특강·인턴채용 등 학생들이 의회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특강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정치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차원에서도 입문할 기회가 많다.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을 시기이고, 투표권도 가지고 있으니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젊은 시절 정당이나 정치활동을 해보는 것도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젊은이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면 사회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 지역사회 봉사를 하다보면 정당요원 공채나 직접 출마할 기회도 생긴다. 지난해 ‘정치입문 어렵지 않습니다’란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달 30일에도 특강에 나갈 예정이다.

-지방분권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 20년 지방자치는 급격한 성장을 이룩했다. 앞으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주민자치는 더 세분화하고, 경제는 더 광역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행정구역상 도(道)를 폐지해 충청·영남·호남·수도권 등 500만 명 규모의 광역단위로 정부경제권을 분산하고, 예산·입법 등 자치권은 시·군 단위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

현재 도는 정부와 시·군 사이 중간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고, 지역별 역사성과 고유한 특성을 대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고 정부가 광역경제권 별로 총독 개념의 관리를 파견해 직접 시·군 단위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대전 등 광역시의 경우는 범위가 넓지 않고 지역적 통일성이 있는 만큼 그대로 두어도 된다.

또한 주민자치는 광역시 구 단위에서 1만-3만 명 수준의 동단위로 더 내려가 주민들 스스로 동장을 뽑고 의회를 구성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동 의회는 명예직으로 하되 제한적 입법권을 주고, 시의회는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역할을 하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구별 기초의회는 없애는 것이 낫다.

-엑스포재창조, 도시철도 2호선 등 갈등이 많다.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의장이라는 위치에서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누가 시장을 하든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다만 엑스포재창조를 하면서 80-90명에 달하는 마케팅공사 직원들의 처우와 연 100억 원 이상 들어가야 하는 시 재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부에서 공원으로 놔두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도시철도 2호선 논란의 핵심은 지상트랩이냐 자기부상 방식이냐 인데,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지상트랩은 접근성이 좋지만 교통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자기부상은 경제성과 미관상 문제가 크다. 지하화가 정답이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결국 선택의 문제인데 전문가에게 맡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입장은.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에 대한 공천제 폐지에 대해 동감한다. 한편으로 우리 공천제도가 제대로만 되어 있다면 좋은 점도 많지만 공천과정이 투명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당협위원장과 국회의원들이 수족을 만들려 하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 전 폐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 있으니 신뢰와 원칙을 중시하는 만큼 임기 중에는 반드시 실천할 것으로 본다. 현재 칼자루 쥔 의원들이 한 번 더 써먹지 않을까?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의회활동이 느슨해질 우려는 없나.
지역 챙기는 일이 결국 집행부를 견제하는 일이다. 그동안 경험상 선거 때문에 입장 바뀌거나 달라지는 것은 없다. 6월에 선거가 있으니 3-4월부터 분위가 달궈지지 그 전까지는 큰 문제는 없다. 하던 대로 하면 잘 심판받으려면 잘 하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대전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전시 의회는 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소명감을 가지고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노력할 테지만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모든 것을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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