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프리즘] “민족의 생존이 핵폭풍 전야에 섰다”
[시사프리즘] “민족의 생존이 핵폭풍 전야에 섰다”
  • 강영환
  • 승인 2017.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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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굿모닝충청 강영환 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북한이 지난 일요일 6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은 중대발표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장착용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06년 10월 1차 실험후 11년만에, 작년 9월 5차 실험후 1년만에 히로시마 원폭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수소폭탄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의 살상력은 10만t 안팎의 전술핵 수준이지만, 일본 상공으로 날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나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인 ICBM에 장착하면 전략핵으로 상승한다. 이럴진대 그 핵탄두가 남한을 향한 단거리 미사일에 장착되면 바로 서울은 초토화된다.

85년 1월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으나 93년 3월 탈퇴하고 05년 2월 핵무기보유를 선언했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종류의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은 이제 NPT가 인정하는 미·영·불·중·러 5개국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9번째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지는 국면에 돌입한다.

브레이크없는 김정은에게 남은 과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다. 이를 위해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계속 발사할 것이다. 그리고 6차 핵폭발력의 10배 이상되는 수소폭탄을 위해 7차·8차 핵실험을 계속 할 듯하다. 이것도 시간문제다. 미 국방부는 북한이 내년 말까지는 핵무장한 ICBM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핵보유국’ 위상으로 미국과 핵을 통한 벼랑끝 거래를 벌일 심사다. 이것이 불량국가 북한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우려이며, 김정은의 핵인질로 잡혀있는 우리의 안보현실이다.  

6차 핵실험 후 즉각, 미 트럼프대통령은 트위터 폭탄을 전세계에 보냈다. 그는 “북한이 미국에 매우 적대적이고 위험한 언행을 계속 한다”며 “한국은 내가 말했듯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입장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 그들은 그저 하나만 안다”고 말해 외교적으로 미묘한 논란을 낳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참으로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며 "이번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강력한 응징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보면 상황인식이 개운치 않다. 관계자는 북한이 발표한 '완성 단계의 진입을 위해서'라는 표현을 들며, "레드라인이라는 것이 핵과 ICBM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레드라인에 관용을 두어도 너무한 해석이다. 한편 틸러슨 미국무장관의 ‘상근대북인권특사’ 폐기구상발표 몇일이 안되어 집권여당 추미애대표는 국회연설에서 ‘대북특사’를 제안했다. 이런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한미간 정책엇박자에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심해진다.  

각종 미사일,전략·전술용어에 세컨더리 보이콧, 코리아 패싱 등 외교용어가 전세계를 뒤덮지만 우리나라는 이상하리만치 평온하다. 불안감을 키우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냉정함 속에 긴장의 끈은 조여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우리의 선택은 명확할 듯싶다.

첫째, 당분간 북한과의 대화에 목매선 안된다. 북한은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해 이미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 비난하고 핵포기를 전제로 한 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를 무시한 채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원칙이 확고하다. 또한 6차핵실험을 보며 국민들 역시 ‘한반도 주도권, 운전사는 김정은에 넘어가 우리는 운전석은 고사하고 차에 올라타지도 못한다’는 비난도 큰 게 사실이다.

둘째, 시기상조의 정책은 경계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전환과 한미연합사령부해체 같은 민감한 현안들의 추진이 보도되고 있다. 핵을 사용하지 않는 재래전이라면 국군 단독으로 북한군과 싸워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에겐 핵이 있다. 한미연합군은 그 존재 자체가 싸우기 전에 적의 도발 의지를 꺾는 힘이다. 전세계를 6개의 지역 통합전투사령부로 작전수행하는 미군이 보유한 값비싼 무기와 다양한 옵션은 전쟁억지력을 높인다. 긴밀한 한미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차에 동맹과 연합군 체제를 비(非)자주적으로 간주하는 관점 자체도 생각해 볼 문제다. 이 논리를 따르면 일본과 모든 나토(NATO) 회원국도 미국의 종속국이 된다.

셋째,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의 관계우려가 앞을 막아선 안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원유수출금지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논의중이다. 둘다 중국에겐 불편한 문제다. 세컨더리 보이콧 가동 즉시 중국이 보복조치를 내놓으면 무역전쟁도 가능하다. 중국은 지금도 북한에 원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뭘 해도 한·미·일 공조가 상위개념이다.  그 위에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거나 적어도 반발을 무마해야 북한을 성공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넷째, 핵은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는 상황에 송영무 국방장관이 미국의 전술핵배치까지 포함해 검토중이라고 국회 답변했다. 바람직한 처사다. 북한이 실질적 핵보유에 다가선 새 국면에서 국민을 지키려는 방패막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핵은 절대무기다. 그 이상의 무기는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 방법은 어떤 식으로든 핵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정부는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등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만일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체 핵무기 개발의 결기까지 보여야 한다.

“반전반핵, 양키고홈....민족의 생존이 핵폭풍 전야에 섰다” 절박하고도 결의에 찬 가사의 반전반핵가(歌)라는, 80년대 중반의 운동권노래가 있다. 나도 자주 부르곤 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이 노래를 부른다면 과연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김정은을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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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 2017-11-10 23:53:13
북한이 왜 그런 상태로 갈 수밖에 없었을까? 북한이 핵에 매달리도록 만든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봅시다

원시인 2017-09-12 11:55:32
핵에는 핵이죠. 억수로 공감합니다~^^
불안한 세상을 잠재우기에는 우리도 북한처럼 핵무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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