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⑦ “운동은 기능 아닌 지능, 학교스포츠클럽은 체육 아닌 교육”
[특별기획]⑦ “운동은 기능 아닌 지능, 학교스포츠클럽은 체육 아닌 교육”
[굿모닝충청-대전시교육청]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프로젝트 “운동장도 교실이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7.09.20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203학군은 ‘0교시 체육수업’을 정규 수업과정으로 진행한다. 1교시 시작 전 1마일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 덕분에 네이퍼빌 203학군(초등학교 14, 중학교 5, 고등학교 2) 1만 9000명의 학생들은 전국에서 가장 건강하고 학업성적도 뛰어난 이이들로 바뀌었다. 꾸준히 체육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집중력과 문해력 향상은 물론,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뇌가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뇌세포 간 연결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바로 수업 전 유산소운동을 통해 뇌를 자극함으로써 뇌의 균형과 기능의 최적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존 레이티 하버드 의대 교수는 2009년 자신의 책 ‘운동화 신은 뇌’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움직이면서 살도록 되어 있고, 운동의 진정한 목적은 뇌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뇌가 오그라드는 것처럼, 가만히 앉아 있는 현대인의 생활방식은 본성에 위배됨은 물론 개인과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구제적으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시한 것은 아니지만 학교체육, 특히 학교스포츠클럽이 왜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하는 가장 적확한 답이 아닐까 한다.

존 레이티 교수의 우려와 달리 대한민국은 다행히 그 즈음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학교스포츠클럽이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8년 제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열리면서 그동안 지역별로 추진되던 활동이 비로소 체계를 잡기 시작했으며, 2012년에는 초·중등 교육과정 개정고시를 통해 방과후 학교스포츠클럽, 학교스포츠클럽 리그, 토요스포츠 데이 등 프로그램이 교육과정 내에 포함됐다.

이어 2013년 ‘학교체육진흥법’ 공포를 계기로 학교체육정책 활성화 정책개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며, 2015년엔 학교스포츠클럽 교내 리그 시범사업도 시작됐다.

결정적으로는 2016년 3월 교육부가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정규 체육수업 내실화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공부하는 학생 선수 지원 방안 마련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학생건강체력 증진 ▲학교체육 지원 네트워크 구축 등 구체적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학교체육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존 레이티 교수가 강조했던 학습능력 향상과 함께 스포츠 활동을 통한 인성발달과 학교문화 개선도 포함됐다. 적극성·행복감·자신감·심리적 안정 등 긍정적 정서와 양보·배려·협동·신뢰·소통·친화 등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한 학교폭력 예방은 교육부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충남대 체육교육과 이주욱 교수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충남대 체육교육과 이주욱 교수는 “학교스포츠클럽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고, 특정 활동이나 교과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담보할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안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특별한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테니스 선수가 시속 250㎞의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서브를 순간적으로 판단해 공격적으로 리턴한다는 것은 단순한 반사행동이 아니라 엄청난 지능입니다. 축구에서 단독 드리블로 세계적 선수들의 수비망을 뚫고 빈 공간을 만들어 슛을 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죠.”

이 교수 역시 ‘운동은 기능이 아니라 지능’ 이라는 점에서 존 레이티 교수와 일맥상통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뇌가 활성화 돼야 효율적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 뇌를 활성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운동이라는 것이다.

학업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의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스포츠는 ‘팀’ 이라는 공동체 참여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가치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 교수는 “팀으로 운영되는 스포츠는 한 사람이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각 포지션에서 리더가 된다”며 “이렇게 통념상의 수직적 리더구조가 아닌 수평적 리더구조를 배운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할 비로소 사회가 민주적이고 유기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들이 익혀야 할 부분도 팀의 속성과 자신의 역할,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이 교수가 일례로 든 한 학생이 바로 이런 경우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제자 중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여학생이 있는데, 기능적 수준도 높기는 하지만 동료들과의 관계에 있어 깊이가 다릅니다. 남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체육교육과에서 여학생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말이죠. 특히 리더십이 강한 만큼 팔로우십도 매우 강해 상황에 따라 리더와 조력자의 역할을 바로바로 전환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바로 팀에 어떻게 동참해야 하는지 스포츠를 통해 배운 것이죠.”

대전시교육청 학교체육지원센터 교과연구회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인식과 바람도 마찬가지다.

대전시교육청 학교체육지원센터 교과연구회 소속 대전송촌중 전재형 체육교사는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들이 성장기 신체적 욕구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성취감과 정서적 안정, 긍정적 교우관계 및 사제관계 형성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무엇보다 학생과 교사, 학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가장 큰 수확” 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바른 학교스포츠클럽 정착을 위해선 승부나 활동실적에 방점을 두는 기능이 아니라, 학생들이 즐기는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이런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사는 이어 “학교스포츠클럽 안착을 위해서는 초·중·고로 이어지는 연계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리그 활성화, 인프라 시설 확충과 학교별 특성화 종목 육성 등 뒷받침이 필수”라며 “정규 체육교과 수업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건강과 기능, 올바른 인성 등 교육의 기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보다 폭넓은 교육행정 지원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