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초등학교 급식실 ‘양잿물 파동’, 결국 해프닝?
대전지역 초등학교 급식실 ‘양잿물 파동’, 결국 해프닝?
대전시교육청 특별감사 결과 조리기구 사용 등 상당부분 사실과 달라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7.09.25 14: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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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날마다 그 강력한 세제(수산화나트륨 함유 오븐크리너)로 음식물이 닿고 또 몇 시간 동안 음식을 담아두는 국솥, 밥솥, 집기류 등도 다 닦았다.”

“어떤 선생님은 독한 약이니 쓰지 말라고 하지만 깨끗하고 반짝해 보이는 걸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으면 오븐크리너를 많이 쓰게 돼버린다.”

“아이들 국 끓이는 국솥을 닦을 때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빚을 지고 사는 기분이었다.”

“조리원들끼리 모이면 우린 죽으면 폐암으로 죽을 거란 말을 한다. 그 독한 세제를 매일 쓰면서 연기를 마시고 우리도 그 음식을 먹으니까.”

지난 달 30일 대전지역 초등학교 조리원 A씨가 언론을 통해 B초등학교 근무 당시 수산화나트륨(속칭 양잿물)이 포함된 오븐용 세제를 국솥과 밥솥, 집기 등 조리기구 세척에 사용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본인 스스로 청결상태에 깐깐한 선생님(영양교사) 때문에 조리기구에까지 오븐크리너를 사용했다고 고백한 것이니만큼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대전시교육청이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시민감사관과 학부모대표 등을 포함한 8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특별감사에 들어갔고, 25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내용이 당초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 사뭇 다르다.

우선 B학교 조리원들(A씨 포함 8명)의 진술 및 현장조사, 영양교사 일지 등을 종합한 결과 식판, 밥솥, 집기류에는 수산화나트륨이 5%이상 함유된 오븐크리너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A씨를 제외한 조리원 7명은 수산화나트륨이 5%이상 함유된 오븐크리너는 일부 기름때나 찌든 때가 낀 급식실 바닥, 후드, 트렌치, 조리실 벽면스텐, 스테인리스 작업대, 오븐기, 그리스트랩 등에 사용했지만 잔유물이 남지 않도록 음용수로 충분히 헹구었다고 진술했다.

A씨의 경우도 영양교사의 승인 없이 수산화나트륨이 5%이상 함유된 오븐크리너를 국솥에 사용했지만, 역시 본인 스스로 음용수로 5분 이상 충분히 헹구었다고 밝혔다. 밥솥 및 집기류에 대한 사용은 없었다고 당초 주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나머지 7명의 조리원들은 ‘폐암으로 죽을 것’ 이란 얘기를 꺼낸 사실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국솥에 대해서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학교급식위생점검매뉴얼 상에도 수산화나트륨 5%이상 함유 제품 사용에 관한 규정이 따로 없다. 다만 대전시교육청은 실질적으로 음식물 접촉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용을 금지하고, 기타 세제 사용 시에도 충분히 물로 헹궈 잔류량이 없도록 지도교육하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A씨가 교육청 지침을 어기고 영양교사 몰래 수산화나트륨 5%이상 함유 세척제를 국솥에 사용한 점을 제외하고는 ‘양잿물 파동’이 일 만큼의 특별한 사건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감사과정 “세제 잔류량이 없도록 국솥을 충분히 세척했다”고 밝힌 A씨가 스스로 본인의 일탈을 문제 삼고 나선 배경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의문거리이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학교에 수산화나트륨 함유량 5% 미만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구입단계에서 성분 및 용도 등을 명시하는 한편 ▲사용단계에서도 세제 잔류량 검사를 수시로 실시해 그 결과를 기록하는 등 규정을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했다.

이용균 부교육감은 이날 “최근 급식실 세척제 사용과 관련해서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보다 안전하고 질 좋은 학교급식을 통해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현장점검 및 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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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육전 2017-10-12 22:09:10
대전시교육청. 문제 덮기에는
정말 최고입니다

본질을. 따져야죠

그냥 회피성 문제덮기에. 최선을. 다합니다

유성골 2017-09-25 16:48:34
기사 내용대로라면 결론은 '자가발전 실패'인건가요?

자가발전하기 위해서는 연료가 공급되었어야 하는데...그 연료는 누가 제공했을까요?
연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왜 조리원은 자기가 위험에 빠질 걸 알면서도 자가발전 했던 것일까요?

이러한 결론에 대해 시민단체 또는 노조 쪽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여러모로 궁금한 점이 많은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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