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희 기자] 세종시 장남평야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종 금개구리가 물이 없어 집단 폐사위기에 처했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세종시 호수공원과 붙어 있다.
22일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에 따르면 최근 장남평야 일대(200만 ㎡)에 서식 중인 금개구리의 산란이 확인됐지만, 물공급이 끊겨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이곳은 올해부터 논농사가 금지면서 물 공급이 끊겨 금개구리뿐만 아니라 참개구리 등 양서류 서식에 위협을 받아 왔다.
이에 환경단체는 지난 3월부터 금강유역환경청과 관리주체인 LH세종사업본부에 물공급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수 차례 요청했지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 14일 환경부에 간담회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금강유역환경청이 LH세종사업본부에 '물공급을 하지 않으면 고발조치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LH세종사업본부는 임시조치로 장남평야 앞 호수공원에서 양수기 두 대로 물을 댔다. 이어 추가로 16일 오후에 20톤 살수차 1대로 물을 공급했다.
하지만 면적이 200㎡나 되는 장남평야에 이런 식의 물공급은 개구리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상황이다. 그나마 22일 오전 현재 두 대 였던 양수기는 한 대만 남아있고, 그마저도 작동이 중단됐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고지현 부장은 "지난해에 금개구리 서식을 확인한 곳이라도 물공급을 우선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임시방편이던 양수기조차 운영되고 있지 않는데 과연 LH가 금개구리를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꾸짖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수현 사무처장도 "생태도시를 지향한다는 세종시에서 생태습지공원이 계획된 장남평야의 금개구리 서식처를 훼손하면서 어떻게 생태도시라는 이름을 쓸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며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은 서식처 보존관리 행정을 철저히 시행하고 LH세종사업본부는 당장 장남평야에 물을 제대로 공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세종시 장남평야는 지난 1월 물을 대던 양화리 양수장이 철거되면서 물공급이 차단됐고, 원수산에서 내려오는 적은 양의 계곡물이 장남평야 중앙배수로에 공급되는 있어 평야 내 논과 농수로가 말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H세종사업본부는 지난 3월 금개구리 서식처 안에 불법으로 성토해 문제가 되자 4월에는 농수로를 뜯어냈다가 복구키로 하는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온 게 사실이다.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은 멸종위기종 서식처 보존관리 행정을 철저히 시행하라.
LH세종사업본부는 당장 장남평야에 제대로 된 물공급 시행으로 멸종위기종 금개구리 서식처를 보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