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D. 2017.11.20 월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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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자살 방식·장소 보도가 위험한 이유[정신건강 선진국 호주를 가다] <3> '스티그마 워치' 프로그램 가동 중인 '세인'

    <굿모닝충청>과 충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충남도민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 '자! 살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신건강 선진국인 호주의 빅토리아주정부(멜버른시)와 민간기관 등을 방문, 관련 시스템을 취재했다. '정신건강 선진국 호주를 가다' 시리즈(5회)를 통해 충남도에 적용시킬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세인 오스트레일리아’(SANE Australia, 세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지와 훈련, 교육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특히 자살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전국 조직이다. 

    3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인은 조현증 환자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약 6만9000명에 달하는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취재진은 지난 9월 19일 오전 세인을 방문, 프로그램 책임자인 셰라 등으로부터 주요 활동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른쪽부터 셰라, 펠리파, 엘렌 그리고 기자)

    <굿모닝충청> 취재진은 지난 9월 19일 오전 세인을 방문, 프로그램 책임자인 셰라 등으로부터 주요 활동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세인은 ▲복잡한 정신질환자에 대한 더 나은 지원 ▲연계 강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해소 등에 주력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분야에 있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관으로 이름나 있다.

    조현병 환자 가족들이 만든 ‘세인 오스트레일리아’…온라인포럼 눈길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온라인포럼’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헬프센터 상담자라고 소개한 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헬프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스텝은 모두 정신보건분야 전문가”라며 “정보제공과 조언은 물론,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 안내해 주고 있다. 전화와 이메일, 온라인 채팅 등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프센터는 자체적으로 온라인포럼(익명)을 운영 중인데, 약 8000명의 정신질환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거나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헬프센터 관계자들은 온라인포럼에 올라온 글을 보고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연결시켜주거나 과거 비슷한 대화가 있었다면 링크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정신질환과 갱년기’를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열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온라인포럼을 관리하는 스텝 3명 중 1명 역시 정신질환자인데 지금은 많이 호전됐다고 젠은 설명했다.

    31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인은 조현증 환자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약 6만9000명에 달하는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자살 암시 등 심각한 글이 올라올 경우에는 라이프라인과 같은 타 기관의 정보를 제공해 주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경찰을 통해 확인토록 하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통해 오해와 편견 줄여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줄이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정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펠리파는 “홈페이지를 보는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있다. ‘나는 아닐까?’ 걱정하고 있는 당사자와, 가족과 친구, 동료 중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보호자들”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주면서도 분명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정신질환은 실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은 약 50개의 관련 정보를 제공, 편견이나 오해를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현병의 경우 “복잡한 원인에 의한 것이고 대부분 어릴 때 시작된다”는 설명과 함께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정신분열증은 아니고 전염이 되거나 과격해지는 것도 아니다”라는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세인의 홈페이지에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23세 여성 헤나의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이 소개돼 있다.

    헤나는 “무서운 질환이라고 말하지만,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무서운 사람은 아니다. 우리와 똑같이 영화도 보고 카드놀이도 하고”라며 “절망적일 수 있지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세인은 특히 언론을 상대로 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티그마 워치(Stigma Wach)’라는 일종의 언론 감시 프로그램인데, 기자들이 특정 정신질환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하는 것이 기본 업무다.

    이 동영상은 무려 400만 명 이상이 봤고, 그만큼 조현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인은 특히 언론을 상대로 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티그마 워치(Stigma Wach)’라는 일종의 언론 감시 프로그램인데, 기자들이 특정 정신질환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하는 것이 기본 업무다.

    ‘스티그마 워치’ 언론 감시 프로그램 운영…자살의 방식·장소 보도는 금물

    특히 호주의 한 단체가 자살 관련 보도 지침서를 제작했는데, 이를 근거로 적절한 보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엘런은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살 방식이나 장소는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비슷한 생각(상황)을 가진 사람이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이를 어겨 자살의 장소와 방식을 알렸거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악화시킬 수 있는 글을 썼다면 커뮤니티 모두가 이를 신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유명 연예인의 자살 방식에 대해 언론이 무분별하게 보도하다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이 컸다는 조사 결과가 확인되고 있다.

    엘런은 “해당 기자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해서 이런 식의 보도가 왜 옳지 않은지를 설명해주고 있다”며 “대부분의 기자들은 수긍해 주는 편이다. (자살 관련 보도에 대한) 연구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런은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살 방식이나 장소는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비슷한 생각(상황)을 가진 사람이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인은 그러나 자살 보도 자체를 금기시하지는 않고 있다. “당사자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어디에 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엘렌은 “혹시 기자들이 인터뷰 대상자가 필요하다고 할 경우 그런 사람을 연결해 주는 일도 하고 있다”며 “(아울러) 자살 관련 최신 정보를 참고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언론사들이 자살 관련 선정적인 보도를 쏟아내는 이유는 독자들이 그걸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의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라고 묻자 엘렌은 이렇게 답했다.

    “과연 당신이 하는 일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오로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행동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지 당신은 아는가?”

    [※ 이 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 선정으로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1.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2.자살이라는 단어를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3.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4.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5.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6.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7.자살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8.자살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9.인터넷에서의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김갑수 기자  kksjpe@goodmorning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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