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리연 전 소장의 측근 부정채용 의혹, 사실이었다
[단독] 수리연 전 소장의 측근 부정채용 의혹, 사실이었다
지난 2014년 측근 부정 채용 일자 K 전 소장 부정…면접 만점 준 자료 드러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10.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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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지난 2014년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의 부정채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수리연 K 전 소장은 “자신의 측근이자 수도권 모 대학 조교수였던 A씨를 책임연구원으로 합격시키려고 면접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K 전 소장은 이를 부정했지만, 뒤늦게 거짓으로 드러나 도덕성 비난이 예상된다.

채용공고에서 합격까지 눈 깜짝할 사이 처리…규정 위반 드러나

1차 서류심사 당시 5명 응시자 모두 서류미달로 탈락 된 서류심사총평가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K 전 소장의 측근 A씨이며, A씨는 6개월 뒤 최종합격했다.자료=추혜선 의원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월 K 전 소장의 측근 A씨를 포함해 모두 5명이 융합컴퓨팅 분야 책임연구원 채용에 응시했지만, 논문자격 미달 등으로 서류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인력이 충원이 안 되자 그 해 7월 말 ‘문제’의 2차 채용이 진행된다.

2차 채용 이전, 노조의 반발에도 수리연은 12편 이상의 SCI 논문 게재 등 채용자격 최저기준을 일부 삭제했다. A씨 등 1차 채용 응시자들이 탈락하게 된 원인을 사전에 제거한 것이다. 

K 전 소장은 책임연구원의 2차 채용 당시 이해할 수 없는 의견을 충원요구서에 달기도 했다.

K 전 소장은 인력 충원요구서에 ‘가을학기가 다가오니 최소로 공지해 가급적 일찍 충원을 마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의견을 달았다. ‘가을학기’라는 단어에 나타났듯이 교수, 즉, 특정인물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것.

채용 공고기간도 규정에 맞지 않았다.

수리연은 그 해 7월 29일부터 8일 4일까지 채용공고를 냈다. 공고기간이 겨우 7일이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통신부)의 지적 사안이 됐다.

미래부 감사 지적사안 갈무리.

미래부는 2014년 감사에서 ‘특별한 사유 없이 채용 공고기간을 축소했다’며 수리연에 주의조치를 내렸다. 정상적인 채용 공고기간은 20일이다.

노조는 “짧은 채용 공고기간에다 주말까지 껴있어 응시 희망자들이 많이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1차와 달리 2차 채용 응시자는 A씨를 포함한 3명뿐이었다.

그리고, A씨는 채용 공고기간이 종료된 다음날인 8월 5일 서류전형을 통해 단독 합격했다.

이후, 서류전형 합격자가 발표된 날인 8월 8일. 아이러니하게도 발표심사와 면접도 같은 날 오전 10시에 열렸다.

K전 소장의 측근 A씨 최종 평가표. 빨간색으로 표기된 부분이 K 전 소장의 평가점수다.

평가 결과, 96점을 받은 A씨는 면접이 진행된 지 몇 시간 만에 책임연구원으로 최종 합격했다.

채용공고에서 합격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일이다. 통상적인 소요 시간이 한 달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 채용은 수상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의혹 부정했던 K전 소장, 이제와선 “기억 안 난다”

가장 큰 논란은 K 전 소장의 면접 참여 여부였다.

K전 소장은 부정 채용 의혹이 일던 지난 2014년 굿모닝충청 등 언론과 인터뷰에서 “심사과정에 잠시 배석했었을 수는 있다”는 애매한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해명과 달리 총 4명의 면접 심사위원에는 K 전 소장이 포함된 것으로 추혜선 의원실을 통해 확인됐다.

측근 A씨에 대한 K 전 소장의 발표 및 면접 평가표. K전 소장은 지난 2014년 부정채용 의혹이 일고 있을 당시"면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부정했지만, 이 자료를 통해 거짓임이 드러났다. 빨간색으로 표기된 부분이 K 전 소장의 직함.

면접에 직접 참여한 K 전 소장은 A씨에 만점을 줬다. ‘오랜 강의경험으로 발표력이 매우 우수하고, 융합컴퓨팅 관련 지식수준이 매우 높다’는 평가와 함께. 노조는 이에 “강의와 관련없는 책임연구원에 이런 평가를 달았다”며 어이없어 했다.

소장이 발표 및 면접심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연구원 규정을 K 전 소장은 어겨버렸다.

내부 규정에 따르면 ‘소장은 발표 및 면접시험에 필요한 사항을 담당하기 위해 연구소 내부 또는 외부 인사를 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해야한다’고 돼있을 뿐 면접에 참여한다고 명시돼 있지 않다.

상식적으로도 인사 결정권자인 소장이 면접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다른 응시자들이 채용 기회를 박탈시키는 공공기관 연구소의 인사비리”라며 “당시 노조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자 수리연이 노조 관계자들을 해고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K 전 소장은 이에 대해 “그런 적이 없고, 전혀 기억이 안 난다”며 “연구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책임연구원 중에 한명을 뽑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 전 소장은 지난 2015년 9월 임기 만료로 수리연을 떠나 현재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다. 측근 A씨는 현재 수리연 간부급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부설 기관인 수리연은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수학 및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난 2005년 설립된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대전 유성구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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