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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병상련' 넘어 '동병상조'까지 갈 수 있을까?[정신건강 선진국 호주를 가다] <4> 동료지원 서비스 성공 모델 '웰웨이즈'

    <굿모닝충청>과 충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충남도민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 '자! 살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정신건강 선진국인 호주의 빅토리아주정부(멜버른시)와 민간기관 등을 방문, 관련 시스템을 취재했다. '정신건강 선진국 호주를 가다' 시리즈(5회)를 통해 충남도에 적용시킬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호주의 한 대기업에서 회계사로 일하던 데니스(66세)는 그의 나이 50세에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데니스는 그러나 이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당장 회사를 그만둬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웰웨이즈(Wellwas)라는 기관을 알게 됐고, 지금은 이곳에서 ‘나의 회복’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른 정신질환자를 돕고 있다.

    데니스는 “처음에는 동료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제는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있다”며 “그 과정은 제게 하나의 회복 기간이었고 생명줄과 같은 것이었다. 저 스스로를 향해 있던 낙인을 없애는데 큰 역할을 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자의 보호자와 가족, 지원자 등에 의해 지난 1978년에 설립된 웰웨이즈는 호주 내에서도 매우 선도적인 비영리 정신건강 및 장애지원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왼쪽부터 엠마, 데니스, 엘리)

    <굿모닝충청>이 호주 멜버른시의 웰웨이즈를 방문한 것은 지난 9월 22일이었다.

    정신질환자의 보호자와 가족, 지원자 등에 의해 지난 1978년에 설립된 웰웨이즈는 호주 내에서도 매우 선도적인 비영리 정신건강 및 장애지원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6개 주에서 1000여 명의 스텝이 일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 상태다.

    웰웨이즈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동료지원 서비스’가 매우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동료지원’이란 데니스처럼 정신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앓고 있는 사람이 다른 정신질환자의 회복을 돕는 시스템을 말한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을 넘어 ‘동병상조’(同病相助)의 차원까지 나아간 것이다.

    메니저인 엠마는 “웰웨이즈는 빅토리아주의 비영리단체 중 가장 큰 기관일 것”이라며 “흥미로운 사실은 전체 스텝 중 140명이 동료지원자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웰웨이즈가 운영 중인 ‘핼프라인’ 역시 동료지원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엠마는 “웰웨이즈는 병원에서 갓 퇴원하신 분들과 중증 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 지역사회 전반과 가족들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다”며 “한 명의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개인 건강뿐만 아니라 그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회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웨이즈가 운영 중인 ‘핼프라인’ 역시 동료지원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엘리는 “동료지원은 웰웨이즈의 역사·문화와도 직결된 것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로, 하나의 소속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엠마는 또 “비슷한 질환을 겪은 사람과 이야기할 때 큰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가끔은 전문가들 이상으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동료지원자들”이라고 말했다.

    데니스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정신질환의 문제를 겪고 있다. 저 역시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 웰웨이즈는 제가 있어야 할 자리”리며 “제가 겪은 것을 똑같이 경험하는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만큼 열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회복’과 관련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 또한 그룹의 멤버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일선 학교에서 저의 경험을 얘기해주고 있는데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구나! 나를 통해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의 회복’에는 약 10명 안팎이 참여하고 있는데, 자기소개에서부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치료는 잘 받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한다.

    웰웨이즈에서 일 한 지 4년 정도 됐다는 엘리는 ‘핼프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핼프라인은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제공과 지원, 조언 등을 하는 서비스인데, 모든 스텝이 자원봉사자이자 정신질환을 겪은 동료지원자들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엘리는 “연락해 온 모든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어떤 임상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고,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과 연결시켜주고 있다”면서 “동료지원은 웰웨이즈의 역사·문화와도 직결된 것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로, 하나의 소속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엠마는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따돌림, 트라우마 등의 문제와 함께 젊은이들의 경우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정신건강상의 문제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핼프라인은 정신질환이나 정신보건 관련 정보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며 “어떤 사람들의 경우 거의 유일한 사회와의 소통이 의료진이나 정신과 의사일 경우도 있다. 우리는 그 사람의 하루가 어땠는지, 관심사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소재로 대화하고 있다. 환자가 아닌 친구이자 동료로서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부터는 오는 전화를 받는 것 뿐 만 아니라, 특정인에게 일정한 시간에 전화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고 한다.

    1달에 평균 500통 정도의 전화를 다루고 있는데, 이 중 30~40%는 가족과의 통화라고 한다. “가족을 지원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엘리의 설명이다.

    호주인들이 정신질환을 앓게 된 특별한 사회·구조적인 원인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엠마는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따돌림, 트라우마 등의 문제와 함께 젊은이들의 경우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정신건강상의 문제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IMF처럼) 경제적 위기상황은 없었지만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 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 선정으로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김갑수 기자  kksjpe@goodmorningc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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