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엄마가 달라질 차례
이제는 엄마가 달라질 차례
  • 조춘자 충남사립유치원연합회장(엔젤유치원장)
  • 승인 2017.11.01 12: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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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집안 행사가 있어 나선 여행길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에 몹시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차창을 스치는 코스모스 길 너머로 물결치는 황금 들판과 가을햇살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은 자연미의 극치였습니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결실기에 들어선 과실과 벼농사에 알맞게 때맞춰 쏱아지는 햇살 한줌의 의미는 농부들에게는 대단히 고마운 자연의 신비일 것입니다.

흔히 교육하는 일을 농사일에, 교육자를 농부나 정원사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비유가 참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기계화와 농약사용으로 훨씬 수고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쌀미(米))자에 함축된 의미처럼 쌀 한톨의 소출을 위해 농부는 여든 여덣??nbsp;논두렁길을 오가야하고 손길을 주어야 한다지요.

농사도 이럴진대 사람교육에야 수천번 수만번의 손길과 마음이 기울여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일 일것입니다.

방송에서 관심있게 보던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주로 부모의 통제가 어렵거나 문제행동을 보이는 어린이를 교육학자 심리학자들이 개입하여 문제행동을 분석하고 구체적 실천 지침과 연습 과정을 통해 아이를 변화시키는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이의 문제행동을 분석하다보니 그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어른 특히 부모나 어머니의 양육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최근에는 ‘엄마가 달졌어요’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라는 일련의 프로그램으로 내용이 바뀌었더군요.

프로그램 제작자들도 어린이의 문제행동은 어른들의 문제행동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된 시각의 변화 일 것입니다.

지난 봄 입학 상담 중 요즘은 보기 드문 4대가 함께 사는 부모를 만나게 되었는데 아이가 어른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자라서인지 버릇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제멋대로 개구쟁이였습니다.

한번 야단이라도 칠라치면 할아버지,할머니는 물론 증조할아버지까지 나서서 역성을 드는 바람에 훈육을 제대로 못한다는 어머니의 하소연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입학을 하자 아이는 교실을 휘젓고 다니며 다른 아이들을 툭툭 건드리고 놀이감을 빼앗거나 훼방을 하여 하루에도 몇차례씩 친구들을 울리기 일수였습니다.

집에서는 저하고 싶은 대로 모든게 허용이 되었는데 유치원에서는 자연히 교사의 제재가 따르고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등원 일주일 만에 덜컥 병이 나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도 얼마나 유난스러운지 다른 어린이들과 병실을 함께 쓸 수가 없어 1인실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후 새롭게 시작된 유치원 생활이 그래도 재미가 있었는지 유치원에는 곧잘 나와 주었습니다.

두어달 지나자 교실은 차츰 안정이 되었고 어느날 아이의 증조할아버지께서 지나는 길에 손주를 보고 싶으시다며 잠깐 들리시어 하시는 말씀이 놀라웠습니다.

“원장님 유치원비가 아깝지 않네요 애가 많이 달라졌어요.”

“고마운 말씀입니다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첫째 인사를 제대로 잘하구요 두 번째는 물건정리를 할 줄 알더군요. 걔는 어지르고 지어미는 뒤쫒아 다니면서 치우고 그랬거든요. 그리고 엄청 떼가 심했는데 이제는 말귀를 알아들어요.”

사실은 그 두어 달 간 담임선생님의 힘겨운 노력과 반 아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11월이면 내 아이에게 맞는 유치원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 및 방문상담으로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입니다.

유치원 교육은 생애 초기교육인 만큼 초봄에 땅을 고르고 좋은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중요합니다.

2013년부터는 오랜 숙원이던 유치원 무상교육이 실시되어 모든 어린이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던 교육비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부모들은 더욱 자녀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프로이드는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약간의 히스테리와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우울증이 존재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어려서 받은 감정적 상처는 내안의 깊이 잠재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미성숙한 아이’로 남아 불쑥불쑥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내면에 존재하는 ‘미성숙한 아이’ 때문에 자신의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고 아이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이며 가치관을 전수하는 모델입니다.

진정한 교육은 말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단지 부모나, 교사, 어른들의 모범이 되는 좋은 행동이나 참된 실천으로만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뜻있는 분들의 지론입니다.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성숙해지는 벼이삭처럼, 농부의 손길만큼 튼실해지는 과실들처럼 자식을 소유물인양 과도한 욕심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잔소리가 아니라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또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뒤에서 지켜보며 아이들을 격려할 수 있는 이성적인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이제는 우리 아이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어른인 우리 엄마들이 달라 질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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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2017-11-02 14:35:41
유아교육 무상교육 아니잖아요 사립에는 차액 내고다니는데요 불평등해요 국공립은 무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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