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1인 미디어 시대, 타인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청년광장] 1인 미디어 시대, 타인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
  • 박광순
  • 승인 2017.11.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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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순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굿모닝충청 박광순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1인 미디어 시대다.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1인 미디어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이다.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대기업 직장인 못지않은 연봉을 자랑한다. 유튜브의 경우 광고수익의 55%를 영상제작자에게 지급한다. 예를 들어 구독자 20만 명, 한 달 간 총 조회수가 850만 회에 이르는 크리에이터는 대략 월 1200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조회수에 따라 고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크리에이터에겐 달콤한 유혹이다.

조회수는 곧 참신함이다. 흔히 접할 수 없는 아이템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는 수익으로 직결된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막대한 조회수를 자랑하는 일부 크리에이터들이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악용해 이익을 취한다. 실제로 지난 8월 갓건배와 신태일 간 남성혐오발언과 살해 협박의 논란이 있었다. 이때 이들의 방송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각각 800만 원, 2250만 원의 수익을 남겼다. 혐오표현과 협박만으로 돈을 번 셈이다. 미디어 전문가는 이러한 1인 방송 시장을 “혐오·엽기 콘텐츠를 보고 싶은 인간의 내밀한 본능을 이용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혐오 표현을 해도 시청자들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 오히려 쾌감을 느낀다. 사회에서 행할 수 없는 행위를 1인 미디어를 통해 대리만족한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미디어로부터 많은 노출을 받는 청소년의 경우 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따라할 가능성이 있다. 유해콘텐츠에 대한 인증 등이 있지만 손쉬운 회원가입과 주민등록번호 도용 등이 이를 무색하게 만든다.

플랫폼의 제재도 유명무실하다. 유해콘텐츠를 제작한 크리에이터에 대해 영구정지 등 제재를 가해도 곧 해지되거나 계정을 새로 만들어 방송을 이어간다. 철구의 경우 성폭행 흉내 퍼포먼스 등으로 계정 정지 처분을 받음에도 플랫폼 자체 사면 등을 통해 방송을 이어간다. 아프리카TV 시청자 사이에선 ‘불사신’으로 불린다. 갓건배, 김윤태도 새로운 계정을 생성, 유해 콘텐츠를 생산해간다. 플랫폼은 “따로 제보가 없으면 알기 어렵다”, “무조건 낙인찍는 것보다 계도하여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자”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벌어주는 광고수익은 막대하다. 결국 광고수익에 얽매여 유해 콘텐츠를 걸러낼 장치가 마련되어있지 않다.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시청자가 만들어낸 병폐다.

혐오방송, 특히 도매상인 플랫폼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관리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권고에 그치는 제재 수준을 강력한 처벌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을 제재할 법적 근거를 위해 관련 규정들을 정비해야 한다. 또한 이 같은 제도적 정비와 더불어 혐오 콘텐츠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미디어 시장의 건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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