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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춤만 아는 바보, 젊은 무용가 김용흠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7.11.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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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다 (22)
    대전문화재단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차세대 아티스타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은 개인 창작을 극대화 시켜나갈 수 있으며, 신진 예술가들은 서로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문화예술 인적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모두 24명을 선정했으며 이들의 창작활동과 예술세계를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소속 작가들이 취재해 널리 알리고자 한다.

     

    [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올해 스물일곱. 올해 차세대 아티스타로 선정된 예술가 중에서도 가장 젊은 현대무용가 김용흠 씨의 모습은 앳되다고 말해도 크게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성 싶었다. 그러나 그가 살아온 과정을 듣다보면 한곳만 바라보고 치열하게 달려온 사람이 가지는 자신감과 패기, 그리고 나이에 맞지 않게 살짝 지친 기색도 엿볼 수 있었다.

    “저는 아직 젊지만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김용흠 씨 가족은 김 씨가 어린 시절에 대전에 이주해 아주 뿌리를 박고 생활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대전에서 공부한 뼛속까지 대전 사람인 것이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춤추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음악을 좋아했던 아버지 덕에 클래식에서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면서 생활했고 어린 김 씨가 여러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일을 즐거워하자 거실의 한쪽 벽을 커다란 거울로 채워주기도 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춤을 업으로 삼을 생각을 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날 무렵이었다.

    “자연스럽게 무대에 서는 일을 찾기 시작했지만 무용학원에 찾아가보기 전까지는 남자무용수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렇게 처음 현대무용을 접한 김 씨는 아주 재미있었다고 한다. 눈으로 보는 공연도 재미있었지만 배우기 시작하면서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행복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무용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로 이어졌고 무난하게 충남대학교 무용학과에 입학한다.

    “지금은 무용학과에 남자가 많은데 제가 입학할 때에만 해도 남자 선배가 2명밖에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수시로 합격하자마자 대학에서 교수님과 선배들과 같이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예술의 모든 장르가 지난한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을 전공하기 시작한 김용흠 씨는 더 많은 땀을 흘려야했다. 이미 예술고등학교에서 배우다가 전공으로 온 다른 학생에 비해 무용을 늦게 시작한 편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현대무용의 기본이 되는 발레를 몸에 익혀야했기에 남들보다 더 노력했다.

    앞만 보고 달리다
    현재 충남대 무용학과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한 김용흠 씨는 대학입학 후 지금까지 시간을 묻자 살짝 흥분하기 시작했다. 6년여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동안 무용 하나로 겪은 경험과 고생, 그리고 시행착오가 그리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무용을 하는 일은 더 어려움이 많습니다. 현실이죠.”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김용흠 씨는 더 노력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1학년 때에 무작정 독일로 날아가 콩쿠르에 도전장을 내밀고는 떨어졌다. 현실을 제대로 느낀 김 씨는 수업 시간에 새롭게 배우고 다음 비는 시간에 연습실에서 개인연습을 했다. 교수들도 찾아와 직접 지도를 해주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김 씨는 혼자일지언정 계속 무용을 파고 들었다.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3학년이었어요. 일본에서 열리는 나가노국제무용콩쿠르를 준비했는데 그때 집안의 경제사정이 갑자기 안 좋았어요. 그래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때 교수님이 선뜻 상금으로 갚으라며 돈을 건네 주셨어요. 그런데 그 콩쿠르에 나가 150명 중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교수님과 약속을 지켰죠.”

    이를 계기로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젊은 무용수로서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4학년에는 동아콩쿠르에서 2등상을 받았다. 지역에서 배출한 무용가로는 10년만이었다고 한다.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ADF 페스티벌에 국내 참가자로 선발된다. 한 달 동안 춤과 관련된 공연과 학술회의로 이어지는 이 행사는 무용가 김용흠 씨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 결과 국내 협회콩쿠르, 그리스에서 열린 콩쿠르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그리고 올해 대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차세대 아티스타에 선정된 김 씨는 아티스타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비엔나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차세대 아티스타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죠. 선배들이 지원하고 또 그 프로그램으로 공연하고는 하니까요. 선배들하고 2~3년 전부터 아티스타와 관련된 공연도 많이 했어요. 아티스타 심사 때 협연자로 출연하기도 하고 발표회 때도 같이 공연에 참가했어요. 그래서 제게는 친숙하죠. 대학을 졸업하고 저도 바로 신청했어요. 올해 저는 솔로로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비엔나 페스티벌은 유럽의 현대무용에 흠뻑 젖어 지낼 수 있는 기회였다. 한달반 동안 아크랑칸, 울티마 베즈 등 세계적인 무용단의 공연 50편을 보고 또 그들에게 안무에 관한 수업을 들었으며 각국의 현업 무용가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유럽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스타일과 환경,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왔는데 아쉬운 점이 생겼어요. 내년에는 다시 아티스타 자격으로 배운 것으로 내가 만든 안무를 선보이고 싶었는데.”

    김용흠 씨는 12월에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그의 안무로 탄생한 그의 춤을 보는 일은 조금 뒤로 미뤄야 할 상황이다.

    “콩쿠르 사이사이에 공연도 많이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현실적인 문제가 생길 때마다 춤만 잘 추면 되겠지, 이런 믿음이었죠. 추석을 아버지와 지낸 것도 4년만이었어요. 아버지도 제게 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그는 무용만 할 줄 아는 무용폐인으로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군복무를 앞둔 김용흠 씨는 이 시간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자 새로운 미래를 계획하는 자리로 만들 것이다.

    춤으로 온기를 나누다
    김용흠의 무용이 남과 다른 점이 궁금했다. 그가 어떤 개성을 보여주고 또 어떤 미래를 만들고 있는지 물었다. 

    “사람들이 제 개인 공연을 보면 진실성이나 간절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 해요. 대신 춤을 멋있게는 못 춰요. 화려한 움직임이나 악센트가 강한 춤도 춰야하지만 그런 부분이 약합니다. 저는 직선보다 곡선으로 연결되는 표현이 더 좋고 정적이면서 본질적 질감을 표현하는 춤을 선호해요. 그냥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른 거지요.”

    이런 특징은 바로 개인적인 성격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하며 웃는다.

    “춤을 출 때면 행복해요. 나만의 공간 안에서 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행복해져요. 이런 행복감을 같이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내 몸으로 표현하는 내 온기가 춤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추고 또 그렇게 발전해나가겠습니다.”

    2년 후에 더 깊어지고 더 따듯해진 온기를 가지고 돌아올 젊은 무용가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가을 골목으로 사라졌다.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and3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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