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통령? 이완구·안희정 있잖아
충청대통령? 이완구·안희정 있잖아
[노트북을 열며] 최재근 편집국장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3.06.02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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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국비 한번 받아내려면 중앙부처에 얼마나 가는지 알아요. 달라는 사람은 많고 재원은 한정돼 있고… 물론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수 십 번은 왔다 갔다 해야 됩니다. 그래도 될까 말까예요. 그런데 가끔 속이 끓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어요. 대통령 낸 지역하고 어떻게 충청지역하고 같을 수 있느냐, 어디는 알아서 예산을 편성해 놓고 가져다 쓰라고 한다는 등… 그럴 땐화가 나죠.”

언젠가 만난 한 공무원의 얘기다. 국비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에 다녀보니 지역별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더란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만히 속을 들여다보면 대통령이 어디 출신이냐가 예산 배정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눈에 보이지 않는 손’역할을 하는 셈이다.

충청민은 이를 ‘차별’이라 부른다. ‘홀대’라고 쓰기도 한다. 수 십 년 동안 가슴 속에 쌓인 ‘상대적 박탈’이 만들어낸 응어리이다. 중앙부처와 관련돼 지역에 손해가 나는 일이면 항상 등장하는 단어이다. 그렇다고 속이 뚫리느냐,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속은 더 답답해진다.

이제는 끊어야 한다. 푸념은 그동안의 것만으로도 족하다. 충청민의 이름으로 ‘충청대통령’을 만들면 될 일이다. ‘차별’ ‘홀대’라는 말의 포장 속에서 적당히 안주하려 하지 말고 이제 충청민 모두가 당당히 역사의 전면으로 나서야 한다. 2인자 소리에 현혹돼 남 뒤치다꺼리나 하고, 남에게 뒤통수를 맞으면 ‘핫바지’ 등 구차한 항변이나 하는 짓은 이제 그만 집어치워야 한다.

마침 우리에게도 만만치 않은 정치력과 지도력을 가진 인사들이 있다. 최근 3선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도 있고, 오래전부터 꾸준히 차세대 리더로 꼽히고 있는 민주당 출신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있다. ‘큰 정치’를 말하고 ‘대망(大望)’을 꿈꾸는 이들이다.

절묘하게도 지역 내 보수와 진보 진영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권이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청민에게 이들의 존재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이들이 종국에 어떤 그림을 완성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들의 그림은 충청민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YS와 DJ를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망의 완성은 각각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과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가 출발점이 아니었던가. 물론 정치적 역정을 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이완구 의원과 안희정 지사의 정치역정도 그리 간단치는 않다는 평가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남에게 뒤지지 않을 정치역정을 쌓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통찰력을 키우고, 원대한 비전을 구상토록 하자는 얘기다. 스스로 자기검열을 강화하고,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등 스스로를 끊임없이 담금질하는 것은 오롯이 그들의 몫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참에 지역에서도 제2, 제3의‘대망 정치인’이 나올 수 있는 정치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신진 정치인들이보다 큰 정치를 위한 싹을 틔울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반드시 함께 이뤄야 할 과제다.
모든 일에 쉬운 일은 없다. 하물며 대통령 만드는 일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작은 마음들이 모이면 기적이 일어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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