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이데’가면 언제 오냐던 ‘이데’가 돌아왔다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이데’가면 언제 오냐던 ‘이데’가 돌아왔다
스토리밥 작가 협동조합의 ‘그곳에 가면 이야기가 있다’ (65) 월간 토마토의 북카페 ‘이데’ 재개장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7.11.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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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지난해 10월, 대전의 한 지역신문은 북카페 ‘이데’의 폐점소식을 아래와 같이 알렸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문화잡지를 발행하고 각종 공연·전시 활동으로 원도심만의 문화를 이끌었던 북카페 ‘이데’가 이달을 끝으로 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최근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아서다. 지역 문화계는 원도심의 공간문화를 선도하던 구심점이 또다시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카페 이데 이용원 대표는 “오는 30일을 마지막으로 지난 8년간의 운영을 마치게 됐다”며 “지키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문화공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보다 크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응원을 많이 해달라”고 아쉬운 소식을 전했다.”

이데의 귀환
대전의 문화잡지인 월간 토마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데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

2008년 2월 월간토마토는 북카페 이데 2층으로 사무실을 옮긴다. 사무실 한쪽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한 대안문화예술공간 ‘봐voir’를 시작으로, 공간에 대한 꿈을 갖고 대흥동문화놀이터 북카페 ‘이데’를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문화공간으로 운영했다. 이데는 일상적 예술 활동에 가치를 두고, 대흥동원룸 주민작당모의 프로젝트와 옥상콘서트, 동네오일장 삼팔광땡장(3, 8일 장)을 진행했다. 2016년 10월 30일 토요일, 마지막 삼팔광땡장과 뮤지션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이데 가면 언제 오나> 공연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1년 만인 2017년 11월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많은 문화가 서울로 모여드는 시대, 월간 토마토는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삶의 재미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느새 10년 세월이 흘렀다. 지역에서 문화잡지를 내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대개의 출판인들은 공감을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잡지를 발행하고 문화공간 ‘이데’를 운영하는 동아 그곳은 문화예술인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잡지를 펴내고 있는 이용원 편집국장은 토마토 발간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월간 토마토는 2007년 2월 예비호를 시작으로 2007년 5월 창간호를 발행했어요. 재밌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잡지를 만들었죠. 문화예술 잡지를 표방하며 사람을 만나고, 모으고,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는 데는 문화예술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잡지를 만들면서 지면으로 사람을 만났다면, 문화공간 이데에서는 다양한 콘서트와 문화예술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한 두번의 이벤트라면 잊혀지기 쉽겠지만 참신한 기획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어떤 때는 많은 사람이 모이고, 어떤 때는 소박하게 모임을 가지기도 했지만, 이데의 가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원도심을 지켜온 공간이라는 점이다. 지난 1년 동안 이데의 이름은 사라졌지만 조만간 돌아올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에게 이데의 귀환은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대전여지도2’와 함께 다시 문을 연 이데
지난 11월 2일에는 이데의 재개장을 기념하는 소박한 행사가 마련됐다. 잡지 토마토를 이끌고 있는 이용원 편집국장이 발로 쓴 ‘대전여지도 2’의 북콘서트와 함께  오프닝 파티가 마련됐다.
‘대전여지도 2’는 대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기록으로 동구지역을 그 대상으로 삼은 책이다. 그동안 잡지에 연재했던 내용을 재구성해 엮은 것으로 토마토가 지향해온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대전지역 원도심을 취재해 원고를 쓰고 있는 정덕재 시인은 그의 작업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용원의 <대전여지도 2>는 대전의 중심에서 비껴나 있는 동구의 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만난 것은 마을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오래된 풍경들이다. 거기에는 잊혀지지 않는 기억과 가슴에 박혀있는 애잔함과 아직도 선연하게 떠오르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을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풀어진다. 언젠가 스쳐지나갔던 것들도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도시의 변방에 자리잡은 마을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이미 그곳에 들어가 있다. 마을에 들어가는 순간, 거기는 변방이 아니라 그들 삶의 중심임을 알 수 있다.

발길 따라 걷는 게 아니라 마음 따라 걷는 이용원은 오래된 것들을 기록하고 복원했다. 꼭 들어맞는 퍼즐이 아니라서 이야기는 정겹다. 세월의 파편들이 여기저기 쓸쓸하게 흩어져 있지만 그 또한 살아온 행로다. 이 책을 지도삼아 이용원이 만난 풍경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재개장과 함께 열린 북 콘서트처럼 이데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들이 펼쳐질 것이다. 올곧게 대전을 지켜온 토마토가 10년을 넘겼듯이, 이데 또한 더 오랜 세월을 시민들과 함께 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공간의 성격은 찾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문화예술인들, 대전의 원도심을 사랑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질 때, 이데는 단순한 북 카페를 넘어서 지역의 현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면서 지혜를 찾아가는 열린 마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월간 토마토가 공정여행을 하는 ‘공감만세’와 합병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둘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지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 각각의 의미있는 행보가 큰 족적을 남긴 만큼 새로운 사업과 영역의 확대가 가져올 잔잔한 감흥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북카페 이데는 월간토마토와 공감만세 사무실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주소는 대전 중구 대종로
451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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