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평상시 말할 때 혀를 내미는 습관을 갖고 있다. 틱 장애(tic disorder)는 아니지만, 이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 등 긴장되는 순간에 종종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2일 이 전 대통령이 바레인 출국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인 모습은 그 정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3분 35초 가량의 인터뷰 동안 무려 일곱 차례나 혀 내밀기를 반복했다. 발언의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당연히 눈에 거슬리는 행동으로 비쳐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예고된 바였고, 따라서 발언의 내용 또한 참모진과 논의를 거쳐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었다. 총 7개 단락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는데, 단락으로 넘어가는 고비마다 한 번씩 혀를 내민 것으로 드러났다. 무의식적으로 나타난 습관이었는지, 말하는 도중 입안에 침이 말라서 반사적으로 표출된 행동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인터뷰에서는 내내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고, 정말 입에 침이 바싹바싹 마르는 듯한 느낌이 묻어났다.
대체 입이 바싹 마른다는 현상은 언제 어떤 메카니즘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의학 전문가들은 “입 속 침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어 입안이 바싹바싹 마를 때, 자율신경적으로 혀를 내미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생리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인간이 긴장, 불안, 스트레스와 공포를 느낄 때, 교감신경이 우위인 상태로 바뀌게 되면서 침의 분비가 억제돼 입이 마르게 된다”며 “이때 뇌 속 편도체에 의해 체내 자율 신경계가 혀를 통해 마른 입에 침을 운반하도록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요컨대, '불안-스트레스-경계'의 상징으로 야기되는 긴장 해소를 위해, 혀를 조금 내미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 현상이라는 이야기다.
이날 표출된 행동을 의학적인 관점으로 볼 때, 이 전 대통령은 현재 극심한 긴장과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정도가 심화된 나머지 공포심마저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